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서울광장서 3년 만에 퀴어축제 열렸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찾은 사람들은 성적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 마스크, 망토 등 다양한 소품을 갖고 행사에 참여했다

국내 최대 규모 성 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이하 퀴어축제)가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개최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6일 오전 11시 사전 행사를 시작으로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퀴어축제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약 1만3000명(경찰 추산)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축제 슬로건은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로 정해졌다.

축제를 기획한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우리의 존재가, 각자 살아가는 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며 "세상이 동성애는 물러가라고 해도 우리는 존재 자체로도 아름답다"고 했다.

행사장에는 성적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이 곳곳에 나부꼈다. 무지개색 마스크와 망토를 두르고 인형 등 각종 무지개색 소품을 든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본격적인 축제에 앞서 국내 인권단체,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종교 단체 등은 페이스페인팅과 굿즈 판매 등 부스 행사를 진행했다.

이어 오후 2시에는 환영 무대와 연대 발언이 이어졌고, 오후 4시에는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을지로입구, 종로, 명동을 지나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는 총 3.8km 퍼레이드가 개최됐다. 오후 7시에도 축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아일랜드, 독일, 호주, 캐나다 등 각국 주한 대사 및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지 연설을 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는 "이번 주에 한국에 막 도착했는데 이 행사에는 꼭 참여하고 싶었다"며 "우리는 그 누구도 두고 갈 수 없다. 계속 인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 대사는 "21세기에 성 지향이나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며 "누구나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리아 카스티요-페르난데즈 EU 대사는 "최근 성 소수 공동체에 대한 공격 등 성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편견과 혐오가 심해지고 있는데 이는 인권침해 행위"라며 "인권이 위기에 처한 지금, 어느 때보다 이런 행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퀴어축제 반대집회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서울광장 맞은편에서는 퀴어축제 개최에 반대하는 맞불집회가 열렸다

서울광장 맞은편에서는 보수·종교단체들을 중심으로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는 약 1만5000명(경찰 추산)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차별금지법 반대'나 '동성애 금지' 등의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퀴어 축제 개최를 허용한 오세훈 서울 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이날 인파로 인한 교통 체증과 양측 집회 참가자 간 충돌을 대비해 경찰 300여 명이 투입됐다.

올해 23회를 맞은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 2년간 온라인으로 진행, 이번에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