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지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지내야 할까

멕시코에서 재택근무 중인 여성.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멕시코에서 재택근무 중인 여성.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원격 근무와 육아, 그리고 여러 해야 할 일들로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간다. 이런 때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라'와 같은 설교는 '불난 집에 부채질'일 뿐이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을 BBC가 정리했다.

'번아웃'은 가차없는 과로를 지칭한다. 삽시간에 일상의 용어로 자리 잡은 이 단어는 고군분투하다 탈진해버린 밀레니얼을 묘사할 때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쓸고 수많은 사람들이 감금이나 다름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 속에서 번아웃도 조금 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운 좋게 직장을 지킨 이들은 집에 갇혀서 육아 같은 집안일과 직장일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일상생활은 뿌리째 뽑혔다. 겪어보지 못한 딜레마가 줄기차게 밀려오고 있다. 음식을 소독해야 할까? 집안에 있으면서 몸매를 어떻게 해야 유지할 수 있을까? 택배 포장 상자는 만져도 될까? 아이들을 안아도 될까? 등등.

압권은 소셜미디어다. 우리에게 "지금 이 상황에 굴복하지 마라"라는 선의의 메시지를 쏟아낸다. 시나리오를 쓰고, 장식장을 만들고, 몰타어를 배워봐라 같은 자기계발을 해보라는 말한다.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페스트의 창궐로 인해 움츠러든 상황에서 뉴턴은 만유인력을 발견했고 셰익스피어는 리어왕을 썼다는 것. "격리되어 있는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는 것이 소셜미디어의 조언이다.

요컨대 우리는 펜데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과 완전히 다른 형태로 지쳐가고 있다. 이 새로운 번아웃을 왜 느끼게 되는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

이것저것 선택하다 녹초가 되다

보스턴에서 법학을 전공생이 자가격리 중에 기타를 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취미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런 점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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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보스턴에서 법학을 전공생이 자가격리 중에 기타를 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취미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런 점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번아웃을 생각하면 12시간 동안 일하는 것, 퇴근한 지 한참 후까지 슬랙(메신저)으로 오는 메시지에 답하는 것, 주간 일이 끝나면 바로 부업을 하러 가는 것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요즘 같은 위기 속에서 번아웃은 다른 이유로 생겨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결정 피로'라 부른다.

항상 새로운 뉴스가 쏟아진다. 보스턴에서 일하는 심리학자 얀나 코레츠는 "정보가 끊임없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팬데믹에 대한 것이든, 우리가 해야 할 것에 대한 것과 아이들 스케줄, 집에서 어떻게 일하는 게 좋은 가에 대한 것이든 계속 쏟아지죠. 단지 아주 많은 정보일 뿐입니다."

다시 말하면, 코로나19 팬데믹은 불안할 정도로 새로운 맥락에서 우리에게 어려운 결정을 빠르게 내릴 것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언론인이자 포드햄대 비상근 교수인 엘리자베스 유코는 "보통 우리는 배달 주문의 윤리적 의미나 나이 든 이웃에게 식료품을 줄지 말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 대부분이 익숙하지 못한 심리적 스트레스입니다. 현대 사회의 우리는 이런 것들을 경험해보지 못했어요."

시간 단위로 우리의 최우선 관심사는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가족을 안전하게 지킬까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여야 할까 등으로 변한다. 유코는 "이에 따라 결정해야 할 것들이 생사를 가르는 것부터 아주 가벼운 것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게 줄지어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레츠 역시 "이 새로운 세상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의 일과를 정하고 최우선적인 과제를 찾아내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 됐다. 특히 한때는 안식처였던 집이 사무실이자 학교이며 흡사 감옥처럼 된 지금은 더욱 그렇다.

이러한 결정 피로는 우리 자신과 가족, 공동체를 위해 영리하고 안전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결합된다. 그리고. 이것이 팬데믹 특유의 번아웃을 초래할 수 있다.

긴장을 풀어야 한다는 스트레스

감정적인 피로와 불안감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헬스장에 가거나 미술 수업을 듣는 것 같은 우리의 일상적인 대처 메커니즘 중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억지로 시도하는 것은 실제로 번아웃을 가중시킬 수 있다.

사람들에게 열정이 담긴 시도를 시작하거나 끝내라는 소셜미디어의 메시지들은 이미 자신의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그것은 특히 모든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지 못한다는 우려에 갇힌 사람들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이 새로운 현실에 대처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의학 연구 기관 중 하나인 메이요 클리닉의 의사 로테 디르바이는 의사들의 번아웃과 웰빙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는 명상, 혼자서 하는 산책, 넷플릭스 시청 등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 자신에게 맞춤형이어야 합니다. 반드시 맞고 틀리고가 있는 게 아니에요."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미 가지고 있는 취미를 활용하라.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팬데믹으로 인한 번아웃을 막는 것의 큰 줄기는 이를 위한 활동이 피곤함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코는 "사람들은 자신의 다음 소설 작품을 쓰는 것이나 기타나 불어를 배우는 것에 대해 두려워 한다"며 "사람들이 '실패할 것 같아 이번이 마지막이야'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집에서 시간이 넘쳐나더라도, 지금 바로 매우 큰 진전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그녀는 "이것은 일상을 살아간다는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삶 모든 부분의 가장 큰 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진행 상황에 대해 충격을 받기 전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많은 부모들은 느닷없이 홈스쿨링 교육자가 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온 걱정이 과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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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많은 부모들은 느닷없이 홈스쿨링 교육자가 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온 걱정이 과중됐다

영원한 것은 아니다

코레츠는 환자들이 펜데믹과 관련된 새로운 우려들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불안, 실직, 나이 든 부모에 대한 걱정, 여행 취소로 인한 실망 등이다. (실직당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업무 수행을 잘 해야 하고 모든 새로운 요구를 한꺼번에 충족시켜야 한다는 식으로 번아웃을 초래할 수 있는 직업 관련 압박도 여전하다고 했다.

그의 조언은 '크게 보라'다. 그는 "이것은 한 철이고 지나갈 것"이라며 "어려울 수 있고, A 지점과 B 지점 사이에 무서운 것들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B 지점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격리되어 있는 매일매일 그 지점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어요."

작지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도 있다. 핵심적인 생활 기술 몇 가지를 갖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코레츠는 번아웃은 보통 고용주나 우리 자신이 가진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생겨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주간 원격 근무 같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익히고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리의 관점을 바꿀 수도 있다. 그는 "이것이 사람들의 관리 능력과 대처 능력, 융통성을 더욱 향상할 것"이라며. "(팬데믹 속에서) 매우 어려운 일을 해냈기 때문에 우리가 향후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일이 더욱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심이 들 때는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 유코의 조언이다. 불안한 이 시기에 우리가 하는 결정들에 대해 장단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라는 것이다. 각 선택과 관련된 위험은 무엇일까? 하지만 아마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바로 이 시기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은 우선 번아웃을 초래하는 행동의 반대를 취하는 것이다. 즉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다.

유코는 "지금 상황에서 집에 머무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일이며 지금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하고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