이태원 사고 후 소셜미디어에서 일어난 일들

사진 출처, News1
지난 29일 밤부터 30일 새벽, 소셜미디어에서는 이태원 골목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을 담은 다양한 영상과 사진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이 과정에서 사고 현장과 피해자들의 모습이 필터링 없이 확산됐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은 현장을 여과 없이 보여줘 보는 사람에게 트라우마를 유발하거나 피해자의 신원이 드러날 수 있는 사진이나 영상 유포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나 트위터 같은 플랫폼 기업들에서는 30일 공지를 통해 사고와 관련된 게시물 작성시 민감한 콘텐츠를 포함하지 말아달라고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요청했다.
같은 날 대한신경정신의학회도 성명을 내고 사고 현장을 여과 없이 담은 민감 콘텐츠의 유포가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공유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태원 사고가 전세계적 주목을 받으면서 온라인상에는 아직까지 이런 민감 콘텐츠를 포함한 게시물들이 국내외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혐오표현과 '마녀사냥' 문제 제기돼
이태원 사고와 관련한 온라인 게시물들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피해자들에 대한 조롱이나 혐오표현, 그리고 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특정해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고 비난하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다.
사고 후 일간베스트 등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피해자를 조롱하고 혐오하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경찰이 해당 사이트에 해당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는 일이 있었다.
현재 문제가 된 게시물이 삭제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트위터 등에서 문제가 된 게시물의 갈무리 화면을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이태원 사고 이후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사고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나 생존자들 사이에서 누군가 고의로 밀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고, 이 과정에서 '토끼머리띠를 한 남성을 잡아야 한다'며 특정인을 겨냥한 글이 퍼지기도 했다.
결국 지목된 남성이 직접 나서 인스타그램에 해명글을 올렸다. 이 남성은 사고 발생 전 이태원역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한 교통카드 사용 내역 갈무리를 공개하면서 "오해는 하실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정말 누군가가 사람들을 밀었는지 여부는 경찰이 현재 목격자 및 부상자 진술,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종합해 조사 중에 있다.

사진 출처, News1
공감과 위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도 확산
온라인 상에서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가짜뉴스나 혐오표현만 확산한 것은 아니다.
사고 피해자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사고 당시 피해자를 도와줬던 '은인을 찾고싶다'는 게시물을 올려 미담이 널리 공유되는 사례도 많았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태원 참사 사상자 동생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저희 언니 소지품을 보던 중에 뉴발란스 맨투맨이 들어있어서 누군가 도와주신 거 같아 부모님께서 찾고 싶어하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트위터에 친구를 찾는 글을 올렸고 이후 "많은 분들이 도움주신 덕에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며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두 이용자 모두 게시글 작성 당시 사상자가 현장에서 이송돼 병원 치료 중에 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게시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회복을 위해 기도한다,' '힘내시라'는 등 공감과 위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가짜뉴스, 혐오표현의 문제 있지만 빠른 정보 전달 순기능도 있어'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 상에서의 빠른 정보 공유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갑작스레 일어나는 재난상황에 대해 기존 언론이 담아내지 못하는 부분을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대신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 사고가 발생했던 초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기존 언론 매체보다 SNS 플랫폼 상으로 먼저 사고 소식을 접했다.
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재진 교수는 사고 발생 당시 이러한 빠른 정보의 유통이 "실제로 상황 판단이나 위협으로부터 대피하거나 하는데 도움이 된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며 "인재든 자연재해든 소셜미디어가 (사건 발생시) 기존의 언론들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준다는 측면을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가짜뉴스를 경계해야 하는 등 소셜미디어 기능이 갖는 장단점이 있는데 어디까지를 취사선택할 수 있을지는 이용자들의 몫"이라며 소셜미디어 뉴스가 무조건 가짜뉴스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뉴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과정에서 가짜뉴스나 혐오표현도 확산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정보 취사선택에 있어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혐오표현의 문제는 정보가 전달하는 감정의 차원이라는 점에서 정보의 가치나 질이 문제가 되는 가짜뉴스와 다르게 다뤄야 할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재국 교수는 "가짜뉴스는 허위 정보에 관련된 것으로 정보의 가치나 정보의 질의 문제라면 혐오표현은 정보의 감정적인 부분"이라면서 "이용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만큼 그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