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신문의 키워드를 통해 살펴보는 시진핑의 야심

현재 전 세계 이목이 지난 16일부터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중국에 몰려 있다. 그러나 중국의 정치에 대해선 여전히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
대부분 비공개 의사 결정이 대부분이며 아리송한 발표문을 통해 전달되기도 하기에 중국 공산당의 활동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도나 동기 등을 해독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공산당의 선전 문구를 살펴본다면 마오쩌둥 초대 국가주석 이후 처음으로 3연임을 노리며 중국에서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다시 한번 거듭난 시 주석의 목표를 짐작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BBC는 중국 최대 국영 신문인 '인민일보'를 샅샅이 조사해 시 주석의 시대를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단어들을 파악해봤다.
지도부 '핵심'
중국에서 특정한 지도자에 대한 '핵심'이라는 개념을 처음 사용한 건 공산당의 창립 인사 중 하나이자 초대 주석인 마오쩌둥이다.
마 주석이 이 개념을 내놓은 건 공산당이 국공 내전을 거쳐 정권을 잡게 된 1949년 이전인 1940년대다. 당시 마 주석은 반대파 숙청을 통해 당내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처음도 아니고, 분명 마지막도 아닐 테지만, 이 시기가 바로 마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의 시작이라는 게 역사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다 2016년부터 '핵심'이라는 용어가 시 주석을 지칭하며 사용되기 시작하다가 이후 점점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2012년 시 주석이 주석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4명 중 3명의 전임자가 '핵심'으로 추대된 바 있다. 바로 현대 중국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마오쩌둥,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이끈 덩샤오핑, 1990년대를 거쳐 2000년대로의 중요한 전환기에 중국을 이끌었던 장쩌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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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의 후임자이자 시 주석의 바로 직전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에겐 공산당의 '핵심'이라는 명칭이 붙은 적 없다. 후진타오는 강력한 힘을 앞세우는 '스트롱맨'이라기 보단 합의와 의견 일치를 중요시하던 인물로, 후진타오가 집권할 당시엔 앞서 덩샤오핑이 제도화한 집단지도체제가 자리잡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시 주석이 얼마나 신속하게 권력을 집중해 잡았는지 고려한다면, 당의 '핵심'이라는 단어를 내세우는 게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 미디어 전문가이자 홍콩대 '차이나 미디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데이비드 반두르스키 교수는 "시 주석은 실질적인 권력 강화를 보여주고 대표할 단어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1인 집권 체제 및 개인숭배 경향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게 반두르스키 교수의 설명이다.
홍색강산
문자 그대로 '붉은 강과 산'이라는 뜻의 '홍색강산'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건 지난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실상 혁명의 배신자로 간주되는 인물은 모두 폭력으로 응징하자는 편집증적인 마오쩌둥의 주도로 일어난 문화대혁명으로 중국은 수년간 격동기를 겪었다.
그리고 당시 '홍색강산영불변색(붉은 국가의 색이 영원히 바뀌지 않도록 하라)'는 구호 아래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다 마 주석이 사망하고 이후 중국이 경제 개혁-개방 정책에 착수하면서 이 '홍색강산'이라는 용어 또한 점차 사라져갔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붉은색(공산당) 또한 국민의 일상생활에서 점차 존재감이 축소됐다.
실제로 1980년대~2012년 사이엔 '홍색강산'이 인민일보에서 등장한 건 20번이 채 안 된다.
그러다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상황이 크게 변했다. 작년에만 72차례 등장하는 등 '홍색강산'이 다시 한번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 리스크 분석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에서 중국 분야를 담당하는 닐 토마스 수석 분석가는 "'홍색강산'이라는 용어의 부활은 시 주석이 중국 정치 및 사회 전반에서 공산당이 중심이 되길 얼마나 원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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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시 주석은 중국 국민들에게 "홍색강산을 대대손손 전승할 수 있도록" "피와 심장에 붉은 유전자를 깊게 심으라"고 거듭 촉구한 바 있다.
이제 중국 국민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중국 공산당의 존재를 찾아볼 수 있으며 '홍색강산'의 귀환 말고도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는 많다.
일례로 중국에 상장된 민간기업은 기업 내 당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심지어 불교 승려들 또한 창당 100주년을 맞이해 작년 열린 역사 기념행사에 참석해야만 했다. 아울러 영화관에서도 애국심을 고취하는 영화가 스크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토마스 분석가는 "시 주석은 당의 사명을 진심으로 믿으며 중국이라는 국가가 다시 영광을 되찾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서 '사명'이란 "중국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 중 하나였던, 역사적으로 가장 찬란했던 시기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중 세력
'반중 세력'은 보통 서방 세계와 그 동맹들의 중국에 대한 입장을 비난하기 위해 사용되는 용어로, 지난 수십 년간 존재했다.
인민일보에선 이 용어가 자주 사용되진 않지만, 보통 중국 정부는 서방 국가와 충돌하거나 당국의 결정에 대해 국내외에서 반발이 클 때면 '반중 세력'을 자주 사용했다.
그러나 중국과 서방, 특히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반중 세력' 용어가 새롭게 부활했다.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무역 전쟁,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심각한 인권 침해 의혹, 홍콩에 대한 중국의 억압, 대만에 대한 강압적 태도와 관련 상황에서 어김없이 핵심 용어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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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중국에서는 민족주의가 대두되고 있다. 정부를 비판한다면 누구라도 '반중'으로 낙인찍힐 수 있으며, 이러한 행동을 하는 자를 당국에 보고하도록 권장한다.
이에 대해 반두르스키 교수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중국의 이익을 해친다고 간주하기에 공산당과 시 주석은 모든 비판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저의를 의심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힘을 억제하려 든다고 주장한다. 반두르스키 교수는 이에 따라 중국은 외세의 영향을 두려워하며, 모든 반대 의견을 외세의 입김 등으로 낙인찍어 효과적으로 반대자나 경쟁자를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대투쟁
'투쟁'이라는 용어 또한 마 주석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 주석은 '투쟁'을 앞세워 국민들을 동원했다.
문화대혁명 당시 마 주석의 지지자들과 폭도들은 '반동 세력' 또는 '계급의 원수'로 분류된 사람들을 조롱하며 공격하며 '투쟁'했다.
그리고 현재의 시 주석은 '대투쟁'이라는 용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지난 수년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시 주석이 처음 집권한 2012년 대비 '대투쟁'은 작년에 22배 더 자주 인민일보에 등장했다.
이에 대해 쩡징한 영국 랭커스터대 중국 국제학 교수는 마오쩌둥 시대를 환기하고 공산당의 뿌리를 강조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제 '대투쟁'은 코로나19 팬데믹이든 '반중 세력'이든 중국이 나아가는 길을 막고 있는 국내외적 문제를 대할 때 점점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한편 토마스 분석가는 '대투쟁'은 "더 대립적인 태도"로 국내외 도전 과제에 대처하겠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용어는 시 주석의 통치하에 공산당이 이러한 도전 과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충성심과 자신감을 고취하기 위한 국민 결집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