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두통? 쉽게 생기는 멍?...'희귀 혈전' 의심 증상은

사진 출처, News1
지난 1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30대 남성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후군(TTS)으로 인해 사망했다. 정부는 21일 이 남성에 대해 "백신과 사망의 인과성이 인정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26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후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 발생한 두 번째 사례이자, 이 질환으로 인한 첫 사망 사례였다. 백신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첫 사망 사례이기도 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17~18차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총 12건의 신규 사망 사례에 대한 인과성 심의가 있었고, 이 중 TTS 사례 1건에 대해 인과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남성은 지난 5월 27일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을 접종받았다. 9일 뒤인 6월 5일, 심한 두통과 구통 증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이후 6월 8일 상급종합병원에 방문해 TTS 확인을 위한 검사를 받았고, 15일 항체검사 양성 판정을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그는 끝내 숨을 거뒀다. 평소 별다른 기저질환은 없었다.
박영준 추진단 이상반응조사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통과 구토라는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인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을 의심하는 부분이 지연되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희귀 혈전증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질병관리청은 모든 백신에서 나타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반응과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얀센 백신 접종 후에 나타날 수 있는 희귀 혈전증을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분류하고 관리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 때문에 생기는 중증 전신 반응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예방 접종 후 15~30분간 접종기관에서 이상반응 발생여부를 관찰하도록 하고 있다. 귀가 후에도 적어도 3시간 이상 특별한 반응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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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굉장히 드물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이다. 하지만 혈전 증상은 워낙 다양하게 나타나고, 증상도 최대 28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의심증상은 △접종 후 4주 내 호흡곤란, 흉통, 지속적인 복부 통증, 팔다리 부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접종 후 심한 또는 2일 이상의 지속적인 두통이 발생하며,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조절되지 않는 경우 △구토를 동반하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 △접종 후 접종부위가 아닌 곳에서 멍이나 출혈이 생긴 경우가 있다.
정 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접종 후 4일부터 4주 사이에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방접종 후 약 한 달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지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의심증상이 나타난 경우 즉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접종 4일 후부터 갑자기 생겨서 점점 심해지는 두통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이 증상은 최대 28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두통 등은 일상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비특이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느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 교수는 "접종 직후에 생긴 몸살 증상이 좋아졌지만, 갑자기 4일 이후부터 두통이 점점 심해진다면 꼭 의료기관을 방문해달라"고 강조했다.
혈소판이 감소했을 때, 외상없이 멍이 들거나 접종 부위가 아닌 다른 곳에 자반이나 혈종이 생길 수 있다.
박 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접종 후 접종 부위가 아닌 곳에, 평소보다 작은 충격에도 멍이 생기는 경우라고 하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례로 내원을 할 경우, 혈소판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혈액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발생, 매우 드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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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을 진단받은 사례는 지금까지 총 2건이었다. 두 명 모두 30대다.
22일 기준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총 1119만9574건 접종됐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사례는 약 560만 명당 1건이 발생한 셈이다.
앞서 처음 확인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확정 사례자는 치료를 받다 증상이 호전돼 최근 퇴원했다.
영국에서는 백신 혈전증이 100만 명 당 14.8명으로 보고됐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영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460만 번 접종됐다. 백신접종 후 혈전증이 발생한 사례는 총 390건이며, 이 중 27건은 2차 접종 이후 발생했다. 혈전증으로 총 71명이 사망했다.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맞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다른 연령층보다 희귀 혈전이 좀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지난 5월 영국 백신접종면역공동위원회(JCVI)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 연령을 기존 '30살 이상'으로부터 '40살 이상'으로 바꿀 것을 권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