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다리 붕괴: 축제를 맞아 놀러 나갔다가 목숨을 잃은 형제들

다르믹, 체탄, 치라그 형제
사진 설명, 다르믹, 체탄, 치라그 형제
    • 기자, 요기타 리마예
    • 기자, BBC News

지난 30일(현지시간) 치라그 무차디야(20)는 동생 다르믹(17)과 체탄(15)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무차디야 삼 형제는 어머니 칸타벤에게 식민지 시절 건설된 역사적인 '줄토풀(현수교)'에 간다고 했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모르비 지역의 마추강을 가로지르는 해당 현수교는 몇 달간의 수리를 마치고 불과 며칠 전 재개장한 상태였다.

당시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 기간을 맞아 학교도 문을 닫았기에 많은 가족이 무차디야 형제처럼 이 다리로 향했다.

이렇게 몰려든 시민들은 성인은 17루피(약 290원), 어린이는 12루피를 내고 표를 산 뒤 길이 230m의 이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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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틴 카바이야도 아내와 각각 7살, 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현장에 있었다.

카바이야 가족은 포즈를 취하며 멋지게 사진을 다 찍고 현지 시각으로 저녁 6시 30분경 다리에서 벗어나 마추강의 어느 강둑에 자리를 잡았다.

카바이야는 "다리엔 사람이 매우 많았다"면서 "400~500명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저는 매표소에 가서 입장 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만, 이들이 이후 어떤 조치를 했는지는 모릅니다."

10분 뒤 어린 딸에게 물을 주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있던 카바이야의 귓가에 비명소리가 들렸다.

다리를 지탱하던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금속으로 된 다리는 양쪽에 매달려 있었다.

"눈앞에서 사람들이 물에 빠졌다. 그런데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는 카바이야는 "다리에 매달려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리에 서 있지 않았던) 나와 같은 많은 사람이 최대한 도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141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이들 중엔 치라그, 다르믹, 체탄 형제도 있었다.

다리가 붕괴하기 전 니틴 카바이야 가족의 모습
사진 설명, 다리가 붕괴하기 전 니틴 카바이야 가족의 모습

무차디야 삼 형제의 친구 하나가 어머니 칸타벤에게 아들들이 놀러 간 다리가 붕괴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어머니 칸타벤은 "아들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면서 "매우 안절부절하며 집 안에서 서성거렸다"고 말했다.

삼 형제의 아버지인 라제시가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 후 인근 병원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 오후 11시경 모르비 시민병원에서 둘째 다르믹과 장남 치라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밤이 찾아오고 어두워졌지만 경찰, 지역 공무원, 재난대응팀, 군 장병은 생존자 및 사망자 수색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새벽 3시 막내 체탄의 시신도 발견됐다. 소식을 듣고 애도하고자 조문객들이 삼 형제의 집을 계속 찾아오기 시작했다.

어머니 칸타벤은 "우리 부부는 아들을 모두 잃었다. 전부를 잃었다"면서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나와 남편뿐"이라고 했다.

삼형제의 어머니인 칸타벤 무차디야
사진 설명, 삼형제의 어머니인 칸타벤 무차디야

장남 치라그는 안경 공장에서 일하며 운전기사로 일하는 아버지를 도와 가족을 부양했다.

아버지 라제시는 "아들 치라그는 매우 좋은 사람이었다. 내가 하는 말은 모두 따랐다. 나도 아들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둘째 다르믹은 오는 12월 14일 18살 생일을 앞두고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다. 라제시는 "다르믹은 아주 장난꾸러기로 함께 즐겁게 지냈다"면서 "하지만 아들들은 이제 죽고 없다"고 슬퍼했다.

칸타벤은 "다르믹은 파라타(납짝하게 튀긴 빵)를 좋아했다. 특히 내가 만들어주는 걸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어린 체탄은 10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아버지에 따르면 "공부를 아주 잘했다"고 한다.

무차디야 부부는 몇 년 전 찍은 여권 사진 크기의 삼 형제 사진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칸타벤은 "내 아들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면서 "(책임자는)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한다. 사형선고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라제시는 "우리는 답을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다리 붕괴 사건으로 많은 시민이 가족을 잃었다.

티켓 판매 담당자 질서 관리 담당자, 관리자 등 다리 보수 공사를 담당한 '오레바' 기업의 관계자 9명이 지금까지 체포됐다.

'오레바' 측은 붕괴 사건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기업의 최고위급 간부들도 조사받게 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많은 목격자들은 공무원들의 책임은 없었는지 묻고 있다. 보수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하기 전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냐는 것이다.

한편 목격자인 카바이야는 "지금도 눈감을 때마다 무너진 다리의 모습만 보이고 강물에 빠진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린다"고 괴로워했다.

"화가 나서 가지고 있던 입장권을 찢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가 슬픔과 분노에 휩싸여 있습니다."

삼 형제의 아버지인 라제시는 "합당한 조사"를 요구했다.

"제대로 조사하지 않으면 내 아들들처럼 더 많은 사람이 계속 죽어 나갈 것입니다."

추가보도: 악리티 타파, 산제이 강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