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부부강간죄 처벌' 요구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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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지타 판데이
- 기자, BBC 뉴스, 델리
가부장적 전통의 뿌리가 깊은 인도 사회에서 결혼은 신성불가침이며, 남편이 아내를 강간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인도 법원의 '부부강간죄'에 대한 판결에 인권 운동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차티스가르 고등법원의 나레시 쿠마르 찬드라완시 판사는 지난 26일 남편과 아내의 성교나 성행위가 강압적이고 의사에 반해 이뤄졌다 해도 강간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해당 재판은 남편이 물건을 사용해 "비정상적인 성관계"를 강요했다며, 아내가 남편을 기소한 사건이다.
판결문에서 인도 재판부는 남편이 비정상적인 성관계 혐의로 재판받을 수는 있지만, 인도법은 '부부강간'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소셜미디어가 뜨겁게 달궈졌다. 젠더 연구자인 코타 닐리마는 "법원은 언제가 돼야 여성의 이야기를 고려할 것인가"라고 트위터에 반문했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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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닐리마의 트윗에 반응하며 인도의 구시대적인 강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트윗은 "부부강간을 불평하는 아내란 대체 어떤 사람인가?"라고 언급했고, 어떤 트윗은 "아내의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다"고 했다. 또 다른 트윗은 "본인의 의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만이 부부강간 따위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강간 논쟁은 소셜미디어는 물론 인도의 사법부에도 이어졌다.
불과 몇 주 전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고등법원은 부부강간이 이혼 청구 사유로서 충분하다고 판결했다.
무하메드 무스타크 판사와 카우저 에다파가스 판사는 지난 6일 판결문에서 "부인의 자율권을 무시한 남편의 음란한 성향은 부부강간"이라며 "이러한 행위는 비록 처벌받지 못하지만 육체적, 정신적 학대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두 판사는 남편이 아내의 몸을 소유했다고 믿을 때 부부강간이 일어나며 "현대 (인도의) 사법체계에는 이러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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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완시 판사가 인용한 법은 인도 형법 375조 '강간죄'다.
영국 식민지 시절인 1860년부터 존재한 이 법령은 성관계에서 강간이 될 수 없는 몇 가지 '면책사유'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남편이 성인 아내를 범할 때다.
이는 성관계에 대한 합의는 결혼에 '묵시'돼 있으며 아내는 이를 향후 철회할 수 없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그러나 지난 수 년간 전 세계적으로 100여개 이상의 국가가 부부간에도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인정했다. 참고로 영국은 1991년 "묵시적 동의"가 오늘날 "진정하게" 유지될 수 없다며, 부부간강죄를 인정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인도는 아직 '부부강간죄'를 인정하지 않는 36개국 중 하나로 지금도 수백만 명의 인도 여성들은 폭력적인 결혼 생활을 견디고 있다.
인도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인도 기혼 여성의 31%가 남편으로부터 신체적, 성적, 정서적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
영국 워릭대와 인도 델리대 법학과 명예교수 우펜드라 박시는 "이 법은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지난 몇 년간 가정 폭력과 성희롱 금지법을 도입해 여성에 대한 폭력 해결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부부강간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시 교수는 1980년대 인도 하원의 위원회에 강간법 개정을 여러 차례 권고한 변호사 모임의 일원이었다.
그는 BBC와 인터뷰에서 "위원회는 부부강간 처벌법에 대한 우리의 제안을 모두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해당 변호사 모임은 인도가 부부강간을 처벌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이는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우리는 시기가 좋지 않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결혼에는 평등이 있어야 하고 어느 한 쪽이 배우자를 지배하게 하면 안 된다. 배우자에게 성 접대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부부강간법을 법령화할 경우 결혼 제도가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여성이 남성을 괴롭히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괴로움에 시달리는 수많은 아내들은 변호사들과 함께 문제의 강간죄 조항의 폐지를 주장하며 법원에 청원을 했다.
유엔을 비롯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와 엠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도 이에 대해 인도 정부에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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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리마는 현행 강간법은 여성의 권리를 "명백하게 침해"하며, 남성에게 제공한 면책 특권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며, 부부간 강간 소송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인도는 매우 현대적인 면모를 가졌지만, 표면을 벗겨보면 본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의 "여성은 여전히 남편의 소유물이다"고 말했다.
또한 "1947년 인도가 독립하면서 이 땅의 절반인 남성은 자유로워졌지만, 나머지 절반인 여성은 아직 자유롭지 않다"며 "우리는 사법부에 희망을 건다"고 말했다.
닐리마는 일부 법원이 "면책 특권의 부자연스러움을 인정"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이는 작은 승리고, 이와 대조되는 법적 판결들이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문제는 개입이 필요하며 우리 평생에 꼭 바뀌어야 한다. 부부강간에 관한 문제는 더욱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는 훨씬 전에 해결됐어야 했다"며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역사의 과오들과 싸우고 있다. 그리고 이 싸움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