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관계: 북중 열차운행 재개… '국경 개방 확대, 코로나가 관건'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왼쪽)가 보인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왼쪽)가 보인다.

북한 신의주를 출발한 두 번째 화물열차가 17일 오전 중국 단둥에 도착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닫혔던 북중 간 물적 교류가 더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는 북한이 2020년 1월 31일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폐쇄한 지 24개월 만에 이뤄졌다. 또 북중 간 육로 교역이 전면 중단된 지 1년 반 만이다.

앞서 첫 번째 북한발 화물열차는 전날(16일) 오전 9시쯤 북중을 잇는 '중조우의교'를 건너 단둥역에 도착했으며 이날 오전 북한으로 돌아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BBC 코리아에 "코로나 극복의 필요성과 함께 어느 정도 방역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일부 국경 봉쇄를 해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내부적으로 자력갱생을 외치고 있지만 지난 2년간 이어진 국경 봉쇄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만큼 주민생활 향상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17일 감염병 등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양측의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단둥에서 신의주까지 재개됐으며, 방역 안전을 확보하는 기초 위에서 정상적인 무역 왕래를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떤 물품들이 운송되나?

북한의 화물열차 운행 재개는 중국에서 필요한 물자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 운행 역시 당분간 매일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7일 단둥을 출발한 북한행 화물열차에는 중국산 밀가루와 식용류 등 생활필수품과 기본 화학제품, 중앙기관에서 요청한 물품 등이 실렸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으로 반입된 화물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의주 방역장으로 옮겨져 10일 정도 소독작업을 거친 뒤 북한 내부로 이송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2월 김정인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과 4월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이라는 소위 '혁명적 대경사'를 앞두고 있어 주민들의 생필품 문제 해결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북 물품 유입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이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 하에서 북한과의 전략적 우호 협력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항상 긍정적인 입장을 취해왔지만 북한으로 가는 열차에 제재를 어기는 품목이 실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연달아 발사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국제제재를 어기는 물품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중국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미중 경쟁 구도가 날로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사회가 다시 한 번 중국에 대해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만큼 중국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쪽 국경에서 중국 장쑤성 화물선이 북한 컨테이너트럭 화물을 수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북한 쪽 국경에서 중국 장쑤성 화물선이 북한 컨테이너트럭 화물을 수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국경 개방, 확대될까?

전문가들은 이번 열차운행 재개를 시작으로 한 북중 국경 개방 확대 여부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유행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열차운행이 재개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한권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 내부의 경제적 어려움과 코로나 상황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열차운행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중국과의 경제적 교류에 이어 인도주의적 접근을 통한 백신 공급이나 긴급 물자 공급을 비롯해 북한 주민,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영양공급 및 의료 보건 등을 논의할 여러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이번 화물열차를 통한 교역재개로 특별한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북중 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인 2월 말경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을 거행하고, 4월부터는 인적 왕래도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북중 교역의 지속과 확대 여부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에선 지난해 4월 북중 국경을 개방하고 물자를 유입하려 했지만 소독시설 준비 미흡으로 방역장 가동이 계속 지연됐었다. 그 결과 방역을 담당했던 최상건 당 과학∙교육담당 비서가 해임되는 사건이 있었다.

정 센터장은 "지난해 11월에도 북중간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협의까지 완료했지만 갑자기 중국 동북지역에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며 코로나 상황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