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향년 95세로 별세...북에서 '전국 노래자랑' 열고 싶다는 꿈 끝내 못 이뤄

지난해 11월 서울 KBS 방송국을 나서며 손인사를 하고 있는 송해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해 11월 서울 KBS 방송국을 나서며 손인사를 하고 있는 송해

"딩동댕동~! 전국~ 노래자랑~!" 실로폰 소리에 이어 송해 씨의 힘찬 구호, 그리고 경쾌한 음악까지. TV속 익숙한 이 멜로디는 일요일 낮 12시임을 알려주었다.

지난 34년간 KBS TV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 오프닝을 책임져 온 방송인 송해 씨가 8일 오전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다.

고인은 지난 1월 건강 문제로 입원을 했고,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월에도 건강 문제로 입원을 했고, 이 과정에서 출연 중이던 KBS '전국 노래자랑'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다.

고향인 황해도 재령군에서 '전국 노래자랑'을 진행하는 것이 소원이라던 고인은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역사의 산증인

1927년 4월 27일 북한 황해도 재령군에서 태어난 송해 씨는 1949년 만 22세 나이에 해주예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했다. 이후 스물세 살이던 1951년 한국전쟁 당시 연평도로 피란을 왔다.

연평도에서 미 군함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는데, 실향민으로 바닷길을 건너온 고인은 이때부터 본명 송복희 대신 바다 '해'를 사용해 이름을 다시 지었다고 한다.

1954년 악극닥 단원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후 코미디언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등으로 활약했다. 그렇게 70년 가까이 현역 방송인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최고령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88년 5월부터 매주 일요일 KBS '전국 노래자랑' 사회자로 34년간 활동하며 '국민 MC'로 자리 잡았다.

송해 씨는 코로나19로 지난 2020년 3월 '전국 노래자랑' 현장 녹화가 중단된 뒤에도 스튜디오 촬영으로 스페셜 방송을 진행했다.

다만 지난 5일 2년여 만에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에서 재개한 현장 녹화에는 장시간 이동이 부담스러워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4월 송 씨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올해 5월 23일 진행된 기네스 세계 기록 등재 인증서 전달식에 등장한 송해 씨는 "'하늘을 찌르는 듯한 기분'이라고 하는데 초월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1월 3일 전남 나주시에서 진행된 '전국 노래자랑' 방송본

사진 출처, KBS 방송화면 캡처

사진 설명, 지난 2016년 1월 3일 전남 나주시에서 진행된 '전국 노래자랑'

희극인 1세대

1960년대 초반 대중문화 흐름이 극장에서 라디오, TV 등 매체로 옮겨지면서 고인은 동아방송, MBC 등에서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MBC '웃으면 복이와요'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박시명, 구봉서, 배삼룡 등 한국 희극인 1세대 등과 함께 활약했다.

지난 2009년 제1회 대한민국 희극인의 날에서는 희극인들이 선정한 '자랑스러운 스승님 상'을 받았다.

8일 서울 종로구 송해길 입구에 세워진 송해 동상에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놓인 꽃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8일 서울 종로구 송해길 입구에 세워진 송해 동상에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놓인 꽃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고인 송해 씨의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진행된다.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는 8일 고인의 장례식은 희극인장으로 치르고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한다고 밝혔다.

고인은 아내의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부부가 함께 묻히고 싶다는 바람을 생전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달성군은 송해공원을 조성하고 지난해 12월 '송해 기념관'을 개관했다.

유족으로는 두 자녀가 있다. 60년을 해로한 아내 석옥이 씨는 지난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지난 1986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