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의 의미와 선거 결과로 본 극복 과제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인사 기자회견하는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인사 기자회견하는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 기자, 나리 킴
    • 기자, BBC 코리아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제20대 대선은 '역대 비호감 선거'라는 수식어를 시작으로 갖은 기록을 쏟아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사태에서 선거가 치러지면서 투표시간을 한 시간 반 연장했고, 사전투표율은 36.93%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본 선거일에는 윤석열 당선인이 0.73% 포인트 차이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앞서며 '역대 최소 득표차'를 기록했다. 또 후보 간 득표차보다 더 많은 '역대 최다 무효 표'도 나왔다. 이러한 초박빙 접전이 이어지면서 '최장 개표 시간'도 기록했다.

윤 당선인은 첫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자, 1987년 개헌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대통령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그동안 10년마다 정권이 교체됐던 '10년 주기론'도 깨졌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끝난 9일 서울 중구구민회관에 설치된 개표소 현장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끝난 9일 서울 중구구민회관에 설치된 개표소 현장

0.73%p 역대 최소 득표 차

제20대 대통령선거는 불과 24만 7077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윤석열 후보는 48.56%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며 47.83%의 지지를 얻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0.73% 포인트 앞서며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1, 2위 후보 간 최소 득표 차다. 역대 가장 적은 표차로 당락이 갈린 대통령 선거는 1997년 제15대 대선으로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득표 차이는 39만 557표, 득표율 차는 1.53% 포인트였다.

미세한 격차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컨설팅의 이상일 소장은 "정체 교체는 실현했지만 전폭적인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분에 주목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정권 교체를 하긴 해야 되는데 그 주자로 올라와 있는 윤 후보 또는 국민의힘이라는 정치 세력에 대해 압도적인 힘까지 밀어 주면서 믿고 맡겼을 때 초래할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히 컸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표차가 크게 되면 힘의 논리가 작동해 지난 5년을 되돌릴 수도 있는데, 이것에 대해 오히려 민심이 두려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소한 득표차는 윤 당선인에 대해 반대하는 민심 또한 지지자만큼 존재한다는 의미로 윤석열 당선인은 앞으로 이들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여 마음을 얻는 것 또한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헌정 사상 첫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탄생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헌정 사상 첫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탄생

30만 7542 무효 표...역대 최다

20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무효 투표수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의 득표차보다 많았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무효 표는 30만 7542표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19대 대선 당시 무효표 13만 5733표, 18대 대선 당시 무효표 12만 6838표의 2배 이상 높은 수치이자 역대 최고치다.

뿐만 아니라 이재명 윤석열 후보간 표차인 24만 7077표 보다 많다. 이 후보는 1614만 7738표, 윤 후보는 1639만 4815표를 득표했다.

후보 간 표차보다 무효 표가 많이 나오게 된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의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 시점 이후 사퇴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본 투표 당시 '사퇴' 표시가 없는 투표용지에 헷갈린 유권자가 사퇴 후보를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두 사람이 사퇴하기 전인 지난달 23일에서 28일에 이뤄진 재외국인 투표에서도 무더기 무효 표가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사퇴한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무효 표를 찍고 싶었다는 유권자도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40대 우 모 씨는 "뽑고 싶은 후보가 없어서 투표하는 순간까지 고민했다"면서 "현 후보들에게 불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사퇴한 후보를 찍을까도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극명한 영호남 벽

2022 대통령 선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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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0일 10:00:00

100%전국 개표율
대한민국
후보자득표율
이재명 47.83%
윤석열 48.56%
심상정 1.97%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보와 보수의 '텃밭'으로 각각 불리는 영호남 지역에서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동서 지역 구도가 이번 대선에서도 실현됐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구 75.14%와 경북 72.76%, 경남 58.24% 등 영남 지역에서는 이 후보를 크게 앞섰다. 이재명 후보는 대구 21.60%, 경북 23.80%, 경남 37.38% 등에 머물렀다.

반대로 호남에서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80%를 넘었다. 이 후보가 광주 84.82%, 전북 82.98%, 전남 86.10%을 기록한 반면 윤 당선인은 광주 12.72%, 전북 14.42%, 전남 11.44%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성단체 '샤우트 아웃' 주최로 열린 '여성혐오' 규탄 집회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성단체 '샤우트 아웃' 주최로 열린 '여성혐오' 규탄 집회

표심에 나타난 젠더 갈등

선거 과정에서 부각된 '젠더' 갈등은 20대 남성과 여성이 반대편으로 총결집하면서 또 한 번 갈라졌다.

KBS, MBC, SBS 방송 3사가 9일 투표 종료와 함께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에서 윤 당선인은 58.7%의 지지를 얻으며 이 후보의 36.3%를 제쳤다.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이 후보가 58%, 윤 당선인이 33.8%를 각각 기록했다.

지역 갈등에 이어 젠더 갈등까지 골이 깊어진 것은 앞으로 새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됐다.

10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마친 후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선인이 방명록에 남긴 글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10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마친 후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선인이 방명록에 남긴 글

국민이 선택한 것은 '정권교체'

비록 1% 포인트도 안되는 차이지만 윤석열 당선인이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서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진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 민주당에 정권을 빼앗긴 지 5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대선 정국 내내 과반을 넘나들었던 '정권심판' 여론이 당선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문재인 정권에 대한 '내로남불' 비판이 젊은 층 사이에서 퍼지고,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집값 급등과 극심한 전세난이 이번 선거에 표심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소한 득표차는 여전한 진영 갈등과 깊어진 젠더 갈등이라는 해결 과제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더해 윤 당선인의 차기 정부 앞에는 확진자 규모가 정점을 향해 폭증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대응과 함께 기후 위기, 탄소중립 대전환 시대를 맞아 산업구조 혁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생 도모, 우크라이나 사태와 한반도 긴장을 비롯한 외교 안보 위기 등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