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지구 남북으로 나누는 새 도로 건설...'장벽 우려도'

도로 건설 현장

사진 출처, עכשיו 14

사진 설명, 지난달 17일 이스라엘 ‘채널 14’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가자 지구 내 새로운 도로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이다
    • 기자, 압디라힘 사이드, 톰 스펜서, 폴 브라운, 리처드 어빈-브라운
    • 기자, BBC 아랍어 뉴스 & BBC Verify 팀

BBC가 확인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최근 가자 지구 북부 지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새로운 도로 건설 작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IDF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작전 시 발판”을 확보하고자 했다면서 병력 및 장비의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도로가 결국 장벽이 돼 기존에 북부에 살다 남쪽으로 피난 온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 우려한다.

아울러 해당 도로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적대 행위가 끝난 이후에도 가자 지구에 계속 남아 있으려는 이스라엘의 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전후 계획을 발표하며,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안보를 무기한으로 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국제 사회의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인들의 영구적인 이주 및 가자 지구의 규모 축소를 시도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새 도로에 대해 알려진 바는?

이번에 새롭게 건설된 도로는 가자 지구 북부에 가로로 길게 나 있으며, 이 도로 남쪽은 가자 지구 중부 및 남부 지역이다. 키부츠 ‘나할 오즈’ 근처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간 경계선 철책에서 시작해 서부 해안에서 끝이 난다.

또한 가자 지구를 세로로 관통하는 주요 도로인 살라 알-딘 도로와 알-라시드 도로와도 교차한다.

기존에도 가자 지구엔 동과 서를 연결하는 도로가 있긴 했지만, 막힘없이 가자 지구를 가로질러 끝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BBC의 위성 이미지 분석에 따르면 IDF는 과거엔 연결되지 않았던 도로들을 연결하고자 약 5km의 구간을 신설한 것으로 보인다.

새 도로가 표시된 위성 사진

이번 새 도로 건설의 기초가 된, 가자 지구 동부와 이스라엘 국경선 근처에 있던 도로는 지난해 10월 말~11월 초 건설됐다. 그러나 지난달에서 이번 달 초 사이 건설된 새로운 구간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IDF가 새롭게 건설한 도로는 살라 알-딘 도로를 제외한 가자 지구의 일반적인 도로에 비해 더 넓다.

아울러 위성 이미지 분석을 통해 지난해 12월~올해 1월 말 사이, 도로를 따라 창고로 보이는 건물 몇 채가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다층 건물 1채도 철거됐다.

이 도로가 건설된 지역은 가자 지구에서도 인구 밀도가 낮고, 건물 수도 적었던 지역이다.

또한 이 도로는 IDF가 이번에 서진할 때 임시로 사용했던 구불구불한 경로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채널 14’ TV 채널은 지난달 이 새로운 도로를 보도하며 ‘749번 고속도로’라고 표현했으며, 해당 방송의 기자가 이스라엘 군과 함께 새 도로 일부를 따라 이동하기도 했다. 보도 영상 속엔 도로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차량 및 굴착기도 담겼다.

2023년 10월 15일과 2024년 3월 4일 자 위성 사진으로 살펴본 새 도로

‘749번 고속도로’는 어떻게 사용될까

방위산업 업체 ‘제인스’의 분석가들은 채널 14 영상 속에 나타난 것과 같은 비 포장된 도로 표면은 궤도형 장갑차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IDF는 성명서에서 “지상 작전의 일환으로, 작전 시 이동 경로로 사용한다”고만 말할 뿐, 이러한 세부 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국가 안전 보장 회의’ 의장 출신이자, 네타냐후 총리의 안보 보좌관이었던 야곱 나겔 준장은 BBC 아랍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로의 목적은 새로운 위협에 대처할 때 보안군이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나겔 준장은 “이스라엘이 드나드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대한 완전한 방어, 보안, 책임을 지니게 될 것이기 때문” 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가자 지구) 북부를 남부와 나누는 도로”라며, “새로운 위협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순 없다”고 덧붙였다.

IDF 소속이었던 야코브 아미드로 소장의 의견 또한 비슷했다. 아미드로 소장은 이번 새 도로의 주요 목적은 “이 지역 내 물류 및 군사적 통제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새로 난 도로를 담은 영상 캡처본

사진 출처, עכשיו 14

사진 설명, 이스라엘 ‘채널 14’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화면. 저 멀리 가자 지구 해안선이 보이며, 히브리어 자막으로 ‘가자 지구 서쪽 끝까지’라고 적혀 있다

한편 전직 영국 육군 장교 출신으로 현재 전략 자문회사 ‘시빌라인’을 운영하는 저스틴 크럼프는 새 도로가 지니는 의미가 깊다고 지적했다.

“이 도로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어떠한 형태로든 안보적으로 개입하고 통제하려는 장기적인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 도로를 토해 가자시티는 가자 지구 남부와 연결이 끊어지게 되는데, 이는 이동을 감시 및 제한하는 효과적인 통제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포하기에도 개방된 지역이죠.”

미국 소재 싱크탱크 ‘중동 연구소’의 칼레드 엘긴디 선임 연구원 또한 이 도로를 장기적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봤다.

엘긴디 연구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자 지구에 이스라엘군이 무기한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엘긴디 연구원은 “가자 지구를 반으로 나누면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드나드는 흐름뿐만 아니라 가자 지구 내부의 이동도 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쪽에서 남쪽으로 피신한 팔레스타인인 실향민 150만 명 또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추가 보도: 폴 쿠시악, 알렉스 머레이, 에르완 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