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거대 비단뱀은 어떻게 여성을 삼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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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마트라섬 잠비 주에서 지난 26일 50대 여성이 비단뱀에 통째로 잡아먹혀 숨진채로 발견됐다. 하지만 과연 어떻게 뱀이 사람을 통재로 삼킬 수 있을까.
보도에 따르면 자흐라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아침 고무 농장으로 출근하던 중 비단뱀의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실종된 그를 찾던 마을 주민들은 비정상적으로 배가 부른 비단뱀을 발견했다. 뱀을 사살해 배를 갈라보니 자흐라의 시신이 들어있었다.
잠비 주 현지 경찰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신은 뱀의 위에서 발견"됐으며, 발견 당시 거의 온전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은 이 비단뱀의 몸길이가 최소 5m나 됐다고 전했다.
사람이 뱀에 잡아 먹히는 건 쉽게 믿기 힘들 정도로 드문 사건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선 불행히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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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뱀의 공격 방식은?
지난 5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사람을 잡아먹은 비단뱀은 모두 그물무늬비단뱀 종인 것으로 보인다.
그물무늬비단뱀은 몸길이가 무려 10m 이상 자랄 수 있을 정도로 몸집도 크고 힘도 세다.
한편 비단뱀은 보통 매복해있다가 공격하며, 먹잇감을 온몸으로 휘감은 뒤 으스러뜨린다. 먹잇감이 숨을 내쉴 때면 더 단단히 휘감아 숨통을 조인다.
이에 따라 몇 분 안에 질식이나 심정지로 숨이 끊어지게 된다.
이후 비단뱀은 죽은 먹이를 통째로 삼킨다. 이들의 턱은 매우 유연한 인대로 연결돼 그만큼 턱을 벌릴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떻게 삼키는걸까. 이에 대해 그물무늬비단뱀 전문가이자 싱가포르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연구자인 메리-루스 로우는 이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의 어깨뼈는 접히지 않기에 (비단뱀이) 삼키기 쉽지 않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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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큰 동물도 먹나?
비단뱀이 악어 등 파충류를 가끔 먹긴 하지만 "주로 포유류를 먹이로 삼는다"는게 로우의 설명이다.
"비단뱀은 일반적으론 쥐와 같은 작은 동물을 먹는다"는 로우는 "그러나 특정 크기까지 자라게 되면 쥐보다 더 큰 동물을 찾게 된다. 쥐만 먹어선 영양분을 제대로 보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먹이의 크기만큼 비단뱀도 커질 수 있는 거죠."
그렇기에 비단뱀은 돼지, 심지어 소와 같은 덩치가 큰 동물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때때로 비단뱀이 먹잇감의 크기를 잘못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5년 비단뱀 과에 속하는 버마왕뱀 하나가 미 남동부 플로리다주에서 악어를 통째로 삼키려고 했으나, 크기가 너무 컸던 나머지 몸이 터져버리는 일이 있었다. 결국 비단뱀과 악어 모두 죽었으며, 이후 지역 순찰대가 이들을 발견했다.
하지만 언제나 기회를 노리는 이 사냥꾼들은 놀라울 정도로 까다롭게 굴 때도 있다. 만약 적당한 먹이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만족스러운 크기의 먹잇감이 나타나기 전까지 아주 소식하며 길게 버티곤 한다.
비단뱀의 식인은 이번이 처음인가?
아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5년간 유사한 사건이 2차례 보고된 바 있다.
2018년 술라웨시섬에 사는 어느 여성이 채소밭을 살펴보러 나갔다가 실종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이 여성의 샌들과 칼이 발견됐으며, 고작 30m 떨어진 곳엔 배가 이상할 정도로 불룩한 거대한 비단뱀이 있었다.
함카 지역 경찰서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뱀이 여성을 삼킨 것으로 의심한 주민들이 뱀을 사살해 끌고 나왔다"고 전했다.
"뱀의 배를 갈라보니 그 안에 희생자의 시신이 있었습니다."
2017년 3월에도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사는 어느 농부가 7m짜리 비단뱀에 통째로 삼켜져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같은 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선 야자유 농장에서 일하던 어느 남성이 몸길이 7.8m의 비단뱀에 습격당해 중상을 입었으나, 결국 물리쳐 생존했다.
그리고 이보다 앞선 2002년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프리카비단구렁이 하나가 10살 소년을 삼켰다는 보도가 있었다.
관련한 사건 사고 중엔 신뢰할 수 있는 목격자 없이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일어난 탓에 증명하기 어려운 사건도 있다.
한편 필리핀에서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는 아그타족을 연구하며 수십 년간 함께 지낸 미국 출신 인류학자 토마스 헤드랜드는 그물무늬비단뱀에 공격당해 본 경험이 있는 아그타족 남성이 전체의 4분의 1에 이른 적도 주장했다.
비록 주민 대부분이 마체테 칼로 비단뱀을 막아냈으나, 보통 성인이 돼도 몸집이 작은 아그타족 일부는 비단뱀에 통째로 집어삼켜지는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인도네시아 브라위자야 대학에서 뱀을 연구하는 니아 구르니아완은 앞선 BBC와의 인터뷰에서 "비단뱀은 보통 진동과 소음, 전등의 열에 민감하기에 인간의 거주지역은 피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