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한미 '북한 핵실험 시 독자제재'… 중국 징벌에 한국도 참여?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강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신규 제재는 물론 독자 제재까지 추진할 전망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기자 간담회에서 전날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전술핵 사용까지 거론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가 한미 양국의 최우선 정책 과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국 장관은 전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기존 제재 이행의 허점을 막을 구체적 방안과 제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장단기 군사대비 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박 장관은 특히 블링컨 장관에게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고 중국과 함께 전략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독자 제재 부과될까?

한미가 언급한 독자 제재는 북한 핵실험 시 유엔 제재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미국과 한국 등 동맹 차원의 제재를 말한다.

제재 그물망을 더 촘촘히 해 안보리 결의 등 기존 다자제재의 틈새를 막겠다는 의도다.

한국 외교부는 14일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풍계리 핵실험 준비 동향 등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신규 안보리 제재 결의는 물론 추가 독자 제재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형중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한미 양국의 독자 제재 추진은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는 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시 미국이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 강화를 추진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박 연구위원은 "독자 제재는 현실적으로 기존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법 그리고 북한과 무역하는 중국 기업∙정부 등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정도"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유류∙석탄 등에 대한 해상 불법 환적이 자행되고 있고 이는 사실상 중국의 방관과 묵인 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따라서 "한미 그리고 국제사회가 협력해 해상에서의 이러한 불법 환적에 대한 통제 강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박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한미의 세컨더리 보이콧?

'세컨더리 보이콧' 행사 가능성 역시 충분할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지난해 5월 12일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화보 '대외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 김 위원장이 2018년 3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는 모습이 실려있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거래의 불법성 여부를 따지지 않고 정상적 거래에 대해서도 제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국제사회에 북한과 거래를 기피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박형중 연구위원은 "실효성 측면에서는 미국의 제재가 뼈아프겠지만 한국의 참여 역시 매우 상징적"이라며 "이는 곧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중국에 대한 징벌에 한국도 참여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독자 제재를 하게 된다면 4년 반만으로, 외교부를 포함해 어떤 것들이 가능한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형석 한국통일외교협회장은 "한미의 추가 제재 논의는 당장의 개량적인 효과보다는 외교적, 심리적 차원에서의 압박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금은 북한을 달래는 것보다는 강하게 압박해서 북한이 생각을 달리하게끔 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한미 외교장관이 이 같은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북한의 핵실험 시 추가 제재 부과 가능성에 대해 "현 정세에서 제재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대화와 협상만이 실행 가능한 유일한 방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말만 하지 말고 일련의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라"며 "예를 들어, 적당한 시기에 어떤 영역의 대북제재를 취소하는 등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