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미 정상회담 의제' 언급… 전문가 '미국, 중국 견제 및 반도체 협력 중점'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인사를 하고 있

사진 출처, 청와대

사진 설명,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인사를 하고 있

미국 백악관은 한국시간 22일 새벽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북한 문제가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현지시간 20일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의제를 언급하며 두 정상이 중국 이슈를 비롯해 북한, 경제적 동반자 관계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측의 중요 의제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미국에게 한국은 대단히 중요한 파트너라며 지역 내 안보 및 전략적 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다만, 대중 견제 성격으로 알려진 인도태평양 4개국 협의 '쿼드(Quad: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한국 참여 요청 계획에 대해서는 멤버십의 변화를 예측할 것은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경제사회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21일 BBC 코리아에 "이는 정상회담에서 쿼드 언급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한국 정부를 배려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은 쿼드 기능별 협력을 시사하는 정도의 성의 표시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 정상회담은 현지시간 21일 오후, 한국 시간 22일 새벽에 개최되며 회담이 끝난 뒤 양국 정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대외정책을 살펴볼 때 가장 우선적인 위협은 '중국'으로, 미국 측 핵심 의제는 인도태평양 정책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21일 BBC 코리아에 "미국의 인도태평양정책에 있어 코너스톤(초석)이 일본이고 린치핀(핵심)은 한국이기 때문에 두 나라를 1순위에 놓고 차례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은 미국의 안보동맹이기도 하지만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강국인 만큼 "이 두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이 강화되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그만큼 바이든 정부에게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미국이 북핵 이슈를 미국과 세계안보의 현저한 위협으로 판단하는 만큼 소홀히 하지는 않겠지만 우선 순위가 중국과 이란 핵, 러시아 문제보다 하향 조정된 것은 틀림없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대북정책 조정기간을 100일이나 가졌고 앞서 '향후 북한의 행동을 지켜보겠다'는 미국 토니 블링큰 국무부 장관의 발언도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청와대

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 협상 재개 및 제재 완화 조치일 것이란 분석도 잇따랐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게 가장 아픈 것은 바로 대북제재다. 그로 인한 경제난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대북적대시정책 철회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내세우지만 사실상 '싱가포르' 보다는 '하노이' 때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재개, 다시 말해 행동 대 행동 조치를 취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만큼 북한이 미국의 행보에 온 관심을 쏟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바이든 행정부도, 문 대통령도 북한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범철 센터장은 "미국이 제재 완화까지는 양보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한국이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남북관계 주도권에 대한 미국의 인정"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 정도 수준의 회담에 북한이 만족할 수리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워싱턴DC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포함될 수 있다며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에 한국이 기여한 만큼 남북관계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판문점 선언은 2018년 4월 27일 첫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온 합의문으로 핵 없는 한반도 실현과 연내 종전 선언, 적대행위 전면 중지 등이 포함됐다.

이 관계자는 북미 간 합의 뿐 아니라 남북 간 합의도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