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젤렌스키, '대피소였던 학교 건물에 러 공습으로 민간인 60명 숨져'

공습으로 파괴된 빌로호리우카의 학교 건물

사진 출처, Serhiy Haidai

사진 설명, 공습으로 파괴된 빌로호리우카의 학교 건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동부 루간스크 빌로호리우카 마을 내 학교 건물이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60여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세르히 가이다이 루간스크 주지사는 앞서 대피소로 사용되던 해당 학교 건물엔 90명이 머물고 있었으며, 이 중 30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가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지난 7일 빌로호리우카 마을에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루간스크 지역은 러시아군과 분리주의 무장세력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포위하기 위해 치열하게 전투를 벌여온 곳이며, 대부분 지역이 지난 8년간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통제하에 있었다.

루간스크 내 빌로호리우카 마을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으며 지난 7일 격렬한 교외 전투가 보고된 세베로도네츠크 시와 인접한 곳이다.

현지 언론인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지난주 벌어진 전투에서 빌로호리우카 마을이 "분쟁의 중심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동영상 설명, (영상) 공습으로 학교 건물 대부분이 파괴된 모습

가이다이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러시아의 이번 폭격으로 학교 건물에 불이 났으며,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데 3시간이 걸렸다"라고 적었다.

주지사에 따르면 마을 주민 상당수가 당시 학교 지하실에 숨어 있었다고 한다.

주지사는 잔해 정리가 끝나야 사망자 규모를 최종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번 공격에 대해 "끔찍하다"라며 "전쟁 시기에도 민간인은 언제나 보호를 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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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사들은 자신들이 러시아군에 항복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며, 다만 부상자들을 이송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아조우 군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요구하면서 지난 몇 주간 이 지역을 포위해왔다.

그러나 제철소 내 우크라 군인들은 기자회견에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철소 건물은 부분적으로 파손된 상태다.

우크라 현지 지휘관 일리야 사모일렌코 중위는 "우리의 항복은 적에겐 큰 선물이다. 우리는 적에게 그렇게 큰 선물을 안겨줄 수 없기에 항복은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죽은 목숨입니다. 우리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용감하게 싸울 수 있습니다."

한편 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마리우폴 방어에 실패했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시를 지키는 데 필요한 중화기가 부족했으며, 외교적 노력 덕에 제철소 안에 갇힌 민간인을 대피시킬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UN과 더불어 마리우폴 내 민간인 피난을 지휘하고 있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지난 8일 민간인 170명이 마리우폴에서 빠져나와 인근의 비교적 안전한 자포리자에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ICRC는 성명을 통해 5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이번 대피 작전에 "아조우스탈 내 민간인 51명 대피가 포함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초 ICRC는 아조우스탈 등 마리우폴 지역에서 민간인 500여 명이 자포리자로 대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제2차 세계 대전 기념 연설에서 러시아가 "피비린내 나는 나치즘을 재현"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전쟁의 "잔혹성"을 모방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영상 속 젤렌스키 대통령의 뒤편으로는 파괴된 민간인 거주지가 눈에 띄었다.

한편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지난 8일 오후(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주요 7개국(G7) 지도자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러시아산 석유 수입 축소를 약속했다.

매일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에너지 수출 덕에 러시아는 전쟁 자금을 댈 수 있었다.

한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키이우 인근 도시 이르핀을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만났다. 예고 없는 깜짝 방문이었다.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뤼도 총리는 군사적인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같은 날 독일 연방하원 의장 또한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했으며, 미국의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 또한 슬로바키아 순방 일정 수행 도중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우즈호로드를 전격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영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만났다.

한편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최소 2345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2919명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사하거나 다친 양측의 군인도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인 1200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랐다. 이 중 570만 명은 인접 국가에서, 650만 명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이나 국내에서 피난민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