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쉬쇼프: ‘남자친구, 스스로 목숨 끊었을 리 없어’

사진 출처, Reuters
숨진 채 발견된 벨라루스 반체제 인사 비탈리 쉬쇼프의 연인이 “남자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쉬쇼프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다.
운동을 하러 나갔다 실종된 지 하루 만이었다. 경찰은 살인 사건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쉬쇼프는 신변 위협을 피해 우크라이나로 거처를 옮긴 상태였다.
그의 여자친구인 바제나 졸루지는 BBC 월드서비스의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아워(Newshour)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래를 함께 계획하고 있었다”면서 “쉬쇼프가 나를 이런 식으로 떠날 리 없다”고 말했다.
졸루지는 쉬쇼프가 생전 신변에 대한 우려를 털어놨다고도 했다.
그러나 졸루지는 그런 우려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쉬쇼프는 창가에 앉아 마당을 오가는 자동차들을 바라보곤 했어요. 저는 그걸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죠. 그에게 ‘당신 좀 과민 반응 하는 것 같다’고, ‘누가 우리에게 관심이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남자친구는 조금 불안한 예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사진 출처, Reuters
쉬쇼프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인의 집(Belarusian House in Ukraine, BHU)를 이끌어 왔다. 정부 탄압을 피해 우크라이나로 이주한 벨라루스인들을 돕는 단체다.
벨라루스 1994년 이래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이 쭉 집권해 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도 승리했는데, 당시 대선을 두고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적 시위가 벌어졌지만 벨라루스 보안군은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지난 5월 벨라루스 정부는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 로만 프로타세비치와 그의 연인을 체포했다가 국제적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프로타세비치는 라이언에어 여객기에 탑승해 있었는데, 벨라루스 당국은 그를 체포하기 위해 여객기를 벨라루스 내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졸루지는 뉴스아워 진행자 팀 프랭크와의 인터뷰에서 쉬쇼프가 실종된 날 그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어났는데 남자친구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어요. 운동복도 함께 없어졌고요.”
졸루지는 “시신 참관이 불허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시간조차 없었다”면서 “내가 그의 법적 아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쉬쇼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뒤 자살로 위장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국제연합(UN)은 쉬쇼프의 사망으로 “벨라루스의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고 밝혔다.
졸루지에 따르면 쉬쇼프는 우크라이나에서 사는 동안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해 왔다. 자동차 번호판을 찍어 두기도 하고, 키예프에서 눈에 띄는 의심스러운 인물들의 얼굴도 사진으로 남겼다.
졸루지는 남자친구가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지만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과 접촉해 왔다고 덧붙였다.
“정보기관 사람들은 우리에게 벨라루스로 송환되는 등 뭔가 일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서로서로 잘 지켜봐야 한다’고 했어요.”
졸루지는 쉬쇼프에 대해 “내가 만난 최고의 사람”이라고 했다.
“언제나 밝은 사람이었죠. 우리가 우크라이나로 이사오고 나서, 그는 늘 이곳에 온 이들이 안전하게 잘 있는지 확인했어요. 이주자들 주변에 비밀 경찰이 없는지도 늘 확인했죠. 언제나 다른 이들을 보호하는 사람이었어요. 제 남지친구는 자기 자신만 돌보지 않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