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양절' 110주년 앞두고 내부결속 강화

북한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집권 10주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출처, KCNA/ Reuters

사진 설명, 북한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집권 10주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110주년을 기념해 수만 명 규모의 '군중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추정했다.

군 관계자는 11일 "언론 보도에서 보듯 평양 김일성 광장에 많은 인원이 나와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8일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7일 오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김일성 광장에 수만 명의 인파가 밀집했다고 보도했다.

동원된 군중 규모 등을 볼 때 행사 준비는 막바지로 추정되며 여느 때보다 화려한 퍼레이드 행사를 기획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내 주요 정치행사 준비 동향 등 주요 시설과 지역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집권 10년∙태양절…북한 '축제 분위기'

현재 북한은 김정은 정권 10주년과 태양절(15일) 110주년, 조선인민혁명군 창건(25일) 90주년을 맞아 축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평양 곳곳에서 열리는 인민예술축전과 친선예술축전, 학술회의, 사진전 등 각종 정치행사들을 통해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김정은 정권은 2011년 12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2012년 4월 11일 노동당 제1비서, 4월 13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공식 추대되면서 시작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일 김정은 위원장이 "식수절에 즈음해 3월2일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식수를 했다"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사진 설명,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일 김정은 위원장이 "식수절에 즈음해 3월2일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식수를 했다"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10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집권 10주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공화국의 강대한 힘이 자위적 국방력의 발전과 더불어 날로 증대되고 있고 김정은 동지께서는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끝끝내 실현하셨다"며 그를 '평화의 위대한 수호자'라고 칭송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외교전략으로 대국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시고 적대국들도 우리 국가을 존중하도록 만드신 것"이 김 위원장의 공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식 집권 10년을 축하하기 위해 혁명박물관에는 '김정은관'이 신설되기도 했다.

이 박물관은 김일성의 빨치산부대 창설과 관련한 자료는 물론 김일성∙김정일의 활동 기록, 관련 자료들이 전시된 곳이다.

이곳에 김정은 위원장 시기 자료만 다루는 전시실을 별도로 조성한 것은 그의 공식 집권 10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혁명 업적을 선대들과 같은 반열에 올려둠으로써 우상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차덕철 통일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 지도 체제의 공고함을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체제 결속을 강화해 나가려는 것"이라며 "4월에 북한의 주요 정치행사 일정들이 예견되는 만큼 계속해서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4월은 '식민지 속 태양이 솟은 달'

전문가들은 물질적인 부분이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회 기강을 바로 잡고 내부결속을 위해 정신적 자극을 주는 것은 북한의 전형적인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정신적 자극의 극대화를 통해 우상숭배, 권위에 대한 복종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BBC 코리아에 "북한 당국이 내려 보내는 정보만을 인지하고 사는 북한 주민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수동적인 존재"라며 "외부 정보가 유입되고는 있지만 기존의 것들이 너무 강력해 새로운 정보가 발화점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런 구조 속에서는 이러한 북한 당국의 반복∙강화되는 선전선동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특히 "북한에게 '4월'은 '따뜻한 봄'을 의미한다"며 "이는 계절적 의미가 아니라 '1910년 한일합병 조약 이후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1912년 김일성, 즉 태양이 솟아올랐다'라는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1인 독립 체, 즉 김정은식 정통성을 강조하려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내외 상황이 위축되면서 다시 김일성을 끌어내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도 "경제난이나 대내외 정세 악화 등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바로잡고자 할 때마다 북한은 늘 주민들을 모아놓고 인위적으로 결속을 다져왔다"고 말했다.

특정 행사 때 대규모 군 열병식을 준비하고 군사무기를 공개하는 것 역시 내부결속 차원이라는 이야기다.

정 교수는 "주민 결속을 다져야 체제도 안정화될 수 있다"며 "태양절을 중심으로 한 4월이 가장 큰 계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대의 정통성 없이는 김정은 정권이 유지될 수 없는 만큼, 지금 이뤄지는 정치 행사나 선전선동들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