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결의안 17년 연속 채택.....북한, '적대시 정책의 결과물' 반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5년 12월 10일 뉴욕에서 열린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안보리 회의에서 투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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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또다시 채택됐다. 2005년 이후 17년 연속이다.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인권침해를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됐다.

올해도 '인권침해에 가장 책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고려하라'는 북한 정권 차원의 인권침해에 대한 고강도 비판이 담겼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책임 규명'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고문∙자의적 구금∙성폭력 ▲정치범 수용소 ▲강제 실종 ▲이동의 자유 제한 ▲송환된 탈북자 처우 ▲종교∙표현∙집회의 자유 제약 ▲코로나19로 더 악화된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등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 재개'와 '일본인 납북 피해자 즉각 송환'에 대한 문구는 물론 '미송환 전쟁포로와 그 후손에 대한 인권침해 우려'도 올해 처음으로 포함됐다.

아울러 북한에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등 관련 기구와 협력해 코로나19 백신을 적시에 공급∙배포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북한인권결의안은 다음 달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2018년 9월 유엔 총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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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018년 9월 유엔 총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부

북한 반발… '적대시 정책의 결과물'

이번 결의안에 대해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인권 보호 및 증진과는 무관한 정치적 책략"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또 "결의안에 열거된 인권침해는 북한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북 적대시 정책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을 근거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야말로 인권침해 국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은 컨센서스에는 참여했지만 2019년 이후 3년 연속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 아래 작년과 마찬가지로 결의안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도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유엔 등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것이 한국의 기본 입장"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도 결의안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이 공동제안국에서 빠졌다는 것 자체가 결의안 채택에 대한 지지도가 약해졌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유엔 대사를 지낸 오준 경희대 교수는 BBC 코리아에 "2019년 한국이 공동제안국에서 빠지면서 '한반도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이 설명 자체가 잘못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교수는 "한반도 상황을 고려했다는 것은 인권문제에 있어 한국이 정치적 고려를 해서 입장을 바꿨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1일 북한인권결의안과 한국의 공동제안국 비참여와 관련해 "남북관계 발전, 평화 증진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2016년 위성으로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3호 교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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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016년 위성으로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3호 교화소

'국제적 압박'으로 '북한 변화' 이끌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권결의안 채택만으로도 북한 당국의 인권침해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엔의 모든 결의안이 그렇듯 강제할 방법은 없지만 국제사회가 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네이밍 엔 쉐이밍(Naming and shaming)' 즉, 국제적 압박 또는 국제적 망신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인권결의안 채택이 북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라며 "실제 북한 내 극심한 인권침해 사항 중 하나인 공개처형 횟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사회가 인권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크게 반발하는 것 자체가 그만큼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2014년 유엔 COI 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책임이 김정은에게 있다는 명백한 책임 규명이 이뤄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현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준 교수는 "국별 인권결의는 유엔 전체에서 해마다 10개 내외인데 북한이 17년째 포함됐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의인권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인권결의안이 제3위원회에서 채택되면 한달 후 있을 유엔총회에서도 그대로 채택된다고 보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3위원회 채택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국제적 압박이 효과가 있으려면 해당 국가가 민감한 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이번에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가 반발한 만큼 국제적 압박 효과 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오 교수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