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총기 규제, 어디로 가고 있나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으로 공격용 무기를 금하지 않는다

사진 출처, Karen Duc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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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맥스 맷자, 안토니 저커
    • 기자, BBC News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념비적인 총기 규제 법안에 서명했다.

초당적 지지로 통과된 이 법은 여전히 여러 한계가 있다. 그래도 갈수록 증가하는 총기 폭력 사건에 대처하기 위한 미국 사회가 내딛는 한 걸음이었다.

그러는 동안 미 대법원은 공공장소에서 총기 휴대를 제한한 법은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리며 총기 소유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가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그렇다면 미국 내 총기 규제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 총기 규제 찬성론자들과 반대론자 모두 총기 폭력 사건 확대 방지에 관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안토니 저커 BBC 기자가 이들이 제시한 해결책의 타당성을 분석해봤다.

'레드 플래그'법의 미래

'극도 위험 보호 명령'으로도 알려진 '레드 플래그(붉은 깃발)' 법은 판사가 위험하다고 판결한 사람에게서 경찰이 합법적으로 총을 일시적으로 압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총기 소유자가 전과나 정신질환 전력이 없어도 총기 압수에 대한 법원의 긴급명령을 받을 수 있다.

총기 규제 반대론자들은 이러한 '레드 플래그'법에 대해 정당한 절차에 대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사자가 심리에 참석하지 않아도 판사가 총기 압류 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레드 플래그'법에 반대한다는 시위자

사진 출처, SOPA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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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은?

현재 워싱턴DC와 19개 주에서 레드 플래그 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에서 공화당이 주 입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곳은 오직 플로리다와 인디애나주 단 2곳뿐이다.

지난달 미 의회에서 법이 통과됐다고 해서 미 전역이 그 대상으로 해당하는 건 아니다. 해당 법은 '레드 플래그'법을 각 주가 자체적으로 제정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이를 시행하는 주에 7억5000만달러(약 9900억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은?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자체적으로 '레드 플래그'법을 제정려 다는 주가 많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또한 고위험인물을 빨리 파악해 이들의 총기를 신속히 압수해야만 효과적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헌법이 명시한 총기 소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개인의 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점점 더 총기 소지 권리를 옹호하고 있는 연방 법원이 이러한 제한을 폐지하는 식으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총기 금지 구역 확대

일반적으로 관공서나 병원 등에선 연방법에 따라 총기 소지가 금지돼 있다.

이러한 이른바 '총기 금지 구역'이 미국에 얼마나 있는진 알려진 바가 없다.

총기 권리 옹호자들은 오히려 이러한 구역이 학살자들에겐 쉬운 목표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총기 규제가 엄격한 지역에선 불법 총기가 연루된 폭력 범죄가 잦다고 지적한다.

미국 내 병원이나 관공서 등 특정 장소에선 총기 소지가 금지돼있다

사진 출처, Eze A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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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은?

공공장소에서 권총 휴대를 금지한 뉴욕주 법률에 대해 대법원의 위헌 결정이 내려지자,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총기 소지가 금지된 "민감한" 장소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총기 논쟁의 양 진영 모두 '총기 금지 구역'을 지정하자는 생각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총기 규제 반대론자는 이러한 구역 지정이 효과가 없으며 심지어 폭력적인 범죄자를 부추길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총기 규제 찬성론자들은 총기 폭력이 너무나도 잦은 나라에서 이는 반쪽짜리 조치라고 본다.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에 대한 더 철저한 조사

몇 가지 예외 사항이 있긴 하지만, 미 연방법은 21세 미만에 대해 소총이나 산탄총과 같은 장총은 허용하지만, 권총 구매는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카고 하이랜드파크, 뉴욕주 버팔로, 텍사스주 유밸디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등 여러 총기 난사범은 21세 이하였음에도 합법적으로 무기를 구입할 수 있었다.

이 중에는 폭력을 예고하는 등 사전에 여러 위험 신호가 감지됐던 범인들도 있었다. 범죄 기록 및 정신건강 신원 조회 등에서 걸러져야 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신원 조회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총회의 아버지와 아들

사진 출처, Brandon 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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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은?

이번 연방 총기 규제 법안은 18~20세 사이 총기 구매자의 미성년 범죄 기록 및 정신 건강 기록을 FBI의 신원 조회 데이터베이스에 포함하도록 명시한다. 또한 21살 미만의 총기 구매자의 경우 최소 열흘간 정신 건강 상태를 검토하도록 했다.

다음은?

21세 이하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 관련 규제는 아마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물론 젊은 남성이 총기 난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증거가 있긴 하지만, 이러한 연령 제한은 애당초 효과가 크게 없어 보인다.

일부 주에서는 특정 종류의 무기 구매에 하한 연령을 두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지난 5월 미 대법원이 21세 미만 성인에게 반자동 소총 판매를 금지하는 캘리포니아주의 법이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이러한 총기 소지 연령 제한법은 위기에 처했다.

총기 자진 반납 프로그램

미국 내 일부 경찰서는 운영비 일부를 할애해 더 이상 원치 않는 총기를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시민에게 보상을 하기로 했다. 총기 범죄에 신물이 난 미국 시민들은 심지어 총기 반납 프로그램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총기 반납 프로그램에 대해 사망한 친지의 총기 등 반갑지 않은 총기가 길거리에 퍼지는 걸 막을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이라는 의견이 있다.

미국은 사람보다 총이 더 많은 국가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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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은?

앞서 6월 마이애미 경찰은 총기를 반납한 주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했다. 그러면서 총기 반납 행사에서 거둬드린 총은 우크라이나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을 반납하는 대가로 식료품이나 상품권을 제공하는 도시도 있다.

강력범죄에 사용되는 많은 총이 도난 혹은 불법 총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다락방이나 옷장 등에 보관하고 있는 총을 수거하면 이 총이 범죄자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총기 반납 프로그램은 순전히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라는 장점 덕에 그 어떠한 총기 규제도 반대하는 이들의 분노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국민 수보다 민간인이 소지한 총기가 더 많은 국가이며, 매년 추가 생산되는 총기가 수백만 정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 당국엔 좋은 홍보 거리가 될 수 있겠지만, 총기 반납 프로그램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과 같다.

돌격 소총 금지

미국에서 인기 있는 AR-15와 AK-47 또한 일반적으로 '돌격 소총'으로 알려진 반자동 소총류이다.

권총의 탄환보다 더 빠르고 큰 직경의 탄환을 발사할 수 있는 돌격 소총은 살상력이 훨씬 뛰어나며, 현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인명 피해가 컸던 총기 난사 사건 등에서도 이용됐다.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 임시로 마련된 추모 공간

사진 출처, JASON CONNO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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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은?

지난 1994년 10발 이상의 탄환을 장전할 수 있는 공격용 무기와 탄창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이 도입됐으나, 10년 후인 2004년 9월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이 법이 만료하게 놔뒀다.

이 10년이 전반적인 범죄 활동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관련 연방법이 부재하자 7개 주와 하이랜드파크 등 몇몇 도시는 특정 종류의 고출력 반자동 소총을 금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에서 개인이 소유한 돌격 소총은 약 2000만 정 규모로 추정된다.

다음은?

공격용 무기를 몇몇 법안은 법률적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하급 법원이 지지한 경우이더라도 최근 대법원은 이를 재고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되면 공격용 무기 금지법은 위헌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일 수도 있다.

총기 소지 및 보관 규정 강화

비록 총을 소유하기 위해선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연방법은 없지만, 몇몇 주에서는 총기 소지자에 대한 일부 의무적인 훈련 과정을 명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몇몇 주에서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보이지 않게 총을 소지하는 등) 무기를 숨겨서 들고 다니기 위해선 관련 강의를 듣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총을 잠금장치가 채워진 곳에 보관하지 않으면 총기를 도난당하거나, 어린이가 사용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고 한다.

연방법은 총기 소지에 필요한 훈련 과정을 다루고 있지 않다

사진 출처, JASON CONNO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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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은?

앞서 6월 말 미 대법원은 자택 밖에서 총기를 휴대할 때 사전에 면허를 받도록 한, 100여년 전 마련된 뉴욕주의 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번 판결로 특정 종류의 총기에 대해 허가받도록 명시한 다른 주의 주법 또한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총기를 반드시 잠금장치가 채워진 곳에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이 마련된 주는 13곳이다. 또한 어린이나 유죄판결을 받은 중범죄자 손에 총기가 넘어갈 경우 총기 소유자를 처벌하는 주도 있다.

다음은?

방아쇠 잠금장치, 총기 보관 요건, 의무 훈련 수료 등은 책임감 있는 총기 소유를 장려하기 위해 제안된 방안이다.

총기 소유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을 고려할 때, 하급 법원은 이러한 방안이 실제 효과가 있는지,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지 등을 꼼꼼히 검토할 것이다.

교직원 무장

총기 규제 반대자들은 교사가 총기 사용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서 자식을 잃은 한 아버지가 이러한 '교사 무장론'을 강력하게 외치던 인물이기도 했다.

일부 총기 옹호자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총기 소지 또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외곽지역에 사는 나이 든 총기 소유자들은 자신이 어릴 적 학교에 총을 들고 와 점심에 사냥하던 추억을 즐겁게 회상하곤 한다.

캘리포니아의 한 학교에서 총기 난사범이 2명을 살해한 뒤 학생들이 대피하는 모습

사진 출처, Mario T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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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은?

지난달 초 오하이오 주지사는 교사들이 사전에 24시간의 교육 훈련만 받으면 교내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총기 난사 사건 시 아이들을 보호해줄 수 있다는 방탄 책가방의 판매량은 2012년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급증했다.

다음은?

미국 사회에선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이 점점 더 빈번해지면서 여러 지역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교사들은 총기 무장에 거의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텍사스주에선 공립학교 교사 32만 명 중 약 250명만이 주정부의 무장한 "학교 보안관"으로 지원했다.

학교의 요새화

많은 보수적인 총기 소유자들은 학교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학교를 쉬운 목표물에서 요새처럼 강하고 어려운 목표물로 바꿔놓자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에 따르면 정부 청사 등 잠재적으로 테러 공격의 목표물이 될 수 있는 건물은 이미 다 요새화돼있는데, 왜 학교는 그렇지 않냐는 것이다.

학교를 포함한 상점, 극장, 교회 및 여러 공공장소에서 무장한 경비원을 배치하고, 문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여러 보안 조치를 기본적으로 시행하자는 주장이다.

학교 복도에서 학생들을 지켜보는 경찰관의 모습

사진 출처, The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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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은?

미국에선 이미 전국적으로 많은 학교에 무장 경비원이 배치돼 있다. 관할 경찰대서 소속된 경우가 많으며, "학교 전담 경찰관(SRO)"으로 불린다.

그러나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도 무장 경비원이 있었으나, 경찰은 이 총격범과 맞서는 데 한 시간 넘게 소요했다.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고등학교에 주둔하고 있던 경찰관도 총격범에 맞서지 못했고, 이후 아동 방임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새로운 총기 법안에 따라 학교의 보안 강화를 위해 3억달러가 지원되며, 교내 정신 건강 지원 서비스 확대를 위한 지원금도 마련됐다.

그 다음은?

학교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학교가 공항처럼 총기를 들고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펼친다.

그러나 우선 미국의 상업 공항은 약 500곳이지만 전국적으로 학교 수는 약 13만에 이른다.

결정적으로 입출입을 제한하기 위해선 건물의 진입점을 한 곳만 마련해야 하는데, 특성상 수백 명이 수시로 드나드는 학교 건물이나, 캠퍼스 내 건물이 여러 곳인 학교에서는 이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인건비 등 이러한 보안 조치를 마련하고 유지하기 위해선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3억달러는 물론 정부가 예산을 전례 없는 규모로 쏟아붓는다 해도 턱없이 부족하다.