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대회서 나타난 중국 경제의 시사점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애나벨 리앙
- 기자, BBC 비즈니스 리포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역사적인 3연임을 사실상 확정 지으며,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새로운 이인자로 떠오른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에게도 이목이 쏠렸다.
시 주석의 '충성파'로 알려진 리 서기는 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총리로 임명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지난주 경제 수치 발표를 미뤘던 중국 당국은 24일 관련 수치를 발표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과 미국과의 무역 갈등 등 중국 경제는 현재 여러 국내외적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당대회 등 지난 한 주간을 통해 중국의 경제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살펴본다.
느린 성장
시 주석이 경제 성장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념 중심의 정책을 이어 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24일 홍콩의 항셍지수는 폭락했으며, 중국의 위안화 또한 미국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같은 날 점심시간 무렵 항셍지수는 5% 하락했다.
한편 공식 통계에 따르면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는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가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지난 2분기에 기록한 0.4%에 비하면 크게 반등한 수치다.
한편 중국 당국은 당대회 기간 경제 수치 발표를 연기했으나,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표가 좋지 않기에 미룬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버트 호프만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20차 당대회에선 경제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밝히지 않았다. 당국의 전반적인 경제 접근 방식이 결국 원하는 유형의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중국의 성장률(3.9%)은 다른 서방 국가보단 높을 수 있지만,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이 기록했던 성장률엔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게다가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목표로 삼았던 성장률(5.5%)보다도 낮다.
목표치 발표 이후 중국 공산당의 최고 정책 결정기관인 중앙위원회 또한 주요 도시들이 전면 또는 부분적인 봉쇄에 들어가면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새로운 2인자
한편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명단을 통해 시 주석이 개인의 전문성이나 경험보다 충성심을 더 중시했다는 분석도 있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중국의 내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시 주석은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를 새로운 이인자로 택했다.
리창 당서기는 중국 경제를 관리하는 총리 자리에 내년 임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지만, 중앙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전무하다. 또한 올해 만63세로 중국 최고 지도부가 관례적으로 퇴임하는 나이인 68세를 겨우 5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동남부 저장성과 상하이시의 지역 경제 관리에 깊이 참여했으며, 특히 상하이시에 거대한 '테슬라'사 공장이 들어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단 왕 항셍은행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점을 미뤄볼 때 리창 당서기는 (총리직에) 완벽한 후보자일 것"이라면서 "게다가 시 주석의 강한 충성을 보이는 인물이기에 만약 올바른 경제 정책을 제시한다면 이후 의사결정 과정은 이전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시사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닉 마로 연구원은 "원래 균형 잡힌 관계였던 중국 내 총리와 주석 간 관계는 시 주석의 3연임 기간 더욱 불균형해질 것"이라면서 "이러한 내부 견제와 균형의 파괴는 리스크 요인을 더욱 악화시키며 결국 정책 표류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 총리는 공산당 내 이인자로 꼽히는 자리로, 정부 부처와 중앙은행 간 조율을 통해 국가 경제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리커창 현 총리는 지난 10여 년간 총리직을 유지했지만,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대로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로 코로나' 유지
한편 이번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당국이 완화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대회 개최 하루 전, 쑨예리 당대회 대변인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 지지를 표시하면서 "새벽이 눈앞에 있으며, 인내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시 주석 또한 당대회 개막식에서 중국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인민의 전쟁"을 시작했던 것이며 "인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대한 보호하고 있다"면서 비슷한 취지로 연설했다.
그러나 미국의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윤선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 연구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재개방을 계획하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무역이 성장할 것이다. 중국 당국은 통제와 성장 사이에서 중간지점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통제 혹은 성장 둘 중 하나만 택한다는 전략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항셍은행의 왕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선 전반적으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장기간 지속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망률이 0보다 높은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립되지 않겠다
한편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스스로 고립하려 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마로 연구원은 미국과의 "점점 악화하는 관계"를 꼽았다.
"미 정부의 최근 수출 통제는 기술 굴기에 대한 중국의 열망뿐만 아니라 중국의 국내 기술 분야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마로 연구원은 "(그렇지만) 직면한 도전과제 중 대다수가 …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둘러싼 (서방과의) 근본적인 견해차에서 비롯하기 때문에 중국은 이러한 도전과제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국립대의 호프만 소장은 "다가올 문제들을 생각해보면 시 주석의 다음 임기 동안 경제를 이끌 지도층은 경제 관리와 개혁 등의 분야에 매우 유능하며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23일 연설을 통해 국제 무역에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중국은 세계 없이 발전할 수 없으며, 세계도 중국이 필요합니다."
"개혁과 개방을 향해 40여 년간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급속한 경제 발전과 장기적인 사회 안정이라는 2가지 기적을 모두 이뤄냈다"는 게 시 주석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