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르펜 물리치고 재선 성공... '분열된 프랑스 통합'

동영상 설명, 프랑스 대선: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은 "분열된 프랑스의 통합"을 약속했다
    • 기자, 폴 커비
    • 기자, 파리,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2차 결선 투표에서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하면서 향후 5년간 프랑스를 계속 이끌게 됐다. 르펜 후보의 득표율은 역대 극우 성향 후보 중 가장 높았다.

2차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58.55%, 41.45%로, 예상보다 큰 차이였다.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은 수도 파리의 에펠탑 근처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이제 선거는 끝났으며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르펜 후보는 비록 자신이 2차 결선에서 패배했지만, 득표율 자체로는 승리라고 평가했다.

르펜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국민연합(RN)이 내세우는 주장이 새로운 정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극우 성향의 에릭 제무르 후보는 "르펜 가(家)의 이름이 패배로 무너진 게 8번째"라며, 과거 프랑스 대선에서 패배한 아버지 장마리 르펜 후보처럼 이번 르펜 후보도 패배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4일 밤 당선 수락 연설에서 "많은 국민이 극우에 투표하도록 만든 분노와 여론 분열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이는 내 책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2차 투표 결과
사진 설명, 24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2차 투표 결과

한편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유럽 지도자들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반(反) 유럽연합(EU) 정책을 내놓은 극우 성향의 르펜 후보가 승리할 경우 국제 정세에 지각 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함께 프랑스와 유럽을 전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유권자들에게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진정한 친구"의 승리를 축하한다면서 더 강력하고 연합된 유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소식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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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트위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합니다. 프랑스는 영국의 가장 가깝고도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입니다. 양국과 전 세계에 중요한 여러 이슈에서 함께 협력을 이어 나가길 기대합니다."

한편 이번 2차 결선의 투표율은 72%를 조금 밑도는 수준으로, 1969년 이후 치러진 역대 2차 결선 투표율 중 가장 낮았다.

투표자 3명 중 1명 이상인 3백만여 명이 백지투표 등 무효표를 행사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정부가 "선택을 거부한 국민에게도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대부분 지역에서 투표 당일인 24일이 공휴일이었음에도 이처럼 낮은 투표율은 어느 후보도 자신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불만과 무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청년 유권자 상당수가 2차 결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주 전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르펜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한 극좌 성향 장-뤽 멜랑숑 후보는 2차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를 맹렬히 비난했다.

멜랑숑 후보는 "프랑스가 르펜을 신뢰하길 거부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백지투표 등 무효표와 기권을 선택한 유권자들의 바다에서 마크롱은 떠다니고 있다"라면서 현 대통령의 출발 상황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더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멜랑숑 후보의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재선 성공은 역사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무려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프랑스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혁명에서 매우 상징적인 파리 샹 드 마르스(마르스 광장)을 승리 연설의 장소로 택했다. 이곳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누구도 버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프랑스 국민 수백만 명이 직면한 물가 위기가 첫 번째 쟁점으로 떠올랐다. 반대파는 마크롱이 부자들을 위한 오만한 대통령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장 카스텍스 현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의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분열과 이해 부족이 만연한" 중대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과정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성공은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평가했다.

이제 프랑스 정치인들의 다음 관심사는 올해 6월에 치러질 총선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당장은 마크롱 대통령이 과반수의 지지를 얻었을지 모르지만, 1차 투표에서 패배한 후보들은 이미 총선 운동을 준비 중이다.

일례로 멜랑송 후보는 이미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정당을 물리치고 자신이 총리가 될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24일 밤 연설에서 르펜 후보 또한 지지자들을 향해 "시합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 마크롱 대통령이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 버틸 가능성이 크다고 결집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