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인도에 캥거루가 나타났다?

구조된 캥거루

사진 출처, Bengal Safari Park

사진 설명, 야생동물 관리당국은 문제의 캥거루가 인도로 불법 밀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동부 서벵골주 숲속 마을 끝에 난 길을 걷던 주민들은 약하고 굶주린 모습으로 어리둥절한 표정의 동물 세 마리와 마주쳤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믿기 힘들었다.

이전에 본 그 어떤 동물과도 모습이 달랐기 때문이다. 곧바로 서벵골주 산림 당국에 신고한 이들은 이 동물이 캥거루란 사실을 전해 들었다.

캥거루는 호주 대륙에 서식하는 동물로 인도에서는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국은 캥거루를 구조 후 치료를 위해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이송했지만, 이후 한 마리는 죽었다.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이 본 것에 대해 혼란스러움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곧 인도에서 발견된 캥거루를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대체 어떻게 캥거루가 인도 서벵골주에 나타날 수 있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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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ational white space

데발 레이 서벵골주 야생동물보호국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밀수를 적발하는 동안 캥거루들이 방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래종이 서벵골주로 밀반입되고 있다는 제보를 입수해 재빨리 조사에 착수한 당국은 서벵골주로 들어가는 주요 도로 하나를 따라 차량 검문을 시작했다.

레이 국장은 "밀수꾼들이 아마 그 소문을 듣고 동물들을 고속도로에 버린 듯하다"고 말했다.

아그니 미트라 서벵골주 야생동물관리국 부국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동남아시아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번식농장에서 길러진 캥거루가 여기까지 흘러들어 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밀수꾼들이 미얀마와 접한 북동부 국경을 통해 인도에 외래종을 들여온다고 덧붙였다.

인도 산림및야생동물보호단체(FAWPS)의 트위터: "서벵골주 잘파이구리에서 캥거루 상처를 입은 두 마리가 발견된 지 몇 시간만에 인근 다브그람 산림 지역에서 추가로 두 마리가 발견돼 인도 산림 당국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밀수를 감시하는 정보기관인 수입정보국(DRI)에 따르면 인도 내 외래 동물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수입정보국(DRI)은 방콕, 말레이시아, 그리고 다른 "관광지로 인기가 높은 동남아 지역"에서 불법적으로 반입된 동물이 인도 전역의 도시로 이동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트라 부국장은 밀수업자들이 브라질에서만 발견되는 영장류이자 멸종위기종인 황금머리사자타마린부터 마찬가지로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여우원숭이(여우원숭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외래종을 들여오기 위해 "북동부 회랑"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야생동물보호법에 외래종 보호 관련 규정이 없어 야생동물 관리 당국은 이러한 밀수꾼이나 무역업자들을 기소할 수 없는 상황에 종종 처하곤 한다.

세관 당국은 관련 허가증을 소지하지 않은 채 야생동물을 들여오는 업자들을 막을 권한이 있으나, 허점이 많은 국경 지역에서의 불법 거래 추적은 결코 쉽지 않다.

수입정보국(DRI)은 토종 동물종의 거래가 금지되면서 밀수업자들이 "외래 동물종"으로 거래를 전환해 "지구 환경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야생 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외래종 애완동물이 특권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 들어 번지고 있는 유행이다.

세계동물보호단체(WAP)에서 활동하는 운동가 슈브호브로토 고쉬는 "얼마 전에는 방글라데시에서 인도의 개인 동물원으로 향하던 얼룩말이 적발됐다"면서 "사람들이 미친 짓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인들은 오랫동안 이국적인 동물을 선호했다.

인도 환경·산림·기후변화부는 2020년 6월 외래종 애완동물을 자진 신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적절한 증빙 서류가 없더라도 자진 신고하면 주인들을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인도 내 "외래생물종 목록 작성" 및 수입 절차 간소화 계획을 발표했다.

데이터 분석 사이트 '인디아스펜드'에 따르면 작년 초까지 자진 신고 건수는 3만2545건에 이르렀으며, 멸종위기종인 여우원숭이, 이구아나, 마코앵무새뿐만 아니라 캥거루도 포함됐다.

한편 야생동물 관리 당국은 외래종이 애완동물로 인도에 유입되는 경우가 증가했음에도 아직 이러한 거래를 감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1976년 인도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을 채택했다.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하고 관련 무역을 감시하기 위해 183개국이 비준한 협약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당 조약은 인도에서 유명무실하다. 인도 법체계 안에서 실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국의 관리·감독하에 CITES 협약이 보호하는 외래 동식물종 등을 들여올 수 있다는 내용의 야생생물보호법 개정안은 인도 의회에서 검토 중이다.

그러나 고쉬는 개정안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내가 숲 관리인이고, 내 친구인 당신이 브라질에서 들여온 희귀한 영장류를 개인적으로 갖고 싶다면 내게 뇌물을 건네고 간단하게 허가를 받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수입정보국(DRI)은 이 앵무새와 같은 이국적인 애완동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Shubhobroto Ghosh

사진 설명, 인도 수입정보국(DRI)은 이 앵무새와 같은 이국적인 애완동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쉬는 "불행히도 많은 동물원이 이 거래 네트워크의 일부가 되고 있다. 무역업자와 사육업자들이 협력해 동물을 사들이는데, 때론 이국적인 외래종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서벵골주와 북동부 아삼주 경계 근처 고속도로에서 일상적인 검문을 벌이던 경찰은 트럭에 붉은 캥거루를 실은 남성 두 명을 체포하는 일이 있었다.

이 남성들은 북동부의 또 다른 주인 미조람주의 한 농장에서 캥거루를 건네받았으며,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의 어느 동물원으로 데려가던 중이었다고 진술했다.

미트라 부국장은 "동물원에서 주문을 조달했으며 심지어 동물원이 이를 확인까지 해줬다"고 말했다.

해당 동물원 관리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쉬는 "이는 분명한 밀수 사건이다. 공급 주문은 미조람주의 어느 농장 이름으로 돼 있었는데, 존재하지조차 않은 곳이었다"면서 CITES 협정에 따르면 보호종인 동물들은 정부 웹사이트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트라 부국장은 "미조람주의 그 어떠한 농장도 정부에 캥거루를 신고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이 구조한 캥거루 두 마리 '알렉스'와 '자비에'는 벵갈사파리공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 국장은 "이 캥거루들은 근육위축증을 앓고 있다. 밀반입되는 동안 작은 공간에 눌려 있었던 캥거루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캥거루들이 안정을 되찾는다면 (동물원을 찾는 대중에게) 캥거루를 공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평생을 동물원에서 보내게 되겠죠. 그러나 야생에 풀어줄 순 없습니다. 인도는 캥거루의 자연 서식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