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특별사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 대선 변수로 작용할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년특별사면으로 석방된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 박 전 대통령의 석방 환영 및 쾌유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년특별사면으로 석방된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 박 전 대통령의 석방 환영 및 쾌유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수감생활을 해 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 신년 특별사면으로 31일 0시에 석방됐다. 구속 4년 9개월 만의 일이다.

사면 절차는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됐다. 서울구치소 직원이 박 전 대통령에게 사면증을 교부하고 병실에 상주하던 교정 당국 직원들을 철수하면서 사면 절차는 마무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사면증을 받았지만 병원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당분간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수감 생활 중 어깨와 허리 질환 등으로 수술과 입원 치료를 이어나가다가 지난달 22일부터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석방되긴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탄핵을 당한 만큼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른 예우는 받지 못한다. 다만 최소한의 경호 지원은 이뤄진다.

사면에 엇갈린 반응

사면 전날 오후 10시부터 병원 앞에 집결해 카운트다운을 외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폭죽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병원 인근에는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축하하는 현수막도 내걸렸다. '박근혜 대통령 건강을 기원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자유의 몸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걸렸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앞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무효 투쟁은 이어갈 것"이라며 "재심을 통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잘못됐다는 것을 반드시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석방을 축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석방을 축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반면 진보단체인 전국민중행동 등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약 300명이 모인 가운데 사면을 규탄하는 촛불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번 사면은 촛불정신을 배반하는 행위"라며 박 전 대통령의 사면 조치를 거세게 비판했다.

앞서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4.16가족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은 지난 2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4.16가족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은 2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4.16가족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은 2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전 대통령 입장은?

박 전 대통령은 석방 전후로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31일 0시를 약 8시간 앞두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사면 결정 직후 입장발표를 한 만큼 오늘 입장발표는 없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사면 발표 이후 유 변호사를 통해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며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석방에 맞춰 공개한 자서전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서는 탄핵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시간은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책에서 박 전 대통령은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엉킨 실타래도 한 올 한 올 풀릴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사면, 대선 변수될까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은 이번 사면이 대선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여권의 경우 일단 '촛불민심'의 반발이 변수다. 이 때문에 이번 사면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6일 "사면 논의는 전혀 사전에 들은 바가 없다"며 "워낙 예민한 사안이고 저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폭풍, 여러 갈등 요소 등을 대통령께서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신 것 아닌가 싶다"고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인터뷰에서 말했다.

일각에선 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이 상승할 수도 있을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민주당 절대 열세 지역이지만, 사면을 통해 우호적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불허했던 바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윤 후보는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불허했던 바 있다

야권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검사 시절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주도했던 만큼 셈법이 복잡해졌다. 야권은 '강성 보수층' 분열에 대한 우려가 있다.

윤 후보는 30일 대구를 방문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찾아뵙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 강성 친박 인사들은 "찾아뵙기 전에 잘못을 고백하고 석고대죄하라"는 등 윤 후보에게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이번 특별사면을 대선 판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카드라고 봤다.

그는 "윤 후보의 경우 당내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유발되는 상황에서 특별사면 카드가 나왔다"며 "당내 일부 친박계가 사면을 계기로 당내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큰데, 이럴 경우 TK(대구·경북) 민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후보의 경우, 현재 박빙 구도에서 중도층을 끌어들이거나 상대 쪽 이탈표를 끌어들여서 승리하는 구도를 생각하고 있을 텐데 이번 사면을 통해 반사적 이익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본다"고 평했다.

다만 이 평론가는 박 전 대통령이 향후 대선 관련해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사면 결정 나고 박 전 대통령 측의 첫 메시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한다'였다"며 "영향력을 끼치려고 했으면 조금 공격적으로 나오거나 석방하면서도 메시지를 내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