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31년 만에 부활 눈앞에…왜 논란일까

사진 출처, News1
최근 경찰 권한이 확대됨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행정안전부(행안부) 산하에 경찰 지원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30여 년 전 폐지한 '경찰국' 기능을 되살리는 조치라는 논란이 있다.
21일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자문위)는 경찰의 민주적 관리·운영과 효율적 업무수행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조직 신설 △행안부 장관의 소속 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 제정 △경찰 인사 절차의 투명화 △감찰 및 징계 제도 개선 △경찰 업무 관련 인프라 확충 △수사 공정성 강화 등이 담겼다.
행안부 내 경찰 지원 조직을 신설해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을 비롯한 고위 경찰공무원(총경 이상) 인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지휘 및 감찰·징계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다.
자문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황정근 변호사는 "경찰 수사권의 법적인 성격과 그 범위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도 "경찰을 둘러싼 권한과 책임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정부기관의 나름대로 민주적인 관리 운영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자문위를 구성해 권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행안부 자문위 권고안이지만, 자문위 자체가 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시로 구성됐고, 행안부 차관 등도 참여했기 때문에 행안부가 그대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경찰국'이란?
권고안에 '경찰국'을 부활시키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은 아니다. 아예 '경찰국'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권고안대로 행안부 산하에 경찰 지원조직이 신설되면, 1960년대 경찰이 내무부(행안부의 전신) 산하 조직 '치안국'일 때처럼 행안부의 통제를 받게 돼 사실상 '경찰국' 부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치안국은 이후 치안본부로 승격됐지만, 여전히 내무부 통제를 받았다.
치안본부는 1991년 경찰법이 제정되면서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분리됐다. 행안부 업무에서도 치안 업무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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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민주주의 역행'
경찰 조직이 행안부 외청으로 독립한 중요한 이유가 민주화 운동인 만큼, 이와 관련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행안부 밑에 경찰 지원조직을 신설하는 건 경찰 중립화라는 기본 헌법 정신에 반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지금의 경찰 조직은) 한국의 특이한 역사적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1960년에 4·19 혁명이 있었고, 경찰 중립화가 헌법의 가치가 됐어요. 1961년에 헌법 조항에서 삭제됐지만, 헌법 전문에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는 조항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경찰 중립화는 헌법 정신이자 가치인 거죠."
또 "그 당시 경찰이 정치권력의 도구로 이용되면서 정치 사병화가 됐고, 그런 문제 때문에 정부조직법상 (치안 사무가) 행안부 장관 밑에 있으면 안 된다는 입법적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그런데 시행령을 통해 (경찰 지원조직을) 신설하는 건 헌법 정신과 법치 행정에 반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평가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반대 의견을 밝혔다.
경찰 출신인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경찰국 설치와 관련해 "법치주의 훼손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행안부 장관이 시행령 개정을 시도한다면 헌법상 법률 우위의 원칙이나 현행 정부조직법, 경찰청법 위반이기 때문에 헌법과 법률 위반으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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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은?
하지만 최근 경찰 권한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고,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감독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 초부터 검경 수사권이 조정되면서 경찰에 수사 종결권이 주어졌다. 특히 지난달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 등을 골자로 하는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통과하면서 경찰은 대부분의 수사권을 넘겨받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시민단체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지난 21일 "경찰에 대한 정치적 통제가 아니라 민주적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국회가 추천하는 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행정기관인 국가경찰위원회를 통해 경찰과 인사와 예산을 통제하고 옴부즈맨과 시민이 참여하는 다수의 장치로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경찰 수사 업무에 있어서 민주적인 통제는 시민에 의한 통제"라며 "예를 들어 시민이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할 경우 과학수사, 법과학, 법률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모여 진상조사를 하고 재수사를 요청한다거나 옴부즈맨 제도, 시민단체, 언론을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안부 장관은 선출 권력이 아니므로 결국 정권의 요구나 논리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며 "장관이 정치인이든 공무원 출신이든, (민주적이 아닌) 권력적 통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