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온 가족은 ‘집콕 중’… 우리, 괜찮은 건가요?

가족들은 코로나19로 평소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가족들은 코로나19로 평소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 기자, 션 커프랜
    • 기자, 가족·교육 전문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족과 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늘고 있다. 우리는 서로 스트레스를 주고받고 있지는 않을까?

영국의 개방대학(Open University)에서 관계학을 연구하고 있는 재키 개브 교수에 따르면 평소 부부는 하루 평균 90분 정도를 함께 지낸다.

하지만 이것은 코로나19 이전 이야기다. 각국의 봉쇄 정책으로 가족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수면 시간 외 15시간에서 16시간을 함께 하게 됐다. 휴교령으로 아이들까지 나가지 못하게 되며 서로 스트레스를 주고받기에 최적화된 환경이 마련됐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운동을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진 설명,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운동을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 기회로 가족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더 친밀해질 수도 있다. 개비 교수는 "이런 시간을 겪은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명절 때도 가족 및 친지들이 함께하며 스트레스가 늘고 '증후군'을 겪긴 하지만, 이 경우엔 끝이 확실했다. 바로 명절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다. 개브 교수는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촉발시키는 것은 분명히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직장과 돈에 대한 걱정, 부족한 나만의 시간과 공간, 육아, 평소 즐겨했던 것을 하지 못하는 것, 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것,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 등이 바로 그 것.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동시에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극복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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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사례:

"일을 꼭 해야 하는 '핵심 인력(key worker)'으로 분류되는 싱글맘이에요. 재택 근무를 하고 있지만 10살과 6살 아이 둘을 돌보며 일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단축 근무를 하면 월급이 그만큼 줄어 생계에 지장이 있습니다. 특히 아들은 면역 장애가 있어서 긴급 보육을 보내지 못해요. 또 84세 엄마와 함께 살고 있어요. 정말이지 갇힌 느낌이에요."

'쉘리-앤'이 워킹맘 사이트(workingmums.co.uk)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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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캐롤라인 슈스터는 "자유를 잃은 것은 각자에게 다르게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개인의 시간이나 공간이 좀 없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마치 혼자 고립된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가족이 함께 있어도 그럴 수 있다. 아이들이든 어른이든 예전의 삶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 상당수가 봉쇄령이 내려진 후 가정폭력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많은 이들이 개인의 사생활을 SNS에 공유하는 요즘, 남과 비교를 하고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고도 봤다. 개브 교수는 "모두가 집에 큰 부엌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어떤 이는 아이들을 굶기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고 미치기 일보 직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개브 교수는 특히 가진 자들의 이야기만 부각되는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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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사례:

"우리 부모님은 진짜 짜증난다. 방에서 내려와 '좋은 아침이에요'라고 말하면 '좋은 오후이거든'이라고 대답한다. 속으로 저는 '그래요, 저도 알아요. 제가 놈팡이인 거요'이라고 하죠.

'annoying parents'의 트윗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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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조사에 따르면 자선단체들은 도시가 봉쇄되면서 부모들이 겪을 고충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부모들은 이런 상황에서 식자재를 충분히 구할 수 있을지, 아이들 숙제를 도울 수 있을지, 돈에 관한 걱정은 어떻게 해결할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 또한 가족 중 누가 아프지는 않을지, 음식이 떨어지지 않을지를 걱정하고, 친구와 만나지 못하면서 불안감도 늘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명절 때 가족과 지내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명절은 끝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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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바스대학교(Bath University)의 푸닛 샤 박사에 따르면 "인간에게 통제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를 어찌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다양한 대응기제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갑자기 운동에 관심이 생기거나, 집 안 청소 혹은 정원 가꾸기를 하며 통제 능력이 있음을 느끼고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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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의 사례:

"재택근무를 하며 초등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지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 컨셉 자체가 말이 되지 않죠. 만약 하고 있다면 당장 멈추세요. 아이들이 무언가 배울 수 있는 활동을 하게 할 수는 있지만, 일에 집중하세요. 일과 생존 말이에요. 수퍼히어로가 되려고 하지 마세요."

해이스팅스의 부모에게 조세프 헬렛이 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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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 박사는 이 강요된 '감금'에서 나올 수 있는 그 어떤 좋은 것에 집중하고, 또 잘 적응하고 있는 자신을 칭찬해주라고 조언했다.

가족 간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수도 있다. 샤 박사는 "무조건 나쁘고 문제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사소한 행동이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샤 박사는 재택근무를 할 때 정장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아이들은 평소 밖에서 쏟아 낼 에너지를 집 안에서 분출한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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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크게 공감하는 것은 애완동물이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개브 교수는 특히 혼자 사는 사람에게 애완동물은 큰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샤 박사는 특히 이 같은 시기에 사회적 압박에 시달리지 않기를 조언한다. 예를 들어 부모의 경우 갑자기 최고의 과외선생으로 돌변해 아이들의 원격 수업을 지도하지 못한다고 해서 자괴감에 빠질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

특히 해이스팅스에서 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인 조세프 헬렛은 학부모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그들이 위로 받길 바란다. 그는 스트레스 받거나 자괴감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위로하며 "수퍼히어로가 되려고 하지 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