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게 4월 25일이란?... '항일 빨치산의 혁명정통 계승'

사진 출처, Eric LAFFORGUE
북한이 25일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건 90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은 '혁명정통의 계승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사상과 뜻으로 심장의 피를 끓이며 당 중앙의 유일적 영도 밑에 전당, 전국, 전민이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 혁명적 규율과 질서를 더욱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우리 혁명대오 앞에 휘날리는 붉은 기는 수령 옹위의 기치"라며 "당 중앙의 권위는 우리 인민의 자부심이고 영광이며, 당 중앙이 가리키는 방향은 우리 혁명무력의 불변 침로"라고 김정은 위원장 권위에 절대 가치를 부여했다.
조선중앙방송 역시 "90년 전의 이날 우리 인민은 역사상 처음으로 자기의 진정한 군대를 가지게 됐고 이때로부터 조선 혁명의 영광스러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90년 전 그날 주체형의 첫 혁명적 무장력이 탄생함으로써 진정한 혁명 군대를 갈망하던 우리 겨레의 소망이 실현됐다"라며 "이날이 있어 세계적 강군으로 강화된 우리 혁명무력의 오늘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에게 '항일 빨치산'이란?
조선인민혁명군은 항일 유격대(빨치산)을 의미한다.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32년 4월 25일 만주에서 창건했으며 이후 북한군의 시초가 됐다는 것이 북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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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무 숙명여대 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은 공산주의 혁명국가로, 혁명을 한 원조수령 김일성의 업적이 가장 중요한 체제"라고 평가했다.
원조 수령이 만든 군대가 오늘날의 북한을 만들었고, 항일 빨치산이 현재 조선인민군의 시작이자 뿌리인 만큼 중요한 의미라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4월 25일을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이유는 선군 정치 때문"이라며 "항일혁명 무장투쟁의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을 계승한 조선노동당의 혁명무장력을 칭송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1996년부터 4월 25일을 국가명절로 제정했으며 2018년 1월에는 조선인민군과 조선인민혁명군을 구분해 4월 25일을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2월 8일은 건군절로 기념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1978년부터 2017년까지 4월 25일을 '건군절'로 기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진무 교수는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조선인민군 창건일을 2월 8일로 변경한 것은 북한군이 혁명의 주력군이라기 보다는 수령 김정은의 군대, 당의 군대로 위상을 격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조선인민군과 조선인민혁명군의 창건일을 구분한 것은 노동당 규약에 규정된 '항일무장투쟁의 혁명전통을 계승한 노동당의 혁명적 무장력'은 조선인민혁명군이었고, 현재 조선인민군은 당의 군대로 재정의한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실제 노동당 규약 제46조는 조선인민군을 "위대한 김일성 동지께서 창건하시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영도하시는 조선노동당의 혁명적 정규무력"이라 정의하고 있다.
항일 빨치산이야말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정권 정통성의 핵심 요소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영태 동양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에서 이들 김씨 일가는 단순히 정권의 지도자 개념뿐 아니라, 군대를 지휘하는 장군이자 최고사령관"이라며 "항일 빨치산과 같은 혁명활동이 지속돼야 한다는 식으로 정권의 정통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폐쇄된 북한 체제 속에서 일반 주민들은 이러한 인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항일투쟁과 함께 반미제국주의 사상이 더해졌다"고 강조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역시 "우리의 '독립 운동' 개념이 북한에서는 '항일 무장 혁명'"이라며 "경제가 어려워도 그런 자부심 하나로 버티는 북한 체제 특성상, 혁명 정통은 가장 중요한 정당화 논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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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게 '김일성'이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그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줄곧 제기됐다.
검은색 코트와 중절모, 안경 등 패션은 물론 헤어스타일, 목소리, 자세까지 할아버지를 그대로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할아버지 닮은 꼴을 위해 성형을 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김진무 교수는 "지난 10년간 김정은 위원장의 행태, 복장, 헤어스타일 등은 물론 인민들과의 교감까지 많은 것들이 김일성 주석과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김일성 시대 때는 배급도 나오고 잘 살았다는 식의 향수가 존재하고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이 '은둔의 지도자'로 평가되는 아버지 김정일보다 모든 주민들이 좋아하고 추앙하는 할아버지의 이미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
김 교수는 "1990년대 후반 최악의 경제 위기인 '고난의 행군'으로 많은 주민들이 굶어 죽은 만큼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정권에 대한 그리 좋은 기억이 없기 때문에 아버지가 아닌 할아버지를 따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