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 주석 3연임 앞두고 베이징서 이례적인 '반 시진핑' 시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공식화할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며칠 앞둔 수도 베이징에서 13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이례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SNS에 올라온 사진을 살펴보면 베이징 북서부 하이뎬구의 어느 고가도로에 현수막 두 개가 걸려있다. 그러나 당국이 신속하게 나서 이를 제거했다.
이번 당대회를 앞두고 베이징에선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엄격한 보안 조치 및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당국은 여행객 유입을 대거 금지하고, 주민과 택배 물품도 돌려보내는 등 베이징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몇몇 주민은 이동이 제한되거나 강제로 격리됐다.
이런 와중에 베이징의 고가도로에 당국의 책에 항의하는 대형 현수막 2개가 등장했다.
현수막에는 "코로나 테스트를 멈춰라, 우리는 음식이 필요하다. 제한 조치를 멈춰라,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거짓말하지 마라, 우리는 존중을 원한다. 문화혁명에 반대한다, 우리는 개혁을 원한다. 지도자에 반대한다, 우리는 투표를 원한다. 노예가 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시민이 될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또 다른 현수막은 "학교, 직장에서 파업 시위를 벌이자. 독재자이자 민족의 반역자인 시진핑을 끌어내리자"며 주민들의 동참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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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을 살펴보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짙은 연기가 고가도로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메가폰으로 항의 구호를 외치는 어느 남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BBC 팀이 현장을 찾았을 땐 이미 항의 시위의 흔적이 사라진 상태였으나, 경찰 인력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한편 오는 16일부터 1주일간 열리는 당대회에 참석하고자 고위 관료 및 당 간부 2300여 명이 베이징에 몰릴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당대회에서 임기를 두 차례 지낸 뒤 물러났던 전임자들의 지난 수십 년간 전통을 깨고 시 주석은 3연임을 공식화하며 이미 탄탄한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주요 행사를 앞두고 있을 때면 베이징 시내 보안 조치는 더욱 엄격해진다. 실제로 당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근처 지역과 지하철역엔 경찰 인력이 배치돼 순찰에 나섰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게다가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가상사설망) 단속도 더 강화했다. 모든 인터넷 접근을 통제권 아래 두겠다는 취지다.
이런 와중에 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베이징 내 코로나19 집단 발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베이징시 당국은 다른 지역보다도 더 엄격한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 수천만 명은 3일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며, 모든 건물의 출입구엔 검사대가 설치됐다. 물론 마스크 착용 의무도 유지된다.
또한 베이징시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 수를 엄격히 제한하는 한편 주민들의 시외 방문도 매우 까다로워졌다.
일례로 지난 1일 국경절 연휴를 맞아 타 도시를 여행했던 베이징 시민들은 '온라인 건강 코드'가 갑자기 코로나19 감염 위험군으로 바뀌면서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기차나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된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선 국내 여행 시 이 '온라인 건강 코드'가 필수적이다.
SNS 게시물에 따르면 가까스로 베이징에 돌아왔으나, 그 며칠 뒤 결국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서 집에서 강제로 격리할 수밖에 없었던 시민들도 있다고 한다.
중국의 대표 SNS인 '웨이보'의 어느 사용자는 "왜 베이징 당국이 이런 조처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 출근하지도 못했다. 해고될 것 같다. 너무 답답하다. 이 상황은 대체 언제 끝나는가"라고 적었으며, "누군가가 회의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린 이 모든 것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도 있었다.
다른 사용자는 "왜 일반 시민들을 못살게 구나? 당국의 정책은 비이성적이다. 당국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 이제 시민들이 어찌 당국을 믿겠는가?"며 항의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이미 오래전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대부분 완화한 상황에서 '제로 코로나'를 내세우며 가혹한 봉쇄 및 방역 조치를 단행하는 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져 가는 모습이다.
게다가 시민들을 격리 시설로 이송하던 버스가 전복돼 27명이 목숨을 잃는 등 최근 여러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대중의 분노를 일으켰다.
시민들의 이러한 불만과 답답함은 관영 언론과 기관의 당대회 축하 분위기와는 크게 대조된다.
수도 주변엔 당대회를 알리는 붉은 현수막이 내걸렸으며, 중국의 인기 애플리케이션 또한 온통 붉은색이다. 시 주석 집권 10년 간 주요 순간을 재조명하는 TV 드라마가 황금 시간대에 방영되고 있으며,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룬 전시회가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관영 매체는 '제로 코로나' 정책 등 당국의 여러 정책을 지지하는 보도를 내면서 국민들에게 "현재 (당국의)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정책을 더 굳건히 믿으며 인내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