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폭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정말 사용했나?

사진 출처, Getty Images
인권단체와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지난 28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열압력탄, 즉 '진공폭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28일 우크라이나 수미주의 아크튀르카의 정유시설을 파괴한 폭탄이 열압력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해당 폭탄의 종류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러시아군이 여러 국가가 사용을 금지한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제앰네스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지역의 학교에서 집속탄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진공폭탄의 정식 명칭은 열압력탄이다. 진공폭탄은 주변 산소를 빨아들여 강력한 초고온 폭발을 일으키는데, 인권단체들은 이 폭탄의 사용을 강하게 규탄한다.
프랭크 가드너 BBC 안보 전문기자가 "핵무기를 제외하곤 러시아군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묘사한 이 진공폭탄은 과연 무엇이고 왜 무서운 것일까
진공폭탄의 원리
진공폭탄은 두 단계를 걸쳐 폭발한다.

첫 번째 단계에서 장약이 구름 속으로 연료를 퍼뜨리고, 연료구름은 목표물과 그 주변 지역에 침투한다. 두 번째 단계에선 이 연료구름이 점화돼 거대한 화염구가 생성되고, 주변 산소를 빨아들여 충격파를 일으킨다.
저스틴 브롱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일반적인 폭탄에 들어가는 화약이 약 30%의 연료와 70%의 산화제로 구성되는 것과 달리 진공폭탄은 거의 100% 연료로만 구성되며 주변 산소를 이용한다. 따라서 같은 크기의 일반적인 폭탄과 비교했을 때 파괴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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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력은?
진공폭탄의 열과 압력파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초기 폭발 유효반경 내 사람들은 즉시 소살되며 인근 지역의 사람들 또한 충격파로 인해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된다.
브롱크 연구원은 "폐를 터트리는 등 인체 장기를 파열시키는 매우 강력한 압력파 때문에 인명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이 압력파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퍼져나가기에 지하실이나 동굴 같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치명적입니다. 진공폭탄은 또한 폭발 시 수천 도 정도의 고온을 발생시키며 끔찍한 화상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됐다는 증거는?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는 28일 미 의회 의원들과 만남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오늘 진공폭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마르카로바 대사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대대적으로 파괴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CNN 기자가 포착한 영상에는 진공폭탄을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 로켓 발사대 TOS-1로 보이는 무기가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TOS-1이 국경 근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담았다는 검증되지 않은 영상들과 진공폭탄 폭발 현장을 담았다는 트위터 영상이 현재 SNS상에 떠돌고 있다.
그러나 BBC는 해당 주장들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진공폭탄이 사용된 사례
1960년대 이후 러시아와 서방 국가가 진공폭탄을 사용했다. 미국은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의 동굴 지역을 공격하는 데 주로 사용했다.
2000년 체첸전쟁 당시 러시아가 진공폭탄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비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최근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가 시리아 반군에 진공폭탄을 사용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무기들이 체첸전쟁 당시처럼 우크라이나의 대도심에서 사용된다면 민간인 사상자 규모는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