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 2.0’ 논란 속 강행…왜 비판받나

루나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지난 28일 테라2.0이 출시되면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새로운 루나가 거래되고 있다

'테라 2.0'이 새로운 루나 토큰과 함께 출시됐다.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후 논란의 중심에 있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테라 부활 계획'을 강행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31일 오전 10시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새로운 루나(LUNA)는 1만1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2조4690억원 수준이다.

루나는 지난 28일(한국시간 기준) 쿠코인, 후오비글로벌, 바이비트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됐다. 상장 직후 2만400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약 2시간 만에 7000원대까지 급락했다. 한동안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다가 이날 1만원대로 올라서는 등 가격 변동을 보이고 있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는 상장되지 않았다.

'테라 1.0'과 무엇이 다른가

'테라 2.0' 블록체인에서는 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되지 않는다. 기존 테라 체인은 '테라클래식', 루나 토큰은 '루나클래식'(LUNAC)으로 이름이 바뀐다.

핵심은 '보상'이다. 테라폼랩스는 기존 루나와 테라 보유자에게 보유 비율에 따라 루나 2.0를 무상으로 제공(에어드롭)한다. 이때 테라폼랩스는 분배 대상에서 제외해 테라 2.0이 온전히 커뮤니티가 소유한 블록체인이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루나 코인을 언제, 얼마나 갖고 있었는지에 따라 분배 및 매도 가능 시점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지난 7일 테라 코인 가격이 1달러에 연동되지 않고 무너진 '디페깅' 이전에 1만 루나 미만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매도 제한(락업)없는 물량 30%를 지급받을 수 있고, 나머지 70%은 2년간 6개월마다 락업이 순차적으로 해제된다.

테라루나 사태 대책 논의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테라 부활 계획을 표결에 부친 결과, 예비투표와 본투표에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테라 부활, 누가 원했나?

권 대표는 테라 커뮤니티 회원들을 대상으로 '테라 부활 계획'을 표결에 부쳤다.

테라 커뮤니티 '테라 스테이션'에서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테라 부활 계획2'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투표율 83.27% 중 찬성 65.5%, 기권 20.98%, 반대 0.33%을 기록했다. 거부권을 행사한 비율은 13.2%였다.

앞서 테라 커뮤니티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예비 투표와는 다른 결과다. 이 투표에서는 90% 이상이 반대표를 던졌다.

예비 투표에서 루나 코인 보유자와 미보유자를 포함해 '1인 1표'였던 방식은 본투표에서 루나 코인 보유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코인 1개당 1표' 방식으로 바뀌었다.

테라 부활에 반대하는 다수는 테라 2.0이 결국 더 많은 코인을 보유한 '큰 손'에게만 유리한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여러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많은 투자자들은 기존 루나 코인을 소각하는 방법을 주장했다. 루나를 소각하면 루나 공급량이 줄어 투자자들이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권 대표는 루나를 사들일 자금이 없다고 거부해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루나를 소각할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 주소는 공개했지만, 그러면서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당신의 코인을 잃어버릴 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여러 전문가들은 루나 2.0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루나 2.0이 투자 수단으로 적절치 못할 뿐만 아니라 사태 수습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겸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라며 "이미 신뢰를 다 잃고 망한 상황에서 2.0 버전을 출시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겸 앤드어스 대표는 "테라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권 대표가 시장에 나타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며 "이런 사태를 미리 예견했는지, 예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인지한 시점에 어떤 조처를 취했는지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물론 회사 자산을 투명하게 밝히고 피해자를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루나 2.0을 받아주는 거래소들도 기업윤리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고 암호화폐에 대한 시장 인식을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