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국 겨냥 탄도미사일 발사… '변화 바라지 말라'는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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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분단 이래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의도적으로 남쪽을 겨냥한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실질적인 영토침해 행위'라고 규탄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일 오전 8시 51분 즈음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닷새 만에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쏜 것.
이 중 한 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 즉 속초 동방 57km, 울릉도 서북방 167km 지점에 낙하하면서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기준선에서 약 22km에 불과하다.
합참은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 이남 우리 영해 근접에 떨어진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고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한국, 공대지미사일 정밀 사격
실제 한국 군 당국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합참은 "공군 F-15K, KF-16의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 해상에 정밀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격은 오전 11시 10분부터 낮 12시 21분까지 70여분 간 이뤄졌으며 발사한 미사일은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슬램-ER(SLAM-ER) 등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이날 서쪽으로도 최소 7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국 군 당국은 발사 시간과 장소 역시 다양하게 분포했다고 전했는데 북한이 한꺼번에 10발 이상의 미사일을 쏜 것은 올해 처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월 6일 SRBM 8발을 발사한 바 있다.
윤 대통령 '북한에 대가 치르게 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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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국 사회와 한미동맹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군사합의 등을 위반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 방사포 및 해안포 사격 등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대한 모든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 중 감행된 이번 도발이 인륜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개탄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 주재 NSC가 열린 것은 지난 5월 2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현재 한미 군 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닷새간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최신 스텔스 전투기인 F-35B 4대가 처음으로 한국으로 전개돼 훈련에 참가 중인 가운데 북한이 이를 빌미로 도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BBC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등을 10발 이상이나 발사한 것은 한미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의 고강도 대남 무력시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NLL을 무력화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 대북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이 지난 9월 8일 선제 핵 공격 정책 공표 이후 핵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위협 수준을 계속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한국을 향해 '변화를 바라지 말라'는 시그널을 계속 보내는 것으로 특히 한국의 남남 갈등 조장, 평화 프레임 등을 형성하기 위해 도발의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다는 얘기다.
곽 전 분석관은 향후 북한이 과거 연평도 포격 도발이나 한반도 전체를 관통하는 미사일 발사 등의 실제적인 위협을 가하는 도발로 나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정천 당 군사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오전 연합공중훈련을 겨냥해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철저히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군사훈련이자 대단히 재미없는 징조"라고 주장하며 "겁기 없이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이 시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서 언급된 '끔찍한 대가', '무력의 특수한 수단'은 핵무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무력정책 법령을 채택하며 '핵무력의 사명'을 언급한 바 있다.
7차 핵실험 위한 명분 쌓기?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의도적으로 NLL 이남을 겨냥했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지만, 오는 7일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7차 핵실험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박정천 부위원장의 대미-대남 비난과 남측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이 추가 핵실험을 위한 '명분쌓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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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북한 외무성도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무력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은 "북한의 도발은 핵 능력에 대한 자신감에 기인한 것"이라며 "한반도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킨 후 7차 핵실험으로 방점을 찍고, 사실상 핵 보유국의 위상을 갖고 미국과 담판에 나서려 한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이번 도발을 통해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절대 목표를 향해 좌고우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태 의원은 북한이 지난 중국 20차 당 대회 초반에도 도발했다며, 이태원 참사로 비통에 빠진 한국 사회 분위기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핵실험을 위한 국제적인 여건이 마련됐고 '관심끌기' 차원에서도 정치∙외교적 목적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불확실성이 있기 마련이지만, 지금이 타이밍은 타이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에 서 있고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미국의 주의가 분산돼 있는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이 정치적으로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시기라고 그는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7차 핵실험의 직접적인 전조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곽길섭 전 분석관은 "이번 북한의 도발은 선제 핵 공격 법제화 이후 각종 도발의 마무리 단계로 가는 일종의 '여진'으로 볼 수 있다"며 "7차 핵실험으로 갈 수 있는 과정인 것은 맞지만, 핵실험 직전의 전조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