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마크롱-르펜 2차 결선 투표로 승부

동영상 설명,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은 재선된다면 "서로 다른 신념과 이념을 통합할 것"이라며 여론 통합의 의지를 밝혔다

프랑스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1차 투표가 10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이번 1차 투표에서는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이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에 맞서 오는 24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에서 연임에 도전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실수하지 맙시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이번 1차 투표에서 마크롱의 승리가 더욱 확실시돼가는 모양이었으나, 오는 결선 투표에서는 격차가 더 좁혀질 수 있다는 게 여론 조사의 결과다.

르펜 후보는 '비 마크롱 유권자'들에게 자신과 함께 "프랑스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자"라고 외쳤다.

1차 투표의 개표가 96% 진행된 가운데 마크롱 27.42%, 르펜 24.03%, 장-뤽 멜랑숑 21.5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프랑스 대선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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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5년 전보다 훨씬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극좌파 성향의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당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예상 밖의 '킹메이커' 역할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멜랑숑 후보는 프랑스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노련한 인물이다.

멜랑숑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르펜 후보에게는 단 한 표도 줘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다른 좌파 후보들과 달리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선언은 하지 않았다.

5분의 1 이상이라는, 적지 않은 멜랑숑 후보의 지지자들이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할 수도 있지만, 아예 방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들의 선택에 대해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프랑스 대선엔 후보 12명이 나섰으나 득표율 10% 이상을 기록한 후보는 마크롱, 르펜, 멜랑숑 세 명뿐으로, 많은 프랑스 유권자들이 전략적, 혹은 "실용적인" 투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즉, 나머지 후보 9명은 결선 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사표를 막는 선택을 한 것이다.

동영상 설명, 르펜 후보 '주권적인 프랑스를 만들어 나갑시다'

이들 나머지 9명 후보 중 일부는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었으나, 이번 2022 프랑스 대선은 한 때 집권당이기도 했던 정당 2곳의 참패로도 기억될 듯하다. 공화당과 사회당이 몰락한 것이다. 한때 프랑스 내 전통 좌파로 일컬어졌던 사회당의 안 이달고 후보는 득표율 2% 미만을 기록했다.

불과 몇 달 전 공화당 경선을 치르고 출마한 발레리 페크레스 후보의 지지율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제 공화당은 선거 비용 보전 청구의 기준인 득표율 5%를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1차 투표 종료 후 본격적인 표심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르펜 후보는 에리크 제무르 '재정복'당의 지지자들에게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르펜보다 더한 극우 성향인 제무르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 4%를 지지하며 7위를 기록했다. 또한 민족주의 성향의 니콜라 뒤퐁에냥 '약진하는 프랑스'당 후보도 르펜 지지를 선언했다.

페크레스 공화당 후보와 더불어 좌파 성향 후보 대부분은 마크롱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사회당 출신 유력 후보이기도 했던 세골렌 루아얄은 마크롱 대통령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선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는 24일에 예정된 결선 투표의 여론 조사 결과
사진 설명, 오는 24일에 예정된 결선 투표의 여론 조사 결과

마크롱-르펜 후보의 결선 투표 예상 득표율에 대해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의 프랑수아 다비는 51%-49%라고 밝히며, 현재까지 결과 중 가장 치열한 격차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BFMTV가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는 52%-48%를 기록하며 Ifop의 발표보다는 약간 더 큰 격차를 보였다.

지지자들을 향한 연설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비교적 안심한 듯한 모습이었다. 결선 투표를 향해 더 열심히 선거 운동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마크롱은 1차 투표가 8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 돼서야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그간 마크롱 대통령은 자국의 대선보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떠한 형태이든 극우파 성향의 인물이 프랑스를 대표할 때면 국민은 일이 잘 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르펜 지지자들에게 "여러분이 느끼는 두려움과 우리 시대의 도전 과제에 대해 앞으로 며칠 안에 확실한 답을 드릴 수 있다"라며 설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르펜 후보는 24일 예정된 결선 투표가 "분열과 무질서 대 보장된 사회 정의를 둘러싸고 연합된 프랑스 국민"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견해 간의 근본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여론 조사 기관 엘랍(Elabe)에 따르면 18~24세 유권자 4명 중 1명은 마크롱을 지지했지만, 이들 청년 유권자 3명 중 1명 이상은 멜랑숑을 택했다.

35~64세와 65세 이상의 유권자들은 각각 르펜 후보와 마크롱 대통령을 가장 많이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