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예바: 도핑 스캔들의 중심에 선 15세 러시아 '피겨 스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여자 피겨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는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최대 기대주였다.
이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다. 앞선 2021년에는 러시아와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압도적인 기량을 보였다. 아직 15살밖에 되지 않은 발리예바는 좋아하는 토끼 인형을 안고 인터뷰에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 주 발리예바는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성공하며 ROC에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안겼다.
하지만 그는 금메달을 받지 못했다. 며칠간 루머가 있고나서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발리예바는 남은 올림픽 경기의 출전 자격을 얻었고, 여자 피겨 스케이팅 개인전의 유력한 우승 후보다.
발리예바에게 올림픽 챔피언이 되는 것은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는 것이다. 그는 "나는 아마도 세 살 때부터 엄마에게 '올림픽 챔피언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발리예바 주변의 성인 관계자들과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러시아의 도핑 기록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논란의 중심에는 불과 몇 달 전에 시니어 데뷔를 치른 십 대 소녀가 있다.
러시아의 타타르스탄 공화국 카잔에서 태어난 발리예바는 3살 때 스케이트를 처음 시작했으며 발레와 체조도 배웠다. 하지만 발리예바의 어머니가 하나를 선택하길 원해 그는 스케이트를 선택했다. 발리예바의 가족은 발리예바가 6살 때 모스크바로 이사했다.
이후 발리예바는 세계 무대에서 여러 선수의 우수한 성적을 이끈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 밑에서 훈련했다. 그러나 해당 코치는 지나치게 가혹한 훈련을 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코치의 선수 중엔 조기 은퇴한 경우도 있다.
발리예바는 러시아 잡지 '라 페르소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투트베리제 코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투트베리제 코치와 함께 일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발리예바는 경쟁적인 스포츠 세계에서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사진 출처, Reuters
"피겨 선수들은 아주 어린 나이인 3~4살 때 피겨를 시작합니다."
발리예바는 "피겨 선수의 꿈을 꾸는 아이들은 처음엔 일주일에 3번, 그 후 4회, 점차 일주일에 6번씩 훈련한다"며 "이런 훈련을 1~2년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나는 12년간 연습했다. 부모님들은 쉬는 날도 휴가도 없다. 즉, 사실상 삶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니어 선수 시절, 발리예바는 피카소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스케이트 연기를 선보이며, 피카소의 손녀 다이애나 위드마이어-피카소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또 왜 스케이트를 타는지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들이 연기를 펼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하며, 또 다른 작품은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기억에 바쳤다.
발리예바는 인터내셔널 피겨스케이팅(IFS)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내게 쏟아지는 관심을 그리 즐기지 않지만,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에 준비된 모습을 갖추려고 한다"며 자신의 성공을 둘러싼 관심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팬에게 포메라니안 강아지를 받았다고도 말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부터 발리예바는 뛰어난 예술성과 더불어 가장 어려운 점프들을 무사히 해내는 능력을 동시에 가진 것으로 피겨계에서 잘 알려진 선수였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는 여자 선수의 연기에서는 드문 것으로, 80년대 말에야 남자 선수들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쿼드러플 점프를 하기 위해선 점프 후 공중에서 1초 이내에 4바퀴를 회전한 뒤 스케이팅 날 하나로 백워드 착지에 성공해야 한다.
발리예바는 점프할 때 몸을 똑바로 세운 채로 유지하는데, 그것은 마치 코르크 스크루가 공중에 떠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제임스 리처즈 생체역학 연구자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에서 스케이트 선수가 공중에서 이보다 더 많이 회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Press Association
빙판 이후의 삶에 대해 발리예바는 여행을 다니거나 외국어를 배우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심리학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라 페르소네'지와 인터뷰에서 "그러나 이 모든 계획은 나중의 일"이라며 "지금 내겐 오직 피겨 스케이팅뿐"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발리예바가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다른 올림픽 기관들과 선수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발리예바의 경기 출전을 허용하는 이유로 선수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언급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이번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발리예바에 대한 동정 여론도 있다. 국제선수그룹(The Global Athlete Group)은 발리예바의 도핑 양성 반응은 "미성년자 학대의 증거"라고 밝히며 "스포츠는 선수들을 보호하는 것이지 그들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카타리나 비트 전 독일 여자 피겨 선수는 발리예바를 "비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비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운동선수는 항상 주변인의 조언을 따른다"며 "발리예바의 경우 아마도 코치와 의료진의 조언을 따랐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선수들로 하여금 아주 어린 나이부터 주변의 말을 믿도록 가르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트는 "도핑은 발리예바가 이런 (쿼드러플) 점프를 착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피겨 여왕' 김연아 김연아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어로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게 소중하다"고 적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 강행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발리예바가 3위 안에 들 경우 꽃다발을 주는 간이 시상식은 물론 메달 수여식도 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