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초교 총기 난사 생존자, '친구의 피를 바르고 죽은 척했어요'
- 기자, 번드 데버스만 주니어, 첼시 베일리
- 기자, BBC News, 워싱턴
지난 5월 24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유밸디 롭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서 친구의 피를 자기 몸에 발라 죽은 척하며 생존한 미아 세릴로(11)가 8일 미국 하원에서 학급 교사가 살해당했던 순간을 증언했다.
주의: 이 기사에는 살해 묘사 등 다소 불편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세릴로는 "총격범은 선생님에게 '잘 자라'고 말한 뒤 선님의 머리를 쐈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반 친구 몇 명을 쐈어요."
어린이 19명을 포함 총 21명이 숨진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에서 총기 규제에 관한 논쟁을 다시 일으켰다.
과거에도 전국적인 총기 규제를 위한 노력이 여러번 있었으나, 번번이 난항을 겪었다.
이날 하원 총기 폭력 청문회에선 미리 녹음된 증언 영상이 재생됐다. 영상 속 세릴로는 교사가 총을 든 범인의 모습을 보고 학생들에게 숨으라고 했다는 이야기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18세의 총격범은 아이들이 책상과 책가방 뒤로 숨는 동안 교사를 총으로 쐈다고 한다.
세릴로 또한 어깨와 머리에 파편을 맞았다. 세릴로는 친구의 피를 몸에 발라 죽은 척하며 교사의 휴대전화로 911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세릴로는 "총격범이 다시 교실로 돌아오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학급 친구의] 피를 내 온몸에 발랐다"면서 "그리고 숨죽인 채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EPA
그러면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버지 미겔 세릴로는 딸이 사건의 트라우마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겔은 "딸은 더 이상 나와 같이 놀던 과거의 그 어린 소녀가 아니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학교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무언가 바뀌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자리에는 이번 참사의 희생자 중 한 명인 렉시 루비오의 부모도 참석했다.
렉시의 어머니 킴벌리 마타-루비오는 "어디선가 우리 부부의 증언을 듣고 있을 엄마들은 '저 고통을 상상할 수 없다'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이 비극이 어느 날 여러분의 비극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는 한 말이다"고 말했다.
유밸디의 소아과 의사인 로이 게레로 박사도 청문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참혹했던 모습에 대해 묘사했다.
게레로 박사는 "총알로 아이들 2명의 몸이 너덜너덜했졌으며 목이 잘렸고 살이찢어져 있었다. 이 아이들의 신원을 밝힐 유일한 방법은 입고 있던 피투성이 만화 캐릭터 옷뿐이었다"고 말했다.
게레로 박사는 의원들에게 "우리는 롭초등학교와 다른 학교의 아이들처럼 총알투성이가 된 채 수술대에 누워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피를 흘리고 있는데 여러분들은 이곳에 없습니다."
같은 날 미 법무부는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유밸디에선 루비오의 학교 친구이기도 한 아나벨 로드리게스와 자비에 로페즈의 부모가 8일 자녀들을 지역 공동묘지에 나란히 묻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10살 아이들은 참사가 일어나기 몇 시간 전 롭초등학교 밖에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한 어린 연인 사이였다.
같은 날 저녁, 반자동 소총 구매 가능 나이를 기존 18세에서 21세로 상향한다는 법안이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졌으며, 의원 대부분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주장과 같은 표를 던졌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양당으로 분열된 상원을 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공화당 출신 상원의원 전체 50명 중 이번 총기 규제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의원은 소수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은 절충안을 모색 중이다.
상원은 이번 주말까지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의 지지를 가장 많이 얻은 법안 내용으로는 정신질환자나 범죄 전력이 있는 개인이 총기 구매를 금지하는 이른바 '적기법(붉은 깃발법)'과 모든 총기 거래 및 양도 과정에서 총기 구매자에 대한 더욱 강력한 신원 조회 도입이 있다.
한편 공화당 출신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총기 규제가 아니라 학교 보안 강화야말로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총포상 주인이기도 한 앤드류 클라이드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군 복무 중 "내가 더 어려운 목표물이 될수록 적과 교전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배웠다면서, 이미 학교에 배치된 무장 경비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잘 훈련되고 무장한 자원봉사자 부대"를 창설하자고 주장했다.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단체 '맘스 디맨드 액션'의 설립자인 섀넌 와츠는 BBC와의 인터뷰에 생존자들의 증언과 변화를 원하는 여론은 행동을 위한 "강력한" 목소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와츠는 "이번 사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국가적인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을 때 비로소 더 많은 미국인들이 더 이상 지켜만 봐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