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시빈과 LSD: '환각성 플래시백'을 경험하고 내가 배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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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에드 프리도우
- 기자, BBC 퓨처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환각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치료용으로 허용하려는 분위기다. 에드 프리도우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러한 약물이 가진 충격적인 후유증에 대해 취재했다.
도로를 내려다보니 도로 포장용 돌이 움직이고 있었다. 전날 밤 환각성 약물을 먹었고 잠을 못 잔 내게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이는 8년 전의 일이다. 당시 나는 LSD의 유사 약물인 ‘1-P LSD’로 환각을 경험했다. 나의 네 번째 약물을 통한 환각 경험이었다. 영국에서 이 약물에 대한 단속은 2016년부터 시작된 터라, 나는 약물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나는 이게 나의 마지막 환각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었다. 환각이 “조금 과했다”는 생각인 든 것이다. 다행히 이후 나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환각 경험 후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침실에서 선반이 “숨을 쉬고” 마구 뒤틀리는 것을 보았다. 당시 나는 맨정신 상태였다. 카펫과 의자는 작은 회색 입자에 뒤덮였다. 친구들 얼굴을 보면 초점을 조정한 카메라처럼 얼굴 중앙만 선명하게 보였고, 머리 주위로 보라색과 녹색의 기운이 어우러진 흐릿한 상이 나타났다. 피아노 건반에선 무지개 테두리가 보였다. 그리고 어느 날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있는데, 눈앞이 짙은 파란색으로 변하더니 조명 기구 주위가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내내 나는 숨을 쉬는 벽 앞에서 ‘제발 좀 진정되라’는 마음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그러다 인터넷 검색을 했고,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게 됐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 현상을 ‘환각제 지속성 지각장애(Hallucinogen Persisting Perception Disorder, HPPD)’라고 불렀다. “환각성 플래시백(psychedelic flashbacks)”이라고도 불리는 현상으로, 마약성 물질의 직접적인 효과가 사라진 후 환각과 유사한 인지 관련 문제가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학계에서 HPPD는 드문 질환이자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질환으로 남아있었다.
최근 나는 HPPD를 좀 더 파헤쳤다.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HPPD 연구자 및 정신과 의사를 인터뷰했다. 그리고 개인적, 정서적 결과에 대해 사람들이 제공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 연구도 진행했다.
내가 HPPD를 파헤치게 된 동기는 단순히 내 경험 때문만은 아니었다. 최근 치료 목적으로 환각성 약물 활용을 승인하는 흐름이 세계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어쩌면 HPPD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환각성 물질은 긍정적인 치료 효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실로시빈(마법의 버섯, 환각 버섯의 주요 성분)을 활용한 "치료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미국 오리건 주가 대표적인 예다. 또한 언론의 긍정적 보도로 인해 미국의 젊은층에서 환각성 물질 소비가 "급증"했다. 작년만 해도 19세에서 30세 사이의 미국인 중 약 9%가 환각성 물질을 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기준 3%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그렇다면 HPPD에 대해 정확히 어떤 사실들이 밝혀졌을까? 그리고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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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들이 만나는 사례는 HPPD로 일상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 뿐이다. 그러다 보니 연구자들이 HPPD 또는 플래시백 현상이 얼마나 많이 나타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2011년에 환각성 물질(기타 약물 포함) 사용자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이 있다. 이에 따르면, 약 4분의 1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환각을 적어도 한 번 이상 경험했다. 그중 4%는 의학적 도움을 고려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고 답했다.
학계 역시 HPPD가 뇌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명확히 알지 못한다. “탈억제 가설”에 따르면 환각성 물질은 시각 필터를 "분리"시킨다. 시각적 잡음을 두뇌가 걸러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HPPD를 겪는다는 사람 몇 명에게 실시한 MRI 분석에 따르면, 검사 상으로는 차이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환각성 물질을 쓰면 뇌의 가소성이 올라가고, 환각 경험 후 두뇌가 변화된 상태로 “재설정”되는 과정에서 HPPD가 발생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HPPD는 정신 건강 측면에서 문제적인 현상이다. 두뇌에서 일어나는 신경화학적 과정으로만 좁게 해석할 수 없고, 환경 및 타인과의 관계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
HPPD는 그 증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증상이 몇 주 또는 몇 달 지속되다가 사라진다고 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몇 년 또는 수십 년 동안 증상을 겪는다고 한다. 임상 HPPD 환자들을 통한 잠정 추정에 따르면, 50%는 5년 이내에 회복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내가 증상을 경험하던 시절에 다급한 심정으로 찾아 본 자료에 따르면, 당시 치료제는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 다만 중독성과 부작용이 있는 벤조디아제핀과 용도가 변경된 항파킨슨제, SSRI, 항간질제 등을 쓰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 약물은 일부에게는 생명을 구하는 약이 될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거나 피해를 줄 수 있는 것들이다.
그 시절 나는 이 상황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나는 함께 환각 체험을 한 친구에게 위키피디아에 나온 HPPD 설명을 보냈다. 머릿속엔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라는 생각뿐이었다.
다행히도 그 후 몇 년이 지나면서, 내가 경험하는 증상의 강도와 발현 빈도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어느 정도의 시각적 증상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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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P LSD를 사용한 당시는 “환각성 물질의 르네상스”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당시 임상 및 언론은 환각성 물질 및 관련 약물의 치료 잠재력을 주목했다. 그리고 이후 환각성 물질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올해는 MDMA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내 일부 주에서 환각성 물질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같은 정치인들도(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같은 시도를 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없지만 언론도 환각성 물질이 가진 “우울증에 걸린 뇌를 해방시키고”, "트라우마를 없애며", "차세대 치료법이 될” 잠재력을 다뤘다. 과학 연구를 뉴스로 보도하는 언론은 “환각성 물질과 정신병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다" 또는 일반적으로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이 없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그러나 잠정적인 임상 자료에 따르면, 환각성 물질을 사용하는 청소년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철학자 줄스 에반스가 이끄는 독립 연구 집단 ‘챌린징 익스피리언스 프로젝트’에서 실시한 최근 연구(나도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도 환각 경험은 개인에게 충격을 주고 개인을 저항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다만 HPPD의 경우, 이 증상을 겪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이를 괴롭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이 증상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인터뷰한 정신과 의사들은 이 증상이 고통을 유발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증언했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 대학 병원 소속 정신과 의사로 병원에서 환각 물질 연구를 하고 있는 토미슬라브 마지치는 HPPD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주기적으로 만난다고 말했다. 마지치는 “환각성 물질을 활용한 치료와 연구에 집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들조차 HPPD에 대해 거의 모른다는 점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죠.”
마지치는 “HPPD는 환각과 관련된 장애 중 가장 두드러진 형태”이지만, 유병률과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부류라고 말했다. 환각 경험으로 장기간의 해리 반응, 비현실감, 불안, 외상 후 스테레스 장애 등이 일어나지만, 그 인과 관계 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것이다.
‘플래시백’의 역사
HPPD는 그 역사가 불과 수십 년밖에 되지 않은 비교적 새로운 정신과적 진단이다. 하지만 환각과 장기간의 지각 변화 사이의 연관성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898년 작가 해브록 엘리스는 메스칼린(선인장의 일종에서 추출한, 환각물질이 들어 있는 약물)을 맞은 후 “빛과 그늘, 색”에 대한 감수성이 기분 좋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 1930년대 실존주의 작가 장 폴 사르트르도 메스칼린을 맞고 몇 년 동안 자신을 따라다니는 게의 환영을 경험했다. 이후 사르트르는 게에서 나름의 의미를 도출해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을 정신적으로 보상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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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에 LSD 치료의 "첫 번째 물결"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환자들 사이에서 부분적인 지각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첫 번째 연구 집단에서는 HPPD와 같은 반복적인 경험이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거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후 이 연구는 많은 데이터가 신뢰할 수 없거나 충분히 수집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연구에 참여한 일부 환자들은 일시적인 지각 변화를 "편안하고 유익한 것"으로 느끼기도 했다.
196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며, 대중의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미국 서부 해안 LSD 문화의 중심지였던 샌프란시스코의 하이트 애쉬베리 지역에서 활동하던 정신과 의사 마디 호로위츠는 “플래시백(flashback)”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이 단어는 환각성 물질 약품을 둘러싼 어휘들과 경쟁적인 선전 용어 사이에서 독자적인 생명력을 확보했다. 유명 TV 진행자의 딸인 다이앤 링레터는 LSD 플래시백을 경험하고 건물에서 뛰어내려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하지만 팩트체크 서비스인 ‘스놉스’에 따르면 마약이 그녀의 죽음에 원인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다).
그럼에도 정신과 의사들이 플래시백을 공식적으로 진단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렸다. 1970년대 초, 헨리 아브라함이 보스턴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던 중 HPPD 진단의 씨앗을 뿌렸다. 아브라함은 다양한 “지각과 인지, 정서적 증상”을 호소하면 “자칭 LSD 피해자들이 꾸준히 이어지는 게 내 관심을 끌었다”고 썼다. 아브라함은 눈 앞에서 검은 화면이 겹쳐지는 현상과 “잔상”, 패턴화, 빛과 색의 섬광 등 오늘날 보고서에서도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일련의 지각적 변화를 기록으로 남겼다.
그러다 1987년, 정신과 의사들은 “정신과 의사의 바이블”로 불리는 ‘정신 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 3판(DSM III)’에서 이 경험을 “환각 후 지각 장애”라고 설명했다. 2000년에 나온 DSM IV에선 HPPD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그리고 2002년에 나온 문헌에서는 ‘HPPD 유형 1: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플래시백 경험’과 ‘HPPD 유형 2: 반복적인 지각 장애’라는 구분이 생겼다.
임상적 원인
현재 환각성 물질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본격적인 HPPD는 아직 보고된 게 없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임상용 약물이 길거리에서 거래되는 마약과 달리 높은 순도의 물질이기 때문에 HPPD가 보고되지 않는다는 설명이 있다. 반면 네덜란드의 길거리 마약 샘플 검사를 보면, 소위 “신종 향정신성 물질(NPS)”이 혼합된 비율은 2007년 0.5%에서 2017년 7.6%로 증가했다. 또한 임상 실험에서 제공하는 사후 관리와 지원 덕일 수도 있고, 과학자들이 개인 및 가족력을 바탕으로 참여자를 선별해 정신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22년에 발표된 환각성 물질 치료 임상시험에 대한 검토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부작용(HPPD 포함)이 때때로 잘못 규정되고 과소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부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일시적인 “플래시백” 현상을 경험했지만, 이를 괴롭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자니스(가명)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최소 2가지의 항우울제가 증상을 개선해주지 못하는 우울증) 때문에 실로시빈(마법의 버섯 안에 있는 활성 성분)에 대한 캐나다 비공개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그녀는 이 성분을 복용할 때마다 항우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적 효과와 함께 불안감이 급격히 증가하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 실험 이후 자니스는 합법적인 케타민 투여와 실로시빈을 사용한 추가 치료용 환각성 물질 실험에 참여했다. 하지만 그 이후 본격적으로 HPPD 및 해리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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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니스와 같은 경험을 가진 다른 환자들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자조 모임을 만든다. 지원 포럼인 ‘HPPD온라인닷컴(HPPDOnline.com)'의 사용자 수는 1만8000명 이상이고, HPPD를 주제로한 ‘레딧’에는 약 1만2000명, 페이스북 내 그룹들에는 1만명 이상의 회원이 모여있다. 잠깐만 살펴봐도 자살과 우울증, 의사의 무지, 무분별한 보조제 복용, 오진 등 안타까운 사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HPPD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설명하는 증상은 환각 그 이상이다. 장기 통증과 머리 압박감, 어지럼증, 균형 감각 문제, 말더듬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 모든 증상은 또 환각 경험이 잘못된 유기적 결과로 이어졌을 때 나타나는 불안 및 증상 고착도 수반한다.
마지치는 자신의 병원에서 HPPD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면밀히 검사해 보니, 실제로 많은 이들이 장애로 판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들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시각적 요소는 어둠 속에 떠다니는 부유물이나 정전기같은 정상적인 것일 수 있다는 뜻이다. 환각 체험 및 이를 둘러싼 불안감 때문에 보다 더 민감해진 것이다.
HPPD에 대한 한 가지 문제는 적절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다. SSRI나 대마초, MDMA 등 고전적인 환각성 물질 이외의 다른 약물도 HPPD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정신과 의사 도미닉 프펙테는 자신의 클리닉에서 HPPD 환자를 진료하면서 HPPD는 (환각성 물질 및 다른 약물에 의해 촉진되는) 세로토닌의 변화가 시각적 증상을 일으키고 불안을 급증하게 만드는 ‘세로토닌 증후군’의 일종으로 분류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HPPD 관련 레딧 채널을 운영하며 이 질환에 대한 상호지원 모임을 운영중인 소피아 알칼라는 환각 경험 후 한 달 정도 기다렸다가 시각적 증상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환각 경험 후 일시적인 시각 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비교적 정상적인 현상이다.
2022년에 발표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환각 경험 직후에 HPPD 개념을 접하면 이 질환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환각성 물질은 오랜 기간 동안 사용자의 피암시성(타인의 말에 빠져드는 현상)을 증가시킬 수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이 질환에 걸렸다고 잘못 판단하고 크게 괴로워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
이러한 모든 진단과 관련된 난제 속에서 나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경험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 초 석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HPPD를 경험했다고 하는 1000명을 모아 설문을 실시했다. 나는 크게 괴롭지 않은 수준의 시각적 어려움이 아니라, 그러한 증상과 동반되는 고통에 초점을 맞추려 했다. 그 결과 4분의 1 미만이 불안과 두려움, 피로감 등 HPPD 증상으로 인한 크고 작은 고통을 느꼈다. 반면 약 3분의 1은 전혀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고통을 느끼는 이들 중 4분의 3은 자신이 "뇌 손상”을 앓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 중 60% 이상은 자신의 상태가 “불법 약물”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쩌면 또는 분명히” 부정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고통이 심한 이들의 절반 이상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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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HPPD 증상이 나타났을 때 주변 사람들 몇 명에게 내 상황을 알렸다. 하지만 그들은 이해하지도, 도움을 주지도 않았다. 가족들에게 이 상황을 알리는 것은 불편했다. 당시 나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약물 관련 당국에도 알리지 않았다. 퇴학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 상황을 고백하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들 중 가장 고통이 심한 이들의 약 60%는 자신이 "언젠가는 미쳐버릴 것"이라고 자주 또는 매우 자주 걱정하고 있었다. HPPD 관련 레딧 채널 운영자 알카라는 실제로 누군가 정신분열증에 걸렸다는 소식으로 공포가 조성되는 일은 커뮤니티에서 “매우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30년 동안 조현병에 대한 낙인이 악화되는 가운데, “뭔가가 보인다”는 “미쳤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이런 상황을 겪는 이들을 두렵게 만들어왔다. 때문에 나바호 아메리카 원주민의 페요테 사용자들 사이에서 임상 HPPD 사례가 더 적거나 혹은 보고되지 않는 것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들은 환각성 물질을 범죄로 규정하는 다른 문화권보다 환각성 물질에 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네덜란드에서 중독 환자를 진료하며 수십 건의 HPPD 사례를 본 의사 제라드 알더리프스테는 환자에게 조현병이 아니라고 안심시킬 수 있지만, 다른 '치명적인' 공포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왜 그럴까? 알더리프스테는 HPPD의 근본 원인을 트라우마 중심적으로 설명했다. 환각 경험은 그것에 대한 기억이 좋든 나쁘든 모두 충분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감정을 증폭시키고 통제력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조합은 HPPD 환자들로 하여금 과잉 경계를 하게 만들고, 항상 시각과 증상에서 감지되는 위험에 대해 경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환각 연구 학회에서 일하는 인지과학자 마르타 카츠마르치크는 HPPD를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으로 설명했다. 코르티솔과 심박수 및 체온을 높이는 환각석 물질은 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한다. 이를 통해 피로감과 해리, 불안, 이명, 우울증 및 HPPD와 관련된 기타 증상을 유발하는 일종의 '번아웃'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환각제 및 HPPD의 세계적 전문가인 하노버 의대 정신과 교수 토르스텐 파시는 특정 성격 유형에서 HPPD와 플래시백이 더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주변 상황에 대한 흡수력이 높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해리가 심하고, 약물을 복용하기 전에 시각적 현상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신중하고 반복적인 과정으로 주의력을 재훈련해서 HPPD를 치료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사례 보고에 따르면 파괴적인 생각에 제동을 걸고 증상에 덜 집착하는 법을 배우는 인지 행동 치료가 사람들의 고통과 시각적 강도를 완전히 해소할 정도로 완화해줄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HPPD와 플래시백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환각성 물질 르네상스”와 이러한 물질 사용 증가가 HPPD 사례 보고를 급증시킬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는 낙인이 줄어들고 환각성 물질의 잠재력에 대한 사회적 수용이 높아짐에 따라 고립감과 두려움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증상을 둘러싼 심리사회적 요인이 핵심인 것이다.
내가 고통을 받던 시절에서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만약 내가 젊은 시절의 나를 만난다면, 나는 ‘좀 더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HPPD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당신은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