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첫날 편의점 '소주대란' 현실화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7일 부산시 강서구 부산신항 앞 삼거리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에서 화물차량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7일 부산시 강서구 부산신항 앞 삼거리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에서 화물차량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가 7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총파업에 관해 "사용자의 부당 노동 행위든 노동자의 불법행위든 간에 선거운동 때부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천명해 왔다"며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총파업에는 컨테이너 화물차 운전자 참여 비중이 높아 주류, 시멘트 등 관련 업계의 피해가 특히 클 것이란 예상이다.

현재 단양, 제천, 영월 등 시멘트 공장은 이미 봉쇄됐고, 하이트진로 소주 출하 역시 막혀 다수 편의점이 발주를 제한한 상태다.

경찰청은 운송거부 등 '불법행위'가 있다면 즉각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안전운임제 연장해달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 제주지부 운송노동자들이 7일 오후 제주항 5부두 앞에서 안전운임제 확대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 제주지부 운송노동자들이 7일 오후 제주항 5부두 앞에서 안전운임제 확대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파업의 핵심은 '안전운임제' 폐지 철회다.

안전운임제란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방지하는 등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을 결정하고 공표하는 제도다.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지난 2018년 4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법)이 개정되면서 2020년 1월 도입됐으며, 올해 말 폐지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생계유지를 이유로 안전운임제의 폐지 철회를 요구해왔다.

특히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데 더해 "경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전차종으로 확대 적용하고 운송료도 높여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안전운임제는 특수자동차로 운송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만 적용된다.

화물연대는 지난달 안전운임제 폐지에 불만을 품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정부는 앞서 안전운임 테스크포스(TF) 구성을 통해 논의 착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화물연대는 정부 계획에 '실체가 없다'며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7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와 교섭을 진행하는 등 조정을 위해 노력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편의점 소주 직격탄

편의점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이 국내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과 '진로'의 발주를 제한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편의점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이 국내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과 '진로'의 발주를 제한했다

이번 총파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업종은 철강과 시멘트, 주류업 등으로 보인다. 총파업 참여자 가운데 이들 업계 컨테이너 화물차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파업으로 물류 현장에서는 운송난이 현실화됐다. 먼저 충북 단양과 제천, 강원 영월 등지의 주요 시멘트 공장이 화물연대의 점거로 시멘트 출하가 전면 중지됐다.

또 수도권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는 경기 의왕 유통기지에서도 화물연대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주류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이트진로 참이슬, 진로 소주의 전체 생산량 70%를 담당하는 이천과 청주 공장의 물량 운송이 중단되면서 일부 편의점에서는 이들 주류 발주를 제한했다.

오비맥주 역시 위탁운송 업체 소속 화물차주 대부분이 화물연대 소속인 탓에 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외 철강업계 등도 화물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어 유통업계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일부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은 비노조원 운송까지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국민에게 무거운 짐, 불법행위 있어서는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총파업에 관해 "사용자의 부당 노동 행위든 노동자의 불법행위든 간에 선거운동 때부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천명해 왔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부는 지난 5일에도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권리 행사는 확실히 보호하되 불법행위는 엄단하는 것이 정부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당시 장관회의에서 운송거부가 "우리 경제와 국민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운송 방해 행위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청도 화물연대 운송거부 등 '불법행위'가 있다면 즉각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이번 화물연대 운송거부는 대형차량을 동원한 편법적 운송방해나 정상 운송 차량에 대한 게릴라식 불법 행위 소지가 농후해 운송방해 발생 시 즉시 조치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시도경찰청장과 각급 지휘관을 중심으로 기습봉쇄 등 공공안녕 위험 요인을 사전에 면밀히 파악하고, 철저한 사전 대비 등을 통해 불법적인 물류 운송 방해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행위자는 최대한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하고 예상 가능한 상황별 조치 계획을 사전에 마련해 불법 상황을 조기에 해소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청장은 파업이 장기화 될 시 미참여 근무자들의 피로 가중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하며 지역별 상황에 맞는 적정 근무체계 검토 역시 지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