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직원들의 억양을 '백인처럼' 바꿔주는 기술에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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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Getty Images

미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사나스'가 콜센터 직원들의 억양을 '미국인처럼' 실시간으로 바꿔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나스 측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억양으로 인한 편견과 직원들이 겪는 인종차별적 학대 상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기술에 대해 방향이 잘못됐다면서, 언어에서의 다양성은 감출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현지 언론 'sfgate'는 사나스사가 대부분 남반구 출신인 콜센터 직원들의 발음이 "백인처럼 들리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사나스사는 올해 6월부터 3200만달러(약 426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이 기술에 대해 '억양 번역 도구'라고 설명했다.

사나스사 웹사이트 내 '데모'에서 슬라이더 버튼을 클릭하면 남아시아 억양을 지닌 듯한 사람이 콜센터 대본을 읽는 느낌에서 약간 로봇처럼 들리나 미국인이 읽는 느낌으로 "마법처럼" 바뀐다.

"어느 나라 출신이든 간에 콜센터 직원들이 백인, 미국인의 억양을 쓰는 것처럼 들리게 한다"는 게 'sfgate'가 지적한 부분이다.

그러나 사나스의 공동 설립자인 샤라트 케샤바 나라야나 CRO는 BBC '테크 텐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포함해 설립자 4명 모두 이민자이고, 직원의 90%도 이민자 출신이라면서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나라야나 CRO는 다른 창업자의 친한 친구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함께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친구는 미 스탠포드대 컴퓨터 시스템 공학 전공생으로 대학원 3학년 재학 중 부모님을 부양하기 위해 본국인 니카라과로 귀국해야 했다고 한다.

이후 콜센터의 기술 지원직에 지원했으나, 3개월 후에 해고당했다. 이에 대해 나라야나 CRO는 억양으로 인한 차별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라야나 CRO 또한 콜센터 직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기에 억양으로 인한 학대 또는 차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부당한 일을 사나스의 신기술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 업계의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하는 '컬러 인 테크'의 공동 설립자 애슬러 에인슬리는 "인종차별주의자들 몇몇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피부 색깔을 바꿔야 하는가"는 주장을 펼쳤다.

"(억양 등을 바꾸려는 식의) 방향은 맞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이해심을 길러야 합니다."

이렇듯 에인슬리는 사나스사의 노력이 향하는 방향이 잘못됐다면서, "문제는 억양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라 [콜센터 직원을] 학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어에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인종차별이 우리 사회에서 용인돼선 안 된다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억양 차별

나라야나 CRO에게 해당 기술이 인종차별주의에 맞춰주는 건 아닌지 물었다.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돼야 하냐고요? 물론 그렇다. 세상이 다양성과 모든 억양을 포용하는 곳이 돼야 하나고요? 물론 그렇다"면서 "하지만 지난 45년간 콜센터가 운영되면서 매일 모든 통화에서 직원들은 차별을 겪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나스사에 따르면 현재 주로 필리핀과 인도의 1000여 명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효과도 좋아 직원들이 그만두는 일이 줄었다고 한다.

한편 콜센터 직원들은 미국식 억양을 사용하길 바라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인도 델리의 샬루 야다브 BBC 기자는 학생 시절 콜센터 3곳에서 일하며 돈을 벌었는데, 고용주들이 미국 문화에 대해 배우고 미국식 억양을 사용하길 요구했다고 한다.

야다브 기자가 최근 콜센터에서 근무해본 경험이 있는 2명에게 사나스의 기술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두 사람 모두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 명은 자신들의 억양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미국인들로부터 받은 "학대" 경험을 털어놨다. 다른 한 명은 "문법, 발음, 용어, 속어 등을 올바르게 사용하긴 항상 어려웠다. 그래서 억양이라도 제대로 해야한다는 압박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식 억양을 선호하던 콜센터 산업에도 변화가 있으며, 많은 기업의 요구가 "중립적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나스사는 억양이 장벽이 될 수 있는 분야라면 어디든 의사소통을 개선하는 게 개발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팀 간, 또는 북인도와 남인도 팀 간 의사소통 개선을 위해 기업 내부적으로도 기술을 테스트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