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버팔로 총기 난사, '범인이 일부러 흑인 주거 지역 노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십 대 백인 남성이 일부로 흑인 밀집 지역을 노린 것이라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페이튼 겐드론(18)은 320km 이상을 운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현재 폭력적 극단주의로 인한 인종 혐오를 공격의 동기로 보고 조사 중이다.
바이런 브라운 버팔로 시장은 용의자가 "가능한 한 많은 흑인의 생명을 앗아갈 목적"으로 사건 현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미 당국이 주시하고 있던 인물인 겐드론이 어떻게 이 같은 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당국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겐드론은 이미 지난 6월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난사하겠다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후 겐드론은 정신 감정 진단을 받았다.
한편 겐드론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180페이지 분량의 문서도 발견됐는데, 자신을 파시스트이자 백인 우월주의자로 묘사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용의자 겐드론에 대해 무엇을 알았었고 언제 이러한 사항을 알게 됐는지 알고 싶다"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겐드론은 총격 전날 이 지역을 "정찰"했다고 한다.
한편 레티시아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온라인상에 남겨진 극단주의적 자료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Reuters
제임스 법무장관은 "이번 사건은 매일 혐오와 증오 섞인 감정을 먹으며 살아가던 병든 정신 이상자의 짓"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지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15일(현지시간) 희생자들을 위해 열린 추모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슴이 아플 따름이다. 왜 이런 짓을 하느냐"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상자 13명 중 흑인은 11명이다. 사망자 중에는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슈퍼마켓에 들려 컵케이크를 사려던 남성과 요양원에 있는 남편을 만난 후 장을 보러 들린 여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너무나도 익숙한 패턴'
분석: 마이크 웬들링, BBC Trending

사진 출처, Erie Co DA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기 난사 사건, 2019년 미국 텍사스주 엘 패소 월마트 총기 난사 사건, 202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대교 예배당 총기 난사 사건, 그리고 이젠 버팔로 총기 난사 사건까지.
인종차별적 동기를 가진 범인이 온라인을 통해 더욱 극단화된 자신의 이념을 결국 극단적 폭력으로 실행에 옮긴 사건들이다.
이번 버팔로 사건 총격범의 패턴도 똑같았다. 자신의 폭력적인 광기를 온라인에서 생중계하며 소위 '선언문'을 올렸다. 범인은 선언문에서 극단주의적 믿음을 자세히 설명하는 한편, 교묘하게 선별된 통계 자료, 음모론, 인터넷 밈 등을 한껏 곁들였다.
또한 인종 차별주의적이며 반유대주의적인 형편없는 서술과 함께 자신이 파시스트이며 백인 우월주의자임을 직접적으로 인정했다.
용의자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 초기에 극단주의적 성향의 웹사이트와 게시판을 접하며 물들게 됐다고 한다.
물론 이 말을 신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용의자가 게시한 문서에는 언론을 속이기 위한 가짜 정보가 명백히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2019년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기 난사 사건 이후처럼 한동안 대형 SNS 플랫폼 기업들은 공격 장면을 담은 영상을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그리고 분명 짧게 끝나버리겠지만, 미국 내에선 총기 규제 논쟁이 재점화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건드리지 못한 것 같다. 젊은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이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무고한 시민들을 실제로 공격할 만큼 증오를 키웠다.

군복 차림의 범인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 30분경 버팔로의 '탑스 프렌들리'라는 슈퍼마켓 주차장에 차를 몰고 들어선 뒤 광란의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슈퍼마켓 경비원이 겐드론을 향해 여러 발 총격을 가해 한발을 맞췄으나, 겐드론이 방탄조끼를 입고 있어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경비원을 죽인 범인은 다른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며 슈퍼마켓 안을 돌아다녔다.
직후 겐드론은 체포됐으며, 살인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주장했다.
목격자들의 증언한 사건 당시의 모습은 끔찍했다. 어떤 목격자는 "마치 악몽 같았다. TV에서 이런 일을 본 적이 있지만, 제가 겪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나, 인종 혐오 범죄를 강하게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영혼에 오점으로 남아 있는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 협력해야 한다"라고 연설했다.
백악관은 이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 내외가 17일 버팔로를 방문해 지역사회를 직접 위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올해 미국 내 총격 살인 사건 중 사망자가 가장 많은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총기로 인한 사망자는 자살을 포함해 매년 약 4만 명에 달하며, 총기 난사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편 이번 총기 사건이 일어난 지 채 하루가 되지 않은 15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오렌지 카운티의 한 교회에서 또 다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