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과 월식은 역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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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리처드 피셔
- 기자, BBC 퓨처
일식과 월식은 종종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흐름을, 좋든 안 좋든 뭔가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 놓았다.
마크 트웨인은 1889년에 발표된 시간 여행을 다룬 소설에서 일식 덕분에 목숨을 구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썼다.
이 소설이 바로 ‘아서 왕궁의 코네티컷 양키(A Connecticut Yankee in King Arthur's Court)’이다. 소설에서 주인공 행크 모건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6세기 영국에서 깨어난다. 그는 곧 곤경에 처하게 되고, 화형 선고를 받는다.
운 좋게도 그의 처형이 이루어질 날에는 일식이 예정되어 있었다. 모건은 일식이 다가오는 것을 알고 왕과 백성들에게 자신이 해와 달을 조종한다고 속인다. 이러한 선견지명으로 그는 사면을 받는다.
이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도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이 그의 목숨을 구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일식이나 월식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런 자연 현상은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전투의 결과를 바꾸고, 심지어 우주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바꾸기도 했다.
인류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 일식과 월식은 문화와 신념 체계, 신화와 무수히 얽혀 있다.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이 우주적 사건을 신, 초월적인 힘, 악마, 놀라운 야생 동물들과 연관짓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 현상을 두고 서아시아에서는 해를 삼키는 용, 페루에서는 퓨마, 일부 아메리카 원주민은 굶주린 곰, 바이킹은 하늘 늑대 한 쌍과 연관지었다.
하지만 일식과 월식이 실제로 역사적 사건의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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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토탈리티: 이클립스 오브 더 선(Totality: Eclipses of the Sun)’의 공동 저자인 테네시 대학의 작가 마크 리트만에 따르면, 일식이 다른 결과를 초래한 가장 초기 사례중 잘 알려진 것은 2000여 년 전 전투중에 나왔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기원전 430년에 남긴 기록에서 현대 튀르키예 지역을 점령한 리디아인과 고대 이란 민족인 메대 사이의 전쟁에 대해 이야기했다. 6년 동안 승리와 패배, 교착 상태를 거듭한 양측이 다시 만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낮이 갑자기 밤으로 바뀌었다”고 헤로도토스는 기록했다. “메대인과 리디아인은 변화를 살폈고, 싸움을 멈췄으며, 평화 조건이 합의에 이르기를 간절히 바랐다.”
리트먼은 1800년대에 천문학자들이 헤로도토스가 묘사한 일식은 기원전 585년 5월 28일에 일어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헤로도토스의 또 다른 기록에는 페르시아 군대의 지도자 크세르크세스가 그리스를 침공하기 전에 일식을 목격했다는 내용이 있다. 리트만은 그 해에 정확히 어떤 일식을 보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헤로도토스의 말을 믿을 수 있다면 크세르크세스는 조로아스터교 사제들과 상의할 만큼 놀랐을 것이라고 한다. 사제들은 신이 그리스인들에게 도시의 임박한 멸망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은 그리스를 위해 예언하고 달은 우리를 위해 예언한다”고 그들은 제안했다고 한다.
헤로도토스는 “이렇게 해석을 받은 크세르크세스는 매우 기쁜 마음으로 길을 떠났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그것은 끔찍한 조언으로 판명됐다. 크세르크세스는 아테네를 성공적으로 공격했지만 해군이 파괴된 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철수하는 길에 그의 군대는 섬멸됐다. 그리고 기원전 465년, 그는 암살당했다.
하지만 일식과 월식이 역사를 가른 것은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다.
천 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마지막 항해를 하고 있었다. 그의 전기를 쓴 작가에 따르면, 1503년 그는 거의 가라앉아가던 배를 자메이카 해변에 간신히 정박시켰다. 선원들은 절망에 빠져 있었고, 닻은 대부분 손실됐으며, 배는 "벌집처럼 구멍이 가득할 정도로 벌레가 먹어버린" 상태였다. 굶주림과 내분을 두려워한 콜럼버스는 선원들이 기지를 떠나는 것을 금지하고, 스페인의 장신구와 보석을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져가 식량과 물로 교환했다.
하지만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메이카의 동쪽 끝 지점을 조사하던 그의 정찰대 중 한 명이 적대적인 현지인들에게 제압당하고 체포됐다. 설상가상으로 1504년 1월에는 선원 중 일부가 반란을 일으켜 섬 안쪽으로 도망쳤다. 콜럼버스의 전기 작가에 따르면 그들은 섬 주민들을 학대하고 괴롭히며 식량을 훔치는 등 "가능한 모든 악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몇 주가 지나자 현지인들은 인내심을 잃었다. 관용은 경멸과 증오로 바뀌었고 식량 교역은 중단되었다. 콜럼버스와 남은 선원들에게 아사 위기가 닥쳤다.
그러나 종말이 다가오자, 콜럼버스는 월식이라는 천문학적 사건이 다가오고 있음을 기억해 냈다. 3월 1일, 콜럼버스는 원주민 지도자들을 모아 식량 교역을 철수시킨 것에 대해 비난하고 경고했다. “나를 보호하시는 신이 너희를 벌하실 것이다 ... 바로 오늘 밤 달은 하늘에서 너희에게 내려질 재앙을 증거하기 위해 색을 바꾸고 빛을 잃을 것이다.”
효과가 있었다. 겁에 질린 현지인들은 다시 음식을 제공하면서 마음을 달래려 했다. 콜럼버스는 그들을 “사면”하는 의식을 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문제가 많은 이야기다. 원주민들에겐 약탈을 일삼는 유럽인들을 피할 권리가 있었고, 과학적 지식과 가짜 위협을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윤리적 외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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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해 3월 월식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콜럼버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구조대는 6월이 되어서야 도착했을 것이다. 차라리 자메이카에서 사망했다면 그의 명성에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남은 삶은 영광스럽지 못했다. 그는 공식적인 인정과 돈을 바라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스페인으로 돌아 왔다. 그를 후원하던 사람들은 그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고 그의 요구를 무시했다. 1506년 사망할 때까지 그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리트만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은 콜럼버스의 사례와 같은 월식이 일식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왜 그럴까? 월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수 때문이다. 일식은 더 많이 발생하지만 월식은 더 오래 지속되며 지구의 절반 이상에서 볼 수 있다. 그는 “그래서 월식이 역사에 영향을 미치기 더 쉽다”고 설명한다.
테쿰세의 일식
하지만 일식은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800년대에 아메리카 원주민 쇼니족의 지도자 테쿰세와 자칭 선지자였던 그의 형은 민족을 통합하고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이 지역의 총독으로 임명된 윌리엄 헨리 해리슨(훗날 미국의 대통령)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지도자들에게 땅을 넘기라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는 테쿰세 형제가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자 그들에게 ‘예언자가 그렇게 강력하다면 하늘의 태양을 멈출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역효과가 났다. 테쿰세의 형은 1806년 4월 16일에 태양이 정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리트만은 “적절한 순간에 그는 예복을 차려입고 나와 태양을 가리키며 ‘어둠으로 가라’고 말했다”고 했다.
테쿰세 형제가 그날 일식이 일어날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이 일식은 분명 효과가 있었고, 이들의 영향력과 명성은 더욱 커졌다. 리트만은 “쇼니족에게 그런 종류의 증거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분명 윌리엄 헨리 해리슨의 노력은 방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타깝게도 역사책에 기록된 장기적인 결과는 전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상대적 이점
그러나 리트만이 보기에 가장 역사적 의미가 큰 일식은 20세기 초에 일어났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그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로 만든 1919년의 일식이다.
리트만은 “나는 이 일식이 세계 역사에 진정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과학과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 인류의 태도의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우주는 뉴턴 물리학 시대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1919년 일식을 통해 과학자들은 태양의 중력이 아인슈타인의 핵심 예측인 별빛을 휘어지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 영상을 참고하면 당시 일식의 결과를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역사를 좌우하는 일식이나 월식은 이것이 마지막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향후 10여 년 새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가진 우주 현상이 나올 수 있다. 오늘날 인류는 지구와 달의 경로를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달이 태양을 가릴 때 지구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
*리처드 피셔는 BBC 퓨처의 선임 기자다. 트위터 계정: @rifis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