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실질적인 비핵화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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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주 안에 한국, 중국,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외국 언론인들을 초청한 기념식에서 '기술적 조치(technical measures)'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달 23~25일 외신들이 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완전히 폐쇄하고 경비 인원 및 연구사 등 현장 인력을 철수시킬 것이라 밝혔다.
북한은 언론인이 아닌 별도 전문가 집단을 초청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실험장 폐쇄 현장에 국제사회의 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3주 앞두고 이루어질 예정이다.
'갱도 폭파' 방식 사용

사진 출처, CNES - National Centre for Space Studies via Airb
북한은 갱도 폭파 방식으로 핵실험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갱도란 큰 굴을 뚫을 때 먼저 뚫고 들어가는 작은 굴길을 말한다.
북한은 풍계리에 지하 갱도를 뚫은 후 2006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해왔다.
북한은 갱도를 폭파해 입구를 완전히 폐쇄할 예정이다. 또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 설비와 연구소, 경비 구분대의 구조물을 차례로 철거하고 경비와 연구인력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폐쇄 날짜는 날씨에 따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풍계리, 방사능 유출은 없을까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다.
풍계리는 해발 2,200m의 만탑산을 포함해 높이가 천 미터가 넘는 산들로 둘러싸여 있어 감시가 어렵고 주변 암반인 화강암이 방사능을 흡수해 핵 실험 위치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북한은 실제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연구해온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북한 전문 매체 '38 노스'의 전문가들은 2013년 2월 이루어진 핵실험으로 인해 방사능이 지상으로 방출되어 대기가 오염됐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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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는 또 풍계리에서 4.6 규모의 '함몰지진(땅이 꺼져 내리면서 생기는 지진)' 등이 발생하는 등 핵실험 여파에 따른 지진이 발생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글로벌 타임즈는 핵 실험 당시 중국 길림성 연길시의 학생들이 여진을 느끼고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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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진학자들은 가장 최근 2017년 9월 이뤄진 6차 핵실험 당시 만탑산 내부가 부분적으로 무너져 내렸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한 연구팀은 최근 지난 9월 이미 풍계리 지반이 무너져 핵 실험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정상회담 당시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청와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월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 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습니다"라고 발표했다.
중국의 국가핵안전국과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은 핵실험이 있을 때마다 긴급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능 유출 정도를 검사하고 있다.
현재 아주 소량의 방사능 물질만이 이웃 국가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북한 내 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수치를 알기는 어렵다.
실질적인 비핵화 가능성은?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에서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와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미국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강력하게 검증"해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의심과 우려는 북한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1994년 당시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 핵시설 공격을 계획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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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미국의 강경한 태도를 알아차린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연료용 중유와 경수 원자로를 제공 받는 조건으로 핵개발 계획을 동결시켰다.
하지만 북한은 약속을 어기고 핵개발 계획을 계속 추진했고, 미국 역시 이에 대응해 2002년 중유공급을 중단했다.
2007년에도 비핵화 약속이 있었다.
북한은 당시 미국과 합의를 맺고 평안북도 영변군에 자리한 영변 핵 단지의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핵시설을 폐기하기로 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북한은 외신들을 초청해 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냉각탑 폭파 작업을 진행했다.
냉각탑은 핵분열 단계에서 발생하는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장치다.
북한은 냉각탑 폭파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증 문제 등을 놓고 북한은 참가국들과 갈등을 겪었고, 결국 2008년 6자회담이 파행됐다.
이에 더해 북한이 2009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2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결국, 북한이 2013년 영변의 모든 핵 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며 비핵화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더 중요해진 북미정상회담

사진 출처, AFP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미국 정상과 북한 정상이 최초로 얼굴을 맞대고 앉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원하고 있다.
북한이 이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트위터에 "고맙다. 매우 영리하고 자비로운 제스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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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감지되는 변화
최근 북한을 방문한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 정부 관리들이 '낙관적인 생각'(sense of optimism)을 하고 있다면서 그들에게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태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전히 영양 부족 문제가 심각하지만 북한에 "1990년대와 같은 기근은 없어 보인다"며 상황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