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 갱단 두목으로...아이티 폭력 사태의 중심 지미 '바비큐' 셰리지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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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정부가 지난 2일(현지시간) 갱단의 습격으로 교도소 수감자 3700명이 집단 탈옥하면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카리브해에 자리한 아이티는 지난 몇년간 갱단 폭력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거의 80%는 갱단에 장악된 상태로, 갱단 두목들은 현재 불안정한 상황에 처한 아리엘 앙리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막강한 인물 중 하나가 바로 ‘바비큐’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지미 셰리지에다. 그는 포르토프랭스에서 가장 강력한 갱단 중 하나인 ‘G-9 패밀리 앤 얼라이언스’의 지도자다.
셰리지에는 SNS를 통해 “우리는 아이티 경찰과 군대가 책임을 지고 아리엘 앙리 총리를 체포하길 요구한다”면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시민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무장 단체는 그들의 적이 아니”라고 적었다.
전직 경찰관인 셰리지에는 과연 어떻게 국가 정부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는 범죄 조직의 두목이 될 수 있었을까.
길거리 및 SNS에서의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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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지에는 최근 몇 년간 아이티를 뒤흔들고 있는 갱단 폭력 사태의 주요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이 암살당한 이후 셰리지에는 아이티의 “부패한” 정치 엘리트들에 맞서 혁명을 추진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사망 전 아리엘 앙리를 총리로 임명했다. 이렇듯 선출된 것이 아니기에 이후 앙리 총리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대통령 사망 이후에도 지금껏 아이티엔 새로운 대통령이 없다. 2016년 이후 대통령 선거는 열리지 않고 있다.
한편 셰리지에는 권력을 얻는 과정에서 SNS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SNS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퍼뜨리고, 사람들을 자신의 무장 갱단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셰리지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SNS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이들에게 감사한다”는 셰리지에는 “오늘날 기술 덕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대중에게 팔 수 있다. 나는 거짓말을 파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묘사하는 인물이 맞다. 나에 대한 소문의 99%는 내가 하지 않은 일들이다 … 기술은 내게 나를 변호할 기회를 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셰리지에가 자신을 변호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는 ‘바비큐’라는 별명을 얻게 된 계기와도 맞물린다고 한다.
셰리지에는 2019년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길거리에서 치킨을 팔았기에 얻은 별명일 뿐, 자신이 사람들에 불을 질렀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미국과 UN 안전보장이사회는 셰리지에가 심각한 인권 유린 행동을 저절렀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셰리지에는 미국과 UN의 제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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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무법 상태인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이티에서 활동하는 가장 위험한 갱단 9곳이 연합한 조직의 수장인 셰리지에는 현재 아이티 내 가장 막강한 갱단 두목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준법 측면에서 보면 그는 원래 저 반대편에 있던 인물이었다.
2018년 12월 해고되기 전까지만 해도 셰리지에는 폭동이나 시위 발생 시 출동하는 아이티 국가 경찰 군중 통제부 소속이었다.
아이티 당국은 셰리지에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빈곤한 지역인 로어 델마스 지역에서 갱단 지도자가 됐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2017년엔 그랜드 래빈 근처 슬럼가에서, 2018년엔 라 살린에서, 2019년엔 벨-에어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학살을 조직했다고 본다.
그러나 셰리지에는 이러한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랜드 래빈 지역에선 갱단 소탕 작전으로 시작된 사태로 인해 민간인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이티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셰리지에를 포함한 몇몇 경찰관들이 무기 은닉처를 찾아 학교 캠퍼스를 급습했다고 한다.
당시 밖에선 아이티 경찰과 협력해 작전을 돕고 있던 ‘UN 아이티 안정화 임무단’ 소속 직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몇 달 후, 당시 UN 임무단의 대표였던 수잔 D. 페이지는 는 아이티 당국에 해당 작전을 포함해 “아이티 국립 경찰 부대가 저지른 인권 침해 혐의”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국 하버드 로스쿨의 ‘국제 인권 클리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라살린 지역에선 폭력 사태로 71명이 사망하고, 여성 11명이 성폭행당했으며, 민가 150채가 파괴됐다고 한다. 아울러 2019년 벨-에어 지역에선 최소 2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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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2020년 6월, 셰리지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G-9 패밀리 앤 얼라이언스’(이후 ‘G-9’)라는 새로운 동맹을 창설했다고 발표한다.
UN 안보리 보고서에 따르면 원래 이 조직은 시테 솔레이, 라 살린, 로어 델마스지역의 9개 갱단으로 구성됐으나, 이후 12개가 넘는 갱단이 참여하는 형태로 성장했다고 한다.
하버드 ‘국제 인권 클리닉’에 따르면 2020년대 중반 G-9는 시테 솔레이에서 최소 145명을 살해했으며, “모이즈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파들과 관련된 라이벌 세력이 점령한 지역을 차지하고자” 여러 여성을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국제 인권 클리닉’은 보고서를 통해 “주민들은 자신들이 정치적 성향으로 인해 표적이 됐다고 믿고 있다. 선거에서 (모이즈 대통령과) 그의 정당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라며 “G-9는 모이즈 행정부와 (아이티 경찰) 모두와 유착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티의 국가 인권 수호 네트워크’ 또한 현지 경찰이 셰리지에 보호에 도움을 줬다면서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실었다.
2020년 12월, 미국 재무부는 셰리지에를 포함해 이러한 대학살과 연관 있다고 추정되는 갱단원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들 갱단이 아동을 포함한 희생자들을 처형하고, “이들을 거리로 끌고 나와 시신을 불태우고, 유린하고, 동물의 먹이로 던져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셰리지에는 이러한 대학살과의 연관성을 끊임없이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은 주민들을 돕는 지역 사회의 지도자로 “무장 혁명”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셰리지에는 불평등한 사회 시스템과 이를 지배하는 엘리트에 맞서 싸우기 위해선 “그래야 한다면 모든 아이들의 손에 총을 쥐여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셰리지에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결코 나와 같은 사회 계층인 주민들을 학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는 빈민가에 산다. 나는 빈민가의 삶이 어떤지 잘 안다”고 말했다.
셰리지에는 자신의 무장 투쟁은 오직 주거, 식량, 깨끗한 식수 등 가난한 이들의 생활 수준을 개선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면서, 조직원들은 자신에게 이를 이룰 정치적 힘이 돼 준다고 주장했다.
아이티 내 비정부기구인 ‘인권 수호를 위한 전국 네트워크’의 피에르 에스페랑스 이사는 2021년 BBC 문도(BBC 스페인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갱단은 경찰보다도 더 잘 무장하고 있으며,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남미 조직범죄 전문 매체 ‘인사이트 크라임’ 등의 전문가들은 2021년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이 셰리지에의 갱단엔 한계점이 됐다고 말한다. 암살 사건 이후 셰리지에는 아이티 정부의 보호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힘의 과시
셰리지에는 자신을 정치적 지도자로 포장한다. 기자회견도 열고, 폭력이 난무하는 수도에서 행진도 주도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SNS에서도 활발히 활동한다.
아이티의 싱크탱크 ‘폴리테’의 이븐 럼볼드 분석가는 미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SNS가 없었다면 이 갱단원들이 아이티에서 지금처럼 막강해지진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셰리지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G-9의 창설을 알리는 한편, 경찰에 현 총리를 체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또한 트위터를 통해 현 집권층을 없애고자 국가를 전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틱톡 또한 아이티에선 이러한 메시지 전달 창구가 되고 있다. 다른 갱단 두목들부터 갱단을 추종하는 래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들이 SNS를 통해 포르토프랭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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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셰리지에가 거리에서 물리적으로 자신의 힘을 보여주는 모습도 놀랍긴 마찬가지다.
모이즈 대통령 사망 이후 그 공백을 메운 앙리 총리는 2021년 10월 셰리지에 갱단원들이 중무장하고 공중으로 총을 쏘는 바람에 기념비에 화환조차 두지 못했다.
멀끔한 흰색 정장을 입고 조직원들을 옆에 끼고 나타난 셰리지에는 자신이 직접 기념비에 화환을 놓았다. 대담한 힘의 과시였다.
셰리지에는 앙리 총리야말로 아이티 내 불안한 상황의 원인이라며, 그의 사퇴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셰리지에는 2021년 10월 ‘알 자지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앙리 총리가 8시에 사임한다면 우린 8시 5분부터 바리케이드를 철수할 것이다. 그러면 트럭이 연료 창고로 들어와 연료를 채울 수 있고, 위기 상황도 멈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이티 당국은 셰리에의 G-9가 앙리 행정부에 압력을 가하고자 지난 2022년 연료 터미널을 오가는 트럭의 통행을 막았다고 비난한다. 당시 아이티는 연료난으로 인해 거의 2달간 국가가 마비됐었다.
연료마저 부족해지며 아이티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더욱 심각한 상태로 치달았다.
이후 SNS를 통해 봉쇄 조치를 해제했다고 발표한 것도 셰리지에였다. 셰리지에는 2022년 11월 6일 SNS 성명문을 통해 “이제 운전자들은 아무런 두려움 없이 연료 터미널을 오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 크라임’에 따르면 셰리지에의 G-9는 현재 모이즈 대통령에 반대했던 정당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라이벌 그룹 ‘G-펩’과도 유혈극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두 갱단 간의 총격전과 영역 다툼은 아이티에선 매우 흔한 모습으로, 이젠 빈민가에서 수도 중심부까지 퍼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두 갱단이 휴전 협정을 맺었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싸움은 계속되고 있으며, 국가가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경찰 및 자경단 대 갱단 간 싸움도 이어지면서 아이티 주민 수십만 명이 집을 비우고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다.
추가 보도: 기예르모 D. 올모, 세실리아 바리아, 바네사 부쉬슐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