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앞두고 북한의 대일 비난…'내부 어려움 클수록 외부 탓'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19일 오후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19일 오후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북한이 같은 날 동시다발적으로 대일 비난을 쏟아냈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회식 참석 가능성을 비난했다.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17일 "최근 남조선 당국자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가 문제를 놓고 한국 내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그의 개막식 참가는 대회 인기를 올리려고 애쓰는 일본 측 장단에 춤을 추는 격이라는 게 한국 내 평가"라며 "민심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외 주간지가 이를 언급한 것이다.

반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코로나19에 따른 선수 보호를 명목으로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독도 표기 놓고 일본∙IOC 동시 비난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같은 날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홈페이지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것은 용납 못 할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고유한 우리의 영토를 강탈하기 위해 올림픽의 이념과 정신을 어지럽히는 일본 체육계의 파렴치성이 극도에 이르고 있다"며 표기 수정을 촉구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19일 한일 양국 정부는 도쿄올림픽 개막일인 오는 23일 도쿄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19일 한일 양국 정부는 도쿄올림픽 개막일인 오는 23일 도쿄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향해서는 "올림픽을 악용해 앞으로 대회마다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할 수 있는 전례를 마련하고 독도 영유권을 인정시키려는 음흉한 기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한반도기 독도 표기를 놓고 IOC가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한사코 반대했었다"며 "이중적 처사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일본 사이버 안보 강화는 재침 야망'

북한 외무성도 17일 일본이 "사이버 분야에서까지 군사화를 다그치려 한다"며 이는 "위험한 군국주의 야망의 발로"라고 말했다.

또 "일본의 사이버안전전략 초안 채택은 자위대의 실전화∙ 현대화를 완성해 재침 야망을 실현하려는 불순한 기도"라며 "파국적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본이야말로 국제사회가 경계해야 할 위험한 침략 국가∙전쟁 국가로 부활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앞서 지난 7일 사이버 안보 강화 전략 3개년 계획을 공개하고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사이버 공격 위협 국가로 꼽았다.

내부 위기 땐 외부 비난 강화

북한의 이러한 대일 비난은 기본적인 대외전략 중 하나로, 내부 정치적 단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내부 상황이 어려울수록 외부의 탓으로 돌려 어려움을 무마하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의 대일 비난은 늘 지속돼 왔지만 요즘 그 정도가 더 강해진 것은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이 내부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특히 코로나 방역 문제로 스스로 국경을 폐쇄하면서 어려움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책임 면피성 행동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물론이고 북한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일본도 나쁜 나라이고 일본의 모든 정책은 침략 야욕이 묻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아울러 북한의 대일 감정 정책이 한국도 동조를 해야 한다는 민족우선주의 노선을 강조하는 측면도 있다며 특히 "정상회담 개최 언급 등 한일 양국의 화해 분위기 속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할 수 있는 명분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한 반박 수위를 높인 것은 북한 스스로에 대한 존재감 과시 차원이란 분석도 나왔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미국과 대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일본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북미 대화도 교착돼 있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꽉 막힌 상황이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답답할 것"이라며 "북일 간 '납치자 문제'라는 큰 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일본을 많이 거론하는 것 자체가 대북 문제에 대한 인식 촉구로 읽혀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