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대란: 한국도 크리스마스 배송 안 될까?

중국 공장들의 생산 차질은 전 세계 생필품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중국 공장들의 생산 차질은 전 세계 생필품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인 에너지난, 인력 부족 현상 등으로 이른바 물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물류 대란은 과연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까?

전문가들은 석탄, 자동차 등뿐만 아니라 커피, 생수, 옷, 반려동물 사료와 같은 필수품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BBC 코리아에 "생산이 세계화 되다 보니 한쪽에서 문제가 터지면 거기에 대응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한국도 곧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류대란, 왜 일어났나?

글로벌 물류 대란은 제조업부터 육류, 가공식품, 생필품 유통 등 다양한 부문에서 차질을 초래하고 있는 대규모 물류난 및 공급난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물류 대란이 앞으로 전 세계적인 생필품 부족 및 고물가 현상 등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 대란의 원인은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먼저 올해 크리스마스에 "구하지 못하는 물품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한 미국은 인력 부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 안전 등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거나 실업급여를 받으며 노동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럭 운전 기사 등 상품을 실어 나를 사람들이 없어지면서 필수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는데, 이에 따라 수입품을 나르는 컨테이너선들이 주요 항에 하역을 못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역이 정체되는 일이 드물었던 반면, 올해 9월에는 미국 수입 물량의 40% 이상을 처리하는 로스앤젤레스(LA)항·롱비치(LB)에 하루 최대 73개의 컨테이너선이 대기하기도 했다.

윌리 쉬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물품이 생산되더라도 물류난으로 소매업자들에게 물건을 배달하는 것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인력난으로 인해 물류대란이 발생했다.

다만 영국의 경우 코로나19 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영향도 컸다.

출입국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 소속 트럭 기사들이 영국을 떠난 것이다.

이들의 탈 영국에는 브렉시트로 인해 외국인 세금이 늘고 유로화 대비 파운드화의 가치가 떨어지며 임금이 하락한 이유도 있었다.

한편 중국은 석탄 수급 부족으로 전력난이 가중되면서 반도체와 생필품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전 세계 제조업 기지로 불리는 중국 장쑤성, 저장성 등에서 석탄 가격 급등으로 전력 사용이 제한되면서 수많은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것이다.

중국 공장들의 생산 차질은 전 세계 생필품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인도, 독일 등에서는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 등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마이클 메이단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 박사는 "종이, 식품, 섬유, 장난감, 아이폰 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면서 "이 물건들은 올해 크리스마스에 품귀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도 크리스마스 배송 안 될까?

기업들의 어려움 속에 노동자들의 처우가 악화하면서 크리스마스까지 국내 물류 대란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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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기업들의 어려움 속에 노동자들의 처우가 악화하면서 크리스마스까지 국내 물류 대란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전 세계적인 대규모 물류대란이 예고되는 가운데, 한국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임현우 교수는 "한국의 물류 대란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이나 영국 등과 달리 수입보다는 수출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라며 현재 "국내 중소 수출업체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국내 수출업체들이) 운임이 비싸져서 컨테이너 선박을 구하기 힘들고, 거래처를 잃을 수는 없으니 손해를 보면서 수출을 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해 선박 공급 부족 등이 초래되면서 해운 운임은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수출 운송비가 급등하면서 수출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을 중단한 기업은 2만6412개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임 교수는 이어 이러한 기업들의 어려움 속에 노동자들의 처우가 악화하면서 크리스마스까지 국내 물류 대란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트코 등 한국 일부 매장에서 수입 물량이 부족한 현상이 관측된다면서도, 그것이 생필품 부족 현상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다만 임 교수는 화물 노조 등 배송 기사들의 처우 문제로 인한 갈등을 조심해야 한다며 "불만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았을 때 일반 시민들이 배송 지연 등으로 불편함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 자동화 속도 낼 수도'

임 교수는 "기업들이 자동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항만 하역 등 노동집약적인 작업에서 비롯된 인력 부족"에 기인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기업들이 자동화를 통해 리스크와 비용을 절감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쿠팡, LG, 롯데와 같은 기업들이 자동화 비중을 늘려가고 있고, 외국에서 개발된 오토 스토어같은 협소한 공간에서도 집약적 보관이 가능한 로봇 기반 시스템을 많이 도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물류 대란이 장기화할 시 생산 거점을 자국으로 이전하는 자국 내 생산(오프쇼어링)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모든 것을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단기적으로 해결할지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