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미국이 노리는 것은 정권 붕괴… 핵 포기란 없다'

사진 출처, Reuters
"절대로 먼저 핵포기란, 비핵화란 없다"
"미국이 노리는 목적은 궁극적으로는 우리 정권을 어느 때든 붕괴시켜버리자는 것"
지난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내용이다.
그는 "미국이 절대로 우리 인민의 선택을 바꿔놓지 못한다. 시간이 과연 누구의 편에 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으로,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공격이 이뤄질 경우 자동으로 핵 반격에 나서겠다고도 위협했다.
북한 핵 결의가 '방어' 수단에서 '공격' 수단으로 변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자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어'에서 '선제타격'으로 선회
북한은 8일 최고인민회의 법령을 통해 핵무력의 사명과 구성, 지휘통제 등을 규정했다. 핵무력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번 법령은 핵무기의 사용조건으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상무기) 공격이 감행 또는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가의 존립과 인민의 생명안전에 파국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핵무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 등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또한 사용 조건에 '국가지도부와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한 공격이나 공격 임박 징후 때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 공격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북한 자체적인 판단 아래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김 위원장에 대한 수뇌부 '참수작전' 임박 징후 상황에도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북한은 2013년 4월 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내용의 법령을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에 "2013년 당시에는 자의적 수단, 억지수단, 보복수단 등 방어에 의미를 뒀다면 이번에는 선제 핵 공격 등으로 전환됐다"며 "방어에서 공격으로 북한 핵 결의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핵을 놓고 더는 흥정할 수 없게 불퇴의 선을 그어놓은 여기에 핵무력정책의 법화가 가지는 중대한 의의가 있다"며 "핵 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국가의 지위가 불가역적인 것으로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핵무기를 '억제수단이자 절대병기'로 규정하면서 "미국의 반공화국책동이 끝장나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력강화 로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핵개발 의지도 재확인했다.
조 연구위원은 "결국 핵 보유국 지위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의 억지수단으로 핵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핵을 통한 내부 체제 결속을 도모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핵무력의 전투적신뢰성과 작전운용의 효과성', '전술핵 운용공간을 부단히 확장', '적용수단의 다양화' 등을 위해 총력전을 다 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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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북한이 최근 핵실험 등 무력 시위가 아닌, 핵무력 법제화나 핵 선제 사용 언급과 같은 수사식 위협만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7차 핵실험 잠정 유예 카드를 극대화해 중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태 의원은 아울러 김 위원장이 첫 백신 접종 실시를 언급한 데 대해 "중국이나 러시아가 북한에 코로나 백신을 제공하면서 7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말라는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오는 15일 중국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임위원장의 방한이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서열 3위로 알려진 인물이다.
'핵 사용하면 자멸' 경고
북한이 이 같은 발표 직후, 미국 백악관은 북측과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미국은 외교적 해법을 지속해서 추구하고 있고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우리의 공통 목표를 진전하겠다는 정책에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핵 사용을 기도하면 한미의 압도적 대응에 직면해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긴밀한 공조로 한미동맹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국형 3축 체계의 획기적 확충과 전략사령부 창설 등 북핵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핵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핵무력정책 법령을 채택했다고 발표한 지 나흘 만에 나온 한국 정부의 공식 반응이다.
문 부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조치는 한미 동맹의 억제 및 대응 능력을 더욱 강화시키고,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초래하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북한의 핵무력 정책 법제화는 국제사회 노력에 반하는 일"이라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당사국들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