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융 정글에서 지켜봐야 할 다섯 마리 동물

금융 정글에서 지켜봐야 할 다섯 마리 동물

사진 출처, Dominic Bailey

    • 기자, 드루티 샤
    • 기자, BBC 뉴스

전 세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면서, 정부와 기업 모두 경제 회복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그러면서 금융 지식 등이 더욱 중요해졌다.

요즘 베어마켓(약세시장), 불 마켓(강세장), 캐쉬카우(고수익 상품) 등 여러 주식관련 용어가 자주 들리고 있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다섯 마리 동물 비유를 알아봤다.

레밍 투자자들

레밍은 군중 속에 휘말려 판단을 하는 투자자들을 비유할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사진 출처, Dominic Bailey

사진 설명, 레밍은 군중 속에 휘말려 판단을 하는 투자자들을 비유할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레밍은 북극에 사는 작은 설치류로, 먹이를 찾아 집단으로 이동해 다니다가 많은 수가 한꺼번에 죽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집단으로 벼랑을 뛰어내려 자살을 한다는 믿음이 있다.

이 때문에 군중 속에 휘말려 판단을 하는 투자자들을 비유할 때 '레밍 투자자'라 일컫는다. 특정 기업과 주식이 관심을 끌면, 레밍은 바로 뛰어들게 된다.

최근 사례로는 지난 1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집결해 '게임스탑'의 가치를 높였던 개인 투자자들의 사례가 있다.

투자 회사인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기꾼들이 팬데믹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던 기업 주식의 펀더멘털(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등 기업 재정 상태를 평가하는 기본 지표)을 보지 않고 높은 가격의 흐름을 타기 위해 게임스톱에 몰려들었다"고 분석했다.

"거래자들이 자신들의 업무를 하지 않고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의 지시를 따르는 경향도 레밍과 같은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레밍처럼 이들은 금융 절벽에서 이러한 인플루언서를 쫓아간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회색 코뿔소

'회색 코뿔소'의 개념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정책 분석가 미셸 부커다. '블랙 스완'과 대비돼 사용되는 용어다

사진 출처, Dominic Bailey

사진 설명, '회색 코뿔소'의 개념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정책 분석가 미셸 부커다. '블랙 스완'과 대비돼 사용되는 용어다

팬데믹이 '블랙 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아니면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견되며 파급력이 클 것이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소)' 역할을 했는지를 두고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회색 코뿔소'의 개념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정책 분석가 미셸 부커다.

부커는 BBC에 "회색 코뿔소는 몸집이 크고 분명하며 무서운 짐승인데, 앞으로 난 뿔이 짓밟힐지, 길에서 피할지, 힘을 쓸지 등 무엇을 할지 선택 방향을 알려준다"고 했다.

중국 당국은 이 코뿔소가 현재 중국의 재정 전략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회색 코뿔소와 블랙 스완에 대비해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한편, 이 개념은 한국의 슈퍼밴드 방탄소년단의 노래에서 언급되면서 비즈니스를 넘어 심리학 및 다른 분야로도 확산 중이다.

또한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팬데믹을 알리는 신호가 있었다는 말을 하면서 '회색 코뿔소'의 인기는 급증했다.

부커는 "회색 코뿔소는 검은 백조와는 달리 미래에 집중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라며 "뒤늦게 나타나는 검은 백조와는 달리, 그것을 피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태그(수사슴) 투자자

'수사슴'의 주요 목표는 즉시 사고 파는 것이다.

사진 출처, Dominic Bailey

사진 설명, '수사슴'의 주요 목표는 즉시 사고 파는 것이다

'수사슴'은 기업 공모 시에 주식을 산 후 가격이 오르면 빠르게 팔아버리려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이 용어는 작가 윌리엄 새커리가 1845년 자신의 시에서 거래자들을 '수사슴'으로 비유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업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 '수사슴'들은 열정을 다하고 초기 단계에 개입한다. 그들의 주요 목표는 즉시 사고 파는 것이다.

온라인 투자 플랫폼 회사 AJ 벨의 투자 리서치 디렉터인 러스 몰드는 최근 일부 신규 주식 시장 상장, 즉 기업공개(IPO)가 수익이 크고, 신속한 선정 가능성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몰드는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인 도어대시를 한 사례로 들었다. 도어대시는 지난 해 12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프래피니움 파트너스 설립자인 알페시 파텔은 IPO 조기 접근이 실제로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에 '수사슴' 전략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공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햄스터 구매

팬데믹이 시작되던 시기, 전세계 슈퍼마켓 진열대는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텅텅 비었다

사진 출처, Dominic Bailey

사진 설명, 팬데믹이 시작되던 시기, 전세계 슈퍼마켓 진열대는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텅텅 비었다

팬데믹 기간, 2차대전 당시 처음 등장했던 독일어 '함스타포크(hamsterkauf 사재기)'란 단어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햄스터들이 볼에 음식을 가득 채워 모든 것을 비축하고 있다는 뜻이다. 팬데믹이 시작되던 시기, 전세계 슈퍼마켓 진열대는 사재기하는 사람들로 인해 텅텅 비었다.

이 단어는 휴일로 인해 가게들이 문을 닫기 직전에, 돌진하는 상황을 묘사하는 데도 쓰인다.

AJ벨의 러스 몰드는 처음에는 화장지나 식료품이 사재기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각국 정부가 백신과 백신 원재료 등을 비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자금을 비축하려는 움직임도 많아지고 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애널리스트는 "햄스터와 같은 성향은 저축 면에서도 널리 퍼져있는 추세"라며 "많은 이들이 현금을 계좌에 넣고, 위기가 닥쳤을 때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비상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늑대전사 외교(Wolf Warrior diplomacy)

'늑대 전사 외교'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며 힘을 과시하는 것을 뜻한다

사진 출처, Dominic Bailey

사진 설명, '늑대 전사 외교'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며 힘을 과시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 중국은 다른 나라 정부와 외교 문제나 이익을 다룰 때 몸을 낮추고 모호하게 행동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국제 언론은 중국의 행동을 '늑대전사 외교'로 비유한다. 호주나 미국과 무역 전쟁을 치르는 방식이나, '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 쏟아지는 비판 관련해 중국이 행동하는 방식이 여기에 속한다.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며 힘을 과시하는 것을 뜻한다.

한자어로는 '전랑'이라고도 하는데, 지난 2017년 중국판 람보로 불리며 흥행한 영화 '늑대 전사(戰狼·전랑)'에서 따온 말이다. 최근 부쩍 공세적으로 변한 중국 외교를 상징하는 말로 자주 쓰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인 자오리젠과 화춘잉은 늑대 전사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

수잔나 스트리터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늑대 전사 성향은 화웨이를 공격적으로 방어하는 측면으로도 나타나고 있다"라며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를 제외하려는 행보는 영국에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의 우방국인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5G 기술과 장비를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BBC 모니터링의 중국 미디어 분석가인 케리 앨런은 "여기저기에서 사용되지만, 중국 언론에서는 '늑대 전사 외교'라는 용어를 좋게 보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류사오밍 당시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이 문구 관련해 트위터에 "중국 외교 정책에 대한 오해"라고 글을 올리며 자국의 외교 정책은 평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늑대가 있는 곳에는 '전사'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