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계의 실리콘밸리'에서 찾은 혁신의 비결

아이스크림 먹는 소녀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덴마크 오르후스 외곽에는 유제품 기업 및 공장이 모여 '아이스크림계의 실리콘밸리'를 형성하고 있다
    • 기자, 애드리엔 머레이
    • 기자, 비즈니스 기술 전문 기자, 오르후스

무더운 여름, 시원한 아이스크림만큼 딱 좋은 디저트도 드물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은 어떤 기술로 만들어질까?

아이스크림의 역사는 수 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오늘날 우리가 맛보는 다양한 냉동 디저트에는 수개월에 걸친 연구·개발의 정수가 담겼다.

덴마크 오르후스 외곽에는 '아이스크림계의 실리콘밸리'가 있다.

기업 단지에 유제품 생산업체, 엔지니어, 서비스 제공업체 등이 모여있고, 식품 포장 대기업 '테트라팩(Tetra Pak)'의 제조 공장도 있다. 이곳이 바로 미래 레시피와 기술을 시험하는 제품 개발의 중심지다.

테트라팩의 엘세베스 바웅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여기에서 제품 출시까지 긴 여정의 첫 단계가 시작된다. 내년 여름이나 내후년에 출시될 제품을 테스트한다"고 설명한다.

밝은 실험실 내부에는 강철 통, 냉동고, 타원형 아이스크림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는 기계가 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인 아이스크림

사진 출처, Tetra Pak

사진 설명, 테트라팩 연구소 내부 -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가는 아이스크림

테트라팩의 고객사는 세계 주요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연구소에서 2~3일 함께하며 샘플을 만들고 시식하는 경우도 많다.

"입에 닿는 느낌, 식감을 파악하고 괜찮은지 확인합니다."

또한, 바형 아이스크림에 막대를 기가 막히게 넣는 담당자를 비롯해 공정에 손을 보태는 다양한 전문가가 있다.

그 결과, 고객사는 자체 생산 설비를 그대로 가동하면서 새로운 레시피를 시도할 수 있다. 신제품은 늦은 봄 출시되고, 여름을 대비해 생산량을 끌어올린다.

테트라팩의 토르벤 빌스가드 아이스크림 아카데미 매니저는 "겨울 동안 혁신에 많이 투자한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중국이 가장 큰 아이스크림 소비국으로, 테트라팩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에서 250억 리터 이상의 아이스크림이 판매됐다.

한편 영국에서는 여름철 폭염으로 아이스크림 판매가 급증했다. '닐슨아이큐(NielsenIQ)' 데이터에 따르면, 8월 중순까지 4주 동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아이스크림 온도를 체크하는 엘세베스 바웅가드

사진 출처, Testra Pak

사진 설명, 20년 넘게 아이스크림과 함께한 엘세베스 바웅가드

이 맛있는 간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생산은 믹싱 작업부터 시작된다. 우유 또는 물을 유고형분, 설탕, 유제품과 같은 건조 성분이나 식물성 지방과 섞는다. 섞은 액체를 가열해 균질화한 다음, 냉각과 "에이징"을 진행한다.

흰색 실험복을 입은 빌스가드가 공정을 더 상세히 안내한다.

"향료·색소 등 기능성 성분뿐 아니라 안정제와 유화제도 추가합니다. 그러면 점도가 생기고, 점도가 생기면 입에 닿거나 녹아내리는 식감이 만들어지죠."

이렇게 믹싱된 원료를 연속 프리저에 주입한다. "이 단계가 모든 아이스크림 생산 시설의 핵심입니다."

이 "작은" 장치는 시간당 700리터를 생산하지만, 공장에서 사용하는 대형 프리저는 최대 4000리터를 생산할 수 있다.

원료는 회전 실린더 내부에서 빠르게 반죽되고 동결되는 한편 공기를 주입받는다. 아이스크림이 약간 부드러워지면 통이나 틀로 옮겨 더 낮은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다.

만드는 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물과 설탕 용액에 얼음 결정, 기포, 지방 덩어리가 포함돼 화학적 구성이 매우 복잡하다.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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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테트라팩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에서 250억 리터 이상의 아이스크림을 소비했다.

치카 은웨케 박사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아이스크림 제조를 강의하는 생화학 공학 펠로우 연구원으로, "아이스크림은 고체, 액체, 기체가 공존하는 몇 안 되는 제품 중 하나다. 보통 액체와 기름 성분은 잘 안 섞이지만, 유화제를 추가하면 아이스크림의 지방이 액체에 달라붙는다"고 설명한다.

아이스크림의 안정성을 위해 균형을 맞추는 정밀과학이 중요하다.

은웨케 박사는 제조법이 많이 발전했으며, 새로운 성분, 특히 유당이나 설탕 대체제 연구가 활발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의외로 중요한 부분이 있다.

은웨케 박사는 "아이스크림의 최대 50%는 공기일 수 있다"며, 공기를 활용해 아이스크림을 "동그랗게 뜰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공장 자동화는 계속 진행 중이며, 테트라팩의 엔지니어는 하루 백만 개의 아이스크림을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공장 라인을 손보고 있다.

테트라팩은 전 세계 아이스크림 생산량 중 절반이 자사 장비로 생산된다고 추정한다.

최근에는 1세대 '협동로봇' 중 하나를 공급했는데, 이 로봇은 직원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채워 넣을 수 있다.

디자이너는 동물처럼 복잡한 모양을 만들거나 여러 층의 다양한 맛을 내기 위해 특수 노즐을 개발하며, 3D프린터로 틀을 제작한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을 차갑게 유지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엘세베스 바웅가드는 동료와 함께 특정 지점을 냉각시키도록 더 표적화된 냉각 프로세스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회사에서도 말 그대로 "틀에서 벗어난"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미국 '콜드스냅(Cold Snap)'은 먹고 싶을 때만 기기에 넣어 얼리는 아이스크림 제조기를 만들어 냉동 보관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한다.

미래 아이스크림을 시험하는 테트라팩 실험실로 돌아가, 다음 제품에 관해 물어봤다.

테트라팩 공장 아이스크림 기계

사진 출처, Tetra Pak

사진 설명, 고체·액체·기체 상태의 균형을 맞추는 정밀과학

바웅가드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크기가 작아진다는 말씀밖에 못 드리겠네요. 크기를 줄이고 있어요. 작은 콘, 작은 스틱, 한입 크기지만, 더 고급스럽게요."

'민텔(Mintel)'에서 식음료를 분석하는 케이트 블리에스트라도 이런 방향성이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더 건강한 저칼로리 디저트보다 "덜 건강한" 맛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하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저렴한 디저트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민텔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 중 48%가 "코로나19 이후 덜 건강한 식음료 소비를 합리화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고 생각한다.

블리에스트라는 생활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비슷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스크림은 프리미엄이라도 저렴한 편이고, 집에서도 훌륭한 맛을 느낄 수 있죠."

모든 연령대의 소비자가 꾸준히 아이스크림을 소비하지만, 칠리나 카다멈과 같은 향신료처럼 보다 독창적인 맛에 주목하는 것은 밀레니얼 소비자라고 덧붙였다.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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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아이스크림은 저렴한 디저트로 여겨진다

아이스크림은 유제품이 대부분이지만, 식물성 아이스크림과 셔벗 시장도 새롭게 성장 중이다. 또 다른 혁신이 곧 우리 냉동실에 담길지도 모른다.

바웅가드 뒤에는 바형 아이스크림에 쿠키나 브라우니 덩어리를 박을 수 있는 바퀴 달린 기계가 있다. 컵 아이스크림에는 이미 해당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새 거예요. 시장에서 저희만 팔고 있죠."

또 다른 신기술은 바형 제품에 패턴이나 글씨 장식을 더하는 것이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이스크림 샘플이 지나가는 작업 라인을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바웅가드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지만, 다들 익숙해진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