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특정 음식이 식욕을 억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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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감을 줄여준다고 알려진 음식들이 있다. 정말 특정 음식으로 식욕을 억제할 수 있을까?
마트에는 이 상품이 맛있고, 신선하고, 몸에 좋다고 광고하는 포장지가 가득하다. 그중에는 포만감이 더 오래 지속된다는 문구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음식이 식욕을 억제할 수 있을까? 일부 연구에 따르면, 고추나 생강 등 일부 식품을 섭취할 때 허기를 덜 느낀다고 한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에서 임페리얼 영양·식품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게리 프로스트는 이런 연구가 주로 음식의 대량 섭취를 가정하며 동물에 대한 영향을 관찰하는데, 인간에게서 같은 효과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 연구는 고추의 캡사이신(고추가 열을 내게 만드는 활성성분)이 식욕을 억제하는 특성을 확인했는데, 이때 평범한 식사에 가까운 양을 사용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볼링그린주립대학의 메리 존 루디 식품영양학과 부교수는 집에서 사전 실험을 진행했는데, 미국 중서부 주민에게 고추를 넣은 음식을 제공하면서 맛도 좋고 현실적인 양을 판단하려 했다.
그런 다음 25명을 실험실에 6번 초대해 토마토 수프 1그릇을 제공했다. 참가자는 수프를 먹은 다음, 식욕과 에너지 소비를 꾸준히 측정할 수 있도록 4시간 30분 동안 실험실에 머물렀고, 이후 다른 식사를 원하는 만큼 먹었다.
참가자는 고추 1g이 들어간 수프를 먹은 뒤 4시간 30분 동안 10칼로리를 더 소비했다.
보통 한 달에 1번만 고추를 섭취하는 참가자는 일주일에 3번 이상 섭취하는 참가자에 비해 이후 음식 생각이 더 적게 떠올랐고, 수프 다음에 제공된 식사를 70칼로리 더 적게 섭취한 것으로 보고됐다.
루디 부교수는 수프 대신 캡슐에 고추를 넣어 같은 실험을 했는데, 고추-토마토 수프를 먹은 경우에만 지방 연소량이 증가했다.
"이 결과를 보면, 입안의 따끔거림·화끈거림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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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매운 식사 후 추가로 소비한다는 10칼로리는 너무 미량이고, 그 효과도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프로스트는 이렇게 식욕에 대한 단기 영향을 보여준 연구는 장기 영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연구 32건을 검토한 결과 고추와 녹차의 식욕 억제 효과에는 일관성이 없었다.
커피도 허기를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매튜 슈베르트 신체운동학과 조교수는 커피에 식욕을 억제하는 성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금까지 수행된 연구를 검토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마시면 음식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약간 빨라져 오히려 배가 더 고플 수 있다. 한편, 생리학적으로 식욕이 약화될만한 구체적 현상이 입증된 연구는 없었다.
포만감이 더 오래간다고 알려진 섬유질
슈베르트 조교수는 앞으로 다른 연구에서 커피의 식욕 억제 기전이 밝혀지더라도, 아마 하루에 100~200칼로리를 덜 섭취하는 정도의 대단치 않은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특정 성분 외에도 3대 영양소와 그 식욕에 대한 영향을 살펴봤다. 섬유질은 포만감을 더 오래 유지시킨다고 알려져 있고, 일부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섬유질을 더 많이 섭취할수록 체중 증가 속도가 느려진다.
그러나, 이 경우 섬유질을 정말 많이 섭취해야 효과가 있다는 것이 프로스트의 설명이다.
"식이섬유의 1일 섭취 권장량은 30g이지만, 영국인 대부분은 하루 약 15g을 섭취합니다. 30g까지 늘리면 (식욕 억제에) 효과가 있겠지만 효과는 일시적입니다."
단백질을 많이 섭취할 경우 식욕이 감소한다는 연구도 있지만, 아주 소규모 실험에서만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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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만감을 주는 3대 영양소를 밝혀내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명확한 답은 없다.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얀 코닐 마케팅·행동과학 부교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백질은 포만감을 줄 가능성이 높지만 명확하지 않다. 보통은 효과가 미미하다. 다양한 형태의 3대 영양소를 비교하는 것도 쉽지 않다"라고 설명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길링스 글로벌 공중보건대학의 마틴 콜마이어 영양학과 교수는, 식욕을 줄이려면 특정 음식보다 충분한 물을 섭취하라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식사 전에 물을 2잔 마시면 식사량이 줄어든다.
그러나 프로스트는 생리학적 차원의 모든 식욕 변화가 미미하고 단기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식욕을 억제시키는 음식이란 생리학적으로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프로스트는 "서구 사회에서 과식을 한 것은 아주 최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아주 적은 양의 음식을 불규칙적으로 섭취하며 진화했다. 인간의 생리학은 음식을 잘 섭취하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다.
"식욕을 억제하는 성분이 있었다면, 인류는 생존을 위해 그 성분을 완전히 피해 다녀야 했을 겁니다."
콜마이어 교수에 의하면, 식음료가 장기적 식욕 억제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 몸은 거의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우리 몸은 체중 유지에 미쳐있습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류 최대의 위협은 굶주림이었죠. 단순히 굶어죽을 뿐만 아니라, 신체를 약화시켜 전염병에도 더 취약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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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이어 교수는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는 것이 우리 몸에서 가장 복잡한 시스템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우리 몸을 외부에서 다양한 부품을 공급받는 큰 기계로 본다면, 피해야 할 음식을 고민하는 것 외에도, 충분한 물과 3대 영양소, 미량의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 몸에서 부족해지면 식욕을 유발하는 영양소가 있다고 덧붙인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순환시키고 다시 쌓아올려야 하는 유기적 시스템입니다. 어떤 성분이 필요하고 어떤 음식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우리 몸에는 식욕을 증가시키는 아주 강력하고 중요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배고픔은 믿음, 기대, 기억이 결정한다
따라서 최고의 식욕 억제 방법을 찾는다면,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 신체가 결핍을 채우려 음식을 찾는 상황을 줄이라는 것이 콜마이어 교수의 설명이다.
여기서 빈틈을 찾는다면, 식욕에 대한 심리적 영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많은 연구자가 수십 년 동안 관심을 가진 분야다.
1987년 발표된 한 논문에 의하면, 우리 몸은 음식을 보고 냄새를 맡은 뒤 신체에 신호를 보내 소화를 준비한다. 음식을 먹고 만족할 것으로 기대될 때, 그 음식이 식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코닐 부교수에 따르면, 배고픔은 믿음, 기대, 기억이 결정한다. 특히, 먹은 음식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즉, 앞서 식사를 많이 했다고 기억한다면, 식사를 적게 했다고 기억하는 경우에 비해 이후 식사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같은 음식이라도 "가벼운" 음식으로 표기된 경우보다 "배부른" 음식으로 표기된 경우, 이후 식사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마트에서 파는 포만감이 더 오래간다는 식품을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신체의 진화 과정에서 효과를 낸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인 것 같다.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담긴 균형 잡힌 식단과 충분한 물을 섭취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몸을 속이고 허기를 피할 수는 없지만, 우리 몸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려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려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