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파: 바이든, 피해 큰 텍사스주에 '중대 재난지역' 선포

텍사스에서 한파로 수도 공급이 끊긴 18일 한 여성이 지원 센터에서 생수를 받아서 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텍사스에서 한파로 수도 공급이 끊긴 18일 한 여성이 지원 센터에서 생수를 받아서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겨울 폭풍과 한파로 큰 피해를 본 텍사스주에 중대 재난 선포를 승인했다. 이번 승인에 따라 피해 복구를 위한 연방정부의 예산을 신속히 투입하게 됐다.

텍사스 전역에 전력이 다시 공급되고 있고 기온도 상승할 예정이지만, 식수 공급 문제로 최소 1400만 명의 주민들이 어려움이 겪고 있다.

바이든은 대통령은 자신의 방문이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조만간 텍사스를 방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전역에서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6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 행정부는 텍사스를 비롯해 오클라호마, 루이지애나주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관련 성명에서 "심각한 겨울 폭풍으로 피해를 본 지역 복구 작업을 보완하기 위해 연방정부의 지원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원금에는 임시 주거지, 주택 수리 보조금, 보험 미가입 부분 재산 손실을 위한 대출, 개인과 사업주를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든은 휴스턴, 오스틴, 댈러스 등 텍사스의 주요 시장들과 접촉하며 정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눈 폭풍이 강타한 다른 몇몇 주에서도 상수도 시설에 문제가 생겼다.

테네시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멤피스에서는 물이 차단돼 61만1000명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인구 15만 명의 도시 미시시피주 잭슨 시도 물이 끊겼다.

현지 매체 WLBT TV는 정수 처리장이 재가동됐지만, 4만3000가구에서 여전히 물이 나오지 않거나 수압이 낮은 상태라고 잭슨 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남부는 낮은 기온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눈을 녹여서 설거지와 화장실 용변기 등의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텍사스 한파, 어느 정도길래

겨울에도 영상 10도에 가까운 기온을 유지하는 텍사스주는 30년 만에 한파가 닥치면서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

20일 오전, 8만 가구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 주 초, 330만 채에 달하는 주택과 건물 등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수도 시스템 수백 개가 동파 피해를 입으면서 주 인구 절반이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주도 오스틴에서는 파이프가 터지면서 12억 리터의 물이 손실됐다.

20일 한 남성이 변기 물을 내리기 위해 양동이에 받은 물을 쏟아붓고 있다

사진 출처,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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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텍사스에서 가장 큰 도시인 휴스턴에서는 물 사용 관련 공지가 내려졌다.

시 당국은 세균이나 박테리아 문제 때문에 모든 물은 반드시 끓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중대 재난 선포와 관련해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텍사스에서는 동파로 수도관이 터지고 있어 배관 업체들은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이에 다른 지역에서 배관 전문가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텍사스로 향하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뉴욕주 하원의원은 텍사스를 돕기 위해 300만달러(약 33억1950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금했다고 20일 밝혔다.

휴스턴의 한 푸드뱅크에서 코르테즈 의원은 "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가구들이 너무 많으면, 초기부터 비상 사태를 감당할 수 없다"라며 "이런 재난이 발생하면, 수일이 아니라 수년 전으로 퇴보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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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앞으로 며칠간 텍사스의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로 인해 상황이 조금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한파 기간이었던 18일(현지시간) 가족과 함께 멕시코로 휴가를 떠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그는 주말까지 머물기로 했던 계획 일정을 변경하고 미국으로 돌아와 사과했다.

한파...얼마나 치명적이었나?

텍사스에서 폭설과 한파 관련해 사망한 사람 중에는 교통사고 외에도 난방을 시도하다가 화재나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휴스턴이 있는 해리스 카운티에서는 한파 동안 일산화탄소 중독 의심 환자가 300여 건 발생했다.

지난 15일 텍사스 플루거빌의 모습

사진 출처,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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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에 있는 한 주택에서는 불이 나 최소 4명이 사망했다. 당국은 화재가 촛불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휴스턴 고속도로에서 발견된 남성 2명이 추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는 영하권의 날씨에 난방이 되지 않는 이동식 트레일러 주택에서 살던 11세 소년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크리스티안 파본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온두라스에서 태어나 사망 전날 생전 처음으로 눈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파본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캐롤 앤더슨(75)은 평소에 쓰던 산소 호흡기가 바닥나자, 새 호흡기를 받기 위해 외출했다가 트럭 안에서 숨졌다.

이 외에도 남성 두 명이 집에서 사망했으며, 또 다른 남성 한 명은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