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바다 포유류 '듀공', 중국서 멸종됐다

'바다의 가장 온화한 거인'으로도 알려진 듀공은 느긋한 천성과 느린 행동으로 남획과 선박사고에서 살아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PATRICK LOUISY

독특한 생김새로 인어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이렌'의 영감이 되기도 한 해양 포유류 '듀공'이 중국에서 멸종됐다는 연구 발표가 나왔다.

지난 5년 동안 중국 해안 지역에서 듀공을 목격한 사람은 단 세 사람뿐이다.

'바다의 가장 온화한 거인'으로도 알려진 듀공은 느긋한 천성과 느린 행동으로 남획과 선박사고에서 살아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 다른 지역에선 아직 듀공이 남아 있으나, 멸종 위기에 놓였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영국 런던동물학회(ZSL)의 새뮤얼 터비 교수는 "중국에서의 사실상 듀공 멸종은 엄청난 손실"이라고 말했다.

런던동물학회와 중국과학원 소속 연구진은 과거 중국에서 듀공이 발견된 장소에 대한 모든 자료를 검토한 결과, 2000년 이후 전문가가 목격해 진위가 확인된 목격 사례가 없음을 알아냈다.

게다가 지역 주민 목격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해안가 인근 주민 788명을 인터뷰했지만, 이들 또한 평균 23년간 듀공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지난 5년간 듀공을 딱 한 번 봤다는 사람은 3명뿐이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듀공이 사실상 중국서 멸종됐다고 선언하게 됐다. 런던동물학회의 하이디 마 박사후연구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듀공은 더 이상 독자 생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듀공은 독특한 해양 생물로 몸무게가 거의 0.5톤에 달하며, 같은 바다소목에 속한 매너티와 함께 해양 포유류 중 유일하게 채식을 한다.

매너티와 생김새나 행동이 비슷하나, 듀공의 꼬리는 마치 고래처럼 가운데가 갈라져 있으며, 성품이 온화하다. 이 때문에 고대 선원들이 인어를 상상하게 됐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듀공은 코끝의 감각모를 이용해 해초를 먹는다

사진 출처, PATRICK LOUISY

사진 설명, 듀공은 코끝의 감각모를 이용해 해초를 먹는다

중국에서도 얕은 해안에 서식해 안타깝게도 20세기 들어 이들의 가죽, 뼈, 고기 등을 노린 포획의 쉬운 표적이 됐다.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하자 1988년 중국 국무원이 듀공을 1급 보호종으로 분류했으나, 해초지 등 지속적인 서식지 파괴로 "급속한 개체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유엔환경계획(UNEP)은 산업 및 농업으로 인한 오염, 해안 개발, 무분별한 어업, 기후 변화 등으로 매년 전 세계 해초지의 7%가 사라지고 있다고 추정한다.

터비 교수는 호주나 동아프리카 등 듀공이 서식하는 전 세계 다른 지역이 이번 중국에서의 멸종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효과적인 보존 조치가 마련되기도 전에 생물이 멸종할 수도 있다는 진지한 경고"라는 것이다.

듀공은 전 세계적으로 열대 지역 37곳에서 발견되며, 그중에서도 인도양과 서태평양의 얕은 해안에서 주로 서식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도 '멸종 위기 취약종'으로 분류돼 있다.

한편 현재 미국 뉴욕에선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취지의 새로운 UN 해양 조약을 마련하자는 국제 사회의 회의가 진행 중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크리스티나 제르데 공해정책 고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듀공은 인간 활동이 해양 환경에 점점 더 침범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슬픈 사례"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