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하면 신규 대북제재 재추진'... 미국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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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을 향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신규 제재안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이 또다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이 최근 적극적으로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선 기존 대북제재를 확실하게 이행할 필요가 있고 최근 안보리 표결처럼 추가 제재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대북 유류 공급 제재 강화를 자동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의 '유류 트리거' 조항을 근거로 새로운 대북 제재안을 안보리에 올렸다.
하지만 이 제재안은 지난달 26일 안보리 표결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부결됐다.
부결된 결의안에는 북한의 원유 수입량 상한선을 기존 400만 배럴에서 300만 배럴로, 정제유 수입량 상한선을 기존 50만 배럴에서 37만5000배럴로 각각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미국이 또다시 신규 제재안을 추진한다 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이에 동참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일 미국 주도의 신규 대북제재 동참 여부에 대해 "현 정세 하에서 제재 일변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대화와 협상만이 실행 가능한 유일한 방도"라며 오히려 미국을 향해 "말만 하지 말고 적당한 시기에 대북제재를 일부 취소하는 등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일 ICBM급 '화성-17형'과 KN-23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3발을 섞어 쏘면서 한반도 긴장 고도를 끌어올린 바 있다.
'신 냉전체제… 중·러 몽니 부려'
이러한 미중 대립과 관련해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BBC에 "신냉전 체제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2017년 대북제재 2397호에 북한이 추가 ICBM을 발사할 경우 대북제재를 강화하도록 하는 트리거 조항이 있지만 현재 아무것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질서와 규범에 상관없이 중국과 러시아가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또 "북한이 이스라엘, 파키스탄과 같이 핵 보유국이 되려 한다"며 "미국이 북한 핵을 인정해주면 ICBM 개발 및 제3국으로의 핵 기술 이전 포기 등을 내세워 협상을 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북미대화 전망에 대해서는 "북미가 만나서 대화는 할 수 있겠지만, 현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이러한 전략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가 3일 서울에서 회동한다.
미 국무부는 1일(현지시간) 성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일 3국 북한 현안 논의를 위해 2~4일 방한한다고 밝혔다. 3국 대표는 북한의 ICBM 발사와 북한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성김 대표가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며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문제를 다루기 위해 국제사회와 지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덕민 교수는 "이러한 회담을 통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고 중러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CBM 발사로 모라토리엄 깨고 '마이 웨이'
북한이 지난 3월 24일 ICBM 시험발사를 통해 모라토리엄(핵∙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을 깼고, 김정은 위원장이 4월 25일 군 창건 90주년 연설을 통해 '핵 무력 강화' 노선을 천명한 이상, 7차 핵실험 시기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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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차관을 지낸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북한이 2018년 4월부터 4년간 유지해오던 모라토리엄을 깼다는 것 자체가 이제 더 이상 미국과 협상 안하고 핵 개발에 본격 돌입하겠다는 것과 진배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까지만 해도 북한이 선대선, 강대강 노선을 유지하는 등 대화를 아예 단절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미국이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가시적인 조치가 없이는 대화가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했고 북한 역시 방법이 없으니 방향을 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대외정책 방향과 전략은 이미 다 정해졌다는 얘기다.
이관세 소장은 "핵과 ICBM을 대량 보유했지만 체제 안전 보장을 믿고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가 지금 러시아로부터 공격당하는 것을 본 북한이 이제 와서 핵을 포기할 수가 있겠냐"며 "더 강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만들면 상대방으로부터 협상이 들어올 거라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은 현재 핵 무력 완성에 최대한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런 연속선상에서 본다면 핵실험도 당연하다"며 "코로나 상황인 만큼 추가 핵실험 시기는 여건과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올 들어 ICBM 시험발사를 6차례 강행했으며, 최근에는 7차 핵실험 동향이 포착돼 한미 정보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