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비 지역 다리 붕괴: 죽음으로 물든 관광지

모르비 지역에서 30일(현지시간) 붕괴된 다리 잔해

사진 출처, BBC/Geeta Pandey

사진 설명, 모르비 지역에서 30일(현지시간) 붕괴된 다리 잔해
    • 기자, 지타 판디
    • 기자, BBC 뉴스, 모르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관광 명소인 보행자용 다리가 무너져 수십 명이 강으로 추락했다. 이와 관련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0월 30일(현지시간) 평화롭던 저녁, 인도 모르비 마을에 근래 들어 최악의 비극이 찾아왔다. 사망자 135명 중 대부분은 여성, 어린이, 노인이었다.

137년의 역사를 가진 현수교는 불과 5일 전 보수를 마치고 다시 개통된 상태였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BBC는 생존자, 최초 대응자, 현지 언론, 관계 당국 인터뷰를 통해 막을 수 있었던 참극의 조각을 한 데 모았다.

현지 주민과 언론은 다리를 운영한 회사를 비난한다. 경찰과 현지 당국에도 관리 실패의 책임을 묻고 있다.

참사 직전의 순간

10월 30일 오후 6시 30분, 마헤시 차브다는 두 친구와 함께 티켓을 구입하고 모르비의 흔들리는 '현수교(jhulto pul)'에 올랐다.

구자라트주 관광 홈페이지는 이 다리를 "기술적 경이로움"으로 묘사했다.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았고 마헤시도 어린 시절부터 즐겨 찾았다.

19세기 후반 영국 식민지 시대에 개통된 다리

사진 출처, BBC/Geeta Pandey

사진 설명, 19세기 후반 영국 식민지 시대에 개통된 다리

마추강을 가로지르는 230m 길이 다리를 건너면 다르바르가르 궁전과 루커지 공학대학을 오갈 수 있다. 건설 시기를 두고 다양한 설이 있지만, 현지에서는 지역 영주(Maharaja)였던 와지 타코레가 1880년대에 건설했다고 전해진다.

마헤시는 "지난 몇 년 동안 부모님과 함께 가기도 했고, 매주 일요일에는 친구들과 같이 갔다"라고 말한다.

마헤시는 지난주 다리 재개통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신났다"고 한다. 18세의 마헤시와 친구들은 예전처럼 일요일 저녁 나들이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목에 깁스를 하고 병원 침대에 앉은 마헤시는 다리에 가까워졌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 보였다고 말한다.

다리 붕괴 후 구조선으로 계속해서 실종자를 수색 중이다

사진 출처,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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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금 기다리려고 했는데 검표원이 앞으로 가라고 했다. 우리가 발을 올리는 순간 다리가 무너졌다"라고 회상한다.

마헤시와 친구들은 발 디딘 곳이 갑자기 뒤집어지면서 15m 아래의 강으로 내던져졌다.

3명은 부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그러나 목숨을 건지지 못한 사람도 너무 많다. 수많은 인파가 강 위로 저녁 산책을 나왔다가 참변을 당했고 그 가족들의 삶도 무너졌다.

보수 작업에 대한 비판

이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규모의 비극이 일어날 수 있고 왜 예방하지 못했는지 묻고 있다.

이 다리는 힌두력 새해에 맞춰 지난 26일 일반에 재개장됐다.

2008년부터 다리 관리·운영을 맡은 '오레바(Oreva)' 그룹의 소유주 자이수크바이 파텔은 25일 기자회견에서 개보수 작업에 2천만루피(약 3억4천만원)가 들었다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The Times of India)'는 "향후 8~10년 동안 다리에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책임감 있게 사용한다면 15년은 보수가 필요 없을 것"이라는 파텔의 발언을 인용했다.

파텔은 보수 결과, 도입한 장비, 회사에서 고용한 작업자의 수준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사고 이후 경찰은 오레바 그룹 관계자 9명을 체포했다. 관리직 2명, 매표원 2명, 계약업자 2명, 경비원 3명이며,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BBC는 오레바에 연락해 해당 혐의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이번주 초 오레바 대변인은 '인디안익스프레스(Indian Express)'에 다리 중간으로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렸고 일부는 다리를 흔들려 했다고 말했다.

오레바는 다른 과실에 대해서도 기소됐다. 당국으로부터 다리 운영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다.

산딥싱 잘라 구청장은 31일 기자들에게 오레바가 다리 재개장 전에 안전 인증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애초에 시계 제조로 유명한 회사가 왜 다리 관리를 허가받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오레바는 조명·전동자전거·가전제품도 생산한다.

잘라 구청장은 수차례에 걸친 BBC의 전화와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비서는 오레바가 2008년 처음으로 구청에서 다리 위탁운영 계약을 따냈다며 "잘라는 지난 3월에 해당 계약을 갱신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BBC는 2037년 3월까지 15년 동안 유효한 계약 사본을 확인했다.

계약에 따르면 다리 관리 및 안전 확보는 티켓 판매 수익금을 가져가는 오레바의 책임이다.

이번 주 모르비 지역에서 수십 건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또한, 계약에서는 회사가 티켓을 어른 15루피(약 257원), 어린이 12루피(약 206원)에 판매하도록 정했지만, 실제로는 티켓당 2루피(약 34원) 더 비싸게 팔고 있었다.

당국은 전면적인 조사를 약속했으며 참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 조사팀이 꾸려졌다.

인파 집중의 책임 소재

공통적인 의견은 동시 입장 인원이 너무 많아 붕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다리 수용 인원이 최대 100~150명이라고 말하지만, 많은 목격자에 의하면 다리에는 500명 이상이 있었다.

다리 근처에 사는 저널리스트 프라빈 비아스는 모르비에 오래 거주했지만, 다리가 그렇게 붐빈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비아스는 "현지인과 관광객이 많이 몰렸다. 일요일이기도 했고 일주일 동안 진행된 디왈리 축제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2년간 이어진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축하를 위해 밖으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전한 다리 수용 인원을 항상 확인하는 것은 관리측 책임이다. 하지만 회사는 입장 티켓을 판매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입장시킬수록 이익이다"라고 덧붙였다.

비아스는 행정 당국과 경찰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재개통 이후 매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다리를 오갔는데, 오레바가 허가를 안 받았다고 해서 모르는 일이었다고 발뺌하면 안 되는 거죠."

매일 수천 명의 현지인과 관광객이 모이는 명소에 어째서 비상사태에 대처할 안전조치가 부족했는지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왜 근처에 경찰도, 잠수부도, 보트도 없었냐는 것이다.

구청은 방문객의 안전 보장은 회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수십 명이 어둠 속에서 강에 빠졌다

사진 출처,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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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치안판사(ADM) NK 무차르는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생명을 구한 대규모 구조 작업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차르는 "10분 만에 다이버, 수영선수, 로프, 보트, 소방대를 확보했다"라고 전했다.

파르바트 고빈드(가장 오른쪽)와 구조에 참여한 인부들은 그날의 기억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지역 주민과 강둑에 새 사원을 짓던 인근 인부 등 최초 대응자가 없었다면 사망자가 훨씬 늘어났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니란잔 다스는 사원 부지에서 하루 일과를 막 마치고 동료와 함께 다리 옆에 앉아 노을이 마을을 뒤덮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스는 "사람들이 다리 잔해에 매달리는 모습을 봤다"라고 말한다.

다스는 건설 현장의 밧줄을 이용해 동료 7명과 함께 강으로 내려갔다.

"8명을 구하고 수십 구의 시신을 꺼냈습니다."

함께 구조 작업에 참여한 동료가 손과 발에 입은 부상을 가리키기도 했다.

2년 전 모르비로 이사해 인부를 감독한 61세의 파르바트 고빈드도 사원에 있었고 비극의 전모를 지켜봤다.

"상처는 아물겠죠. 하지만 우리는 그날 목격한 것을, 그 비명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